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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에...

by 아인잠
KakaoTalk_20190508_114803126.jpg 아이에게 받은 카네이션


안녕하세요 아인잠입니다.

오늘 어버이날에 아이 학교에 특강 강사로 가게 되었어요. 어버이날엔 어버이가 쉬어야 하는데 재밌게도 선생님이 쉬시고 어버이가 특강을 하는 이벤트가 마련되었더라고요?^^

선생님께서 학부형 중에서 진로교육 연계해서 특강 와주실 분 신청해달라고 몇 번 공지하셨는데, 아무래도 돌아가는 분위기가 아~무도 신청하지 않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넌지시 아이에게 '분위기 보고 만약에 다른 부모님들이 아~무도 오지 않으셔서 선생님께서 좀 곤란해하시는 것 같으면 살짝 가서 여쭤봐, 저희 어머니께 한 번 여쭤볼까요?라고...' 말하라고 했었는데

다음날 아이가 학교 가서 바로 당당하게 말해버렸어요.

"선생님, 저희 어머니가 오신데요!"

그래서 선생님께 바~로 감사문자가 오는 바람에, 제가 특강 수업을 가게 되었어요.

주제는 동화작가로서 말할 수 있는 그림책 이야기, 그리고 간단한 그림책 표현 활동을 하는 시간을 가졌더랬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잘 따라주었고. 그 모습에 제가 많은 감동을 받았었어요. 그 해맑고 순수하고 영롱한 눈망울들, 지금도 또렷이 생각나네요...

아이들이 수업 마칠 때쯤, 담임선생님과 함께 저에게 마치는 인사로 어떤 인사말을 할까 잠시 논의하더라고요.

'안녕히 가세요'

'감사합니다'

'또 만나요'

그런 인사말들이 나왔는데 최종적으로 의견 일치된 말로서 저에게 이렇게 인사를 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아...

뭉클했었어요.

"행복했습니다..."라니요...

선생님께서 아이들을 잘 가르쳐오신 것 같아요. 아직 1학기가 지나간 시점도 아니지만, 손발이 딱딱 맞고 수업 분위기가 참 좋았습니다. 그렇게 표현할 줄 아는 아이들이 정말 멋졌어요.


제가 오늘 수업에 들어가서 시작한 인사말 중에... 이렇게 얘기한 부분이 있어요.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여러분처럼 어렸을 때, 한 번도 먼저 손을 들고 발표해본 적이 없고, 발표하라고 할까 봐 선생님과 눈도 마주치지 않는 아이였어요. 이렇게 앞에 나와서 얘기한 적도 없고요.

그런데 오늘, 이렇게 얘기하고 있죠.. 믿어지나요? (이에 아이들의 놀란 표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이렇게 앞에 설 수 있게 된 것은, 엄마가 되고 나니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내 아이가 어떤 기회가 왔을 때, 어떤 일이 주어졌을 때, 자기의 생각과 마음을 표현해야 할 때, 물러서지 않고 당당하게 섰으면 해서, 포기하지 않고 한 번 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엄마로서 이렇게 앞에 섰어요, 저는 내 아이와, 여러분이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길 바래요. 그래서 오늘 제가 열심히 수업해볼게요"

하는 순간 아이들에게서 감탄과 격려의 박수가 쏟아졌어요.

아이들이, 저의 말을 다 귀담아듣고, 알아듣더라고요... 이해해주더라고요...

정말 고맙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이었어요.

오늘의 만남이 저에게도 특별하고 소중한 경험이듯이

구독자님과의 만남이 저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특별한지... 아실까요?


고맙습니다.

앞으로는 더 희망적인 이야기, 좋은 모습,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 꿋꿋한 모습 보여드릴 수 있게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번 주 내내 보내주신 격려와 공감의 마음들, 마음 써주신 내용들 잊지 않고 하나하나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지금 저에게 얼마나 큰 용기를 내게 하는지 모르실 거예요.

일일이 댓글에 답해드리지 못할 수도 있고 댓글로서 깊이 나눌 수 없는 이야기들은 이 공간을 통해 마음 전할게요, 함께 해주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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