글을 잘 쓰고싶을때, 나만의 글쓰기 시간 갖는 법
글을 잘 쓰고 싶을 때에는 책을 보면서 ‘내가 보기에, 잘 쓴 것 같은 글’을 찾아보면 좋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책을 볼 때에 ‘글을 잘 쓰는 작가’가 누구인지를 유심히 봅니다.
글 가운데서 잘 쓴 부분을 찾아보는 것도 좋지만,
글을 잘 쓰는 작가가 쓴 '전체 글'을 많이 읽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해요. 글쓰기에 있어서는 글의 롤모델, 글쓰기 교본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출판된 책이라 할지라도 계속 간직하고 싶은 책인지, 몇 년 지나면 책장에서 비워질 책인지 판단하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더라고요.
‘잘 쓴 글, 글을 잘 쓰는 작가’를 기준으로 찾아보면, 많은 책들 중에서 어떤 책이 좋은지 걸러지게 돼요.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글을 쓰고 싶을 때 주변에 있는 책을 눈여겨보면, 거기에서 여러 가지 팁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좋은 글은 글에 표현된 ‘사람’의 존재를 드러내고,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깨달음을 주는 글 같아요.
나 혼자서는 도저히 생각해낼 수 없는, 생각해본 적도 없는 풍부한 생각과 깨달음들이 나에게로 다가오는 순간을 기대하는 시간,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는 시간은 그래서 행복하고 설레여요.
예를 들면, 그레이스 페일리의 단편소설 중에서 <페이스의 오후 한나절>에 있는 표현들을 찾아 필사해봅니다.
“깊은 주름을 따라 눈물이 그녀의 늙은 뺨으로 흘렀다. 77년 동안 특유의 미소를 지어온 탓에 눈물 줄기가 급하게 방향을 틀어 귀 쪽으로 흐르더니 양쪽 관자놀이에 안경처럼 걸렸다.”
- 이 글을 본 뒤에 내가 누군가에 대해 소개한다면 어떤 글을 쓸 수 있을지?
“헤겔 슈타인 부인 말에 페이스의 심장이 팔딱거렸다. 갈비뼈가 들썩였다. 그녀는 슬픔을 꾹꾹 눌렀다. 세상의 모든 무서운 독 중에서 독성이 가장 약한 것이 사실은 슬픔이라는 듯이.”
- 나의 슬픔을 글로 쓴다면,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
“자기 키보다 깊고 어두운 바닷속으로 들어갈 때는 물에 빠질 것을 기꺼이 예상해야 한다.”
- 물에 빠질 것을 각오하고 내가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
- 나의 상황과 처지에서 나는 지금 어느 만큼 의 깊은 바닷속에 잠겨 있는지?
좋은 글을 대할 때 글에 대한 영감이 떠오를 수가 있고, 잊었던 사건이나 감정이 떠오른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뭐라도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을 거예요.
컴퓨터 모니터 속의 하얀 바탕 위, 깜박이는 까만 점이 막막하게 느껴질 때는 다른 작가들이 쓴 책을 꺼내어서 읽어봅니다.
좋은 표현들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들이 글을 쓸 수 있어요. 비어있는 쌀 항아리는 아무리 바가지로 긁어내 봤자 나오는 게 없지요. 밥을 할 때 쌀을 퍼담을 수 있으려면 먼저 항아리 안에 쌀을 채워놔야 하는데, 글쓰기에 있어서는 ‘쌀’이 곧 ‘책’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평소에 책을 꾸준히 읽는 것이 글쓰기에 있어서 언제나 중요한 태도가 되는 것이 확실해요.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라면 모두 이야기를 갖고 있다. 그 이야기를 말로 전할 수 있다면 글로도 쓸 수 있다. 이야기 속에는 우리를 구원하고, 회복시키고, 새로이 부활시켜줄 힘이 그리고 우리를 하나로 묶어줄 힘이 담겨있다.”
<글 쓰는 삶을 위한 일 년>, 수전 티베르기앵
우리 안에 있는 이야기들을 말로 전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글로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설레는 글쓰기인지. 그 순간을 느껴보시기 바라요.
글쓰기는 어렵기도 하지만, 어렵지 않을 수 있는 것은 누군가의 글이 나의 글에 이정표가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