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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p Side Jul 14. 2017

27살에 연봉 1억을 버는 포크레인 운전사

* 저희가 컨텐츠를 준비함에 있어 미숙했던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읽으시는 분들은 댓글들을 참조하시면 내용을 보다 더 입체적으로 그리고 비판적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컨텐츠를 지우면 그런 기회조차 사라질 것이기에 컨텐츠는 그대로 둘 예정입니다.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아울러 인터뷰 말미에 언급하였듯이 저희는 특정 직업을 대변하지도 않고, 공식기사도 아닙니다. 개인들의 직업 인터뷰를 모아 큰 틀을 그리는 것이 목표이지만 사람과 상황에 따라 직업적 의미, 실제로 하는 일 등이 달라지기에 이 부분도 염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태원에서 불금을 보내고 집으로 가는 길. 버스는 끊긴지 오래에 택시는 도저히 잡히지 않고, 집에 갈 방법은 요원하던 차, 요즘 잘나간다는 카풀 서비스를 이용했다. 백마탄 왕자님처럼 흰색 SUV를 몰고 와주신 기사님은 27살의 남성분이었는데, 태어나서 처음 듣는 질문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이태원역 삼거리를 돌아 나가는 동시에 업사이드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프리덤




안녕하세요, 처음뵙겠습니다. 집까지 잘 부탁드려요.

네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불금보내셨나보네요 ㅎㅎ 실례지만 한가지 여쭤봐도 될까요?


네네, 당연하죠! 

포크레인 운전기사라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흠 글쎄요..? 왜인지 섬세하면서 힘이 셀것 같은 느낌…? 갑자기 왜 물어보세요?

제가 조만간 포크레인 기사로 일을 시작하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시나 궁금해서요. 


우와, 포크레인 운전기사가 직업이세요? 엄청 신기하네요! 어떻게 시작하시게 된거에요?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한 상태는 아니에요 ㅎㅎ 자격증을 따고, 포크레인을 사서 곧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해요. 지금은 일 시작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놀겸 쉴겸 카풀도하고 사람도 만나고 있어요. 

원래는 다른 일을 했어요. 그런데 제가 원래 기계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젊을때 새로운 도전을 해봐야 하지 않나 싶어서 포크레인 기사라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가족중에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분들도 계시고 해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었구요. 




힘의 상징! 기계의 상징! 현대화의 상징! 포크레인이 없었다면 빌딩도 없었겠지?


우와, 그럼 어떤 일을 하시게 되는거에요? 막 건물짓고 그러시는거에요?

포크레인 업무를 필요로하는 건설현장에 가서 요청하는 업무를 해드리는 거에요. 포크레인도 여러 사이즈가 있잖아요? 보통 크기에 따라서 할 수 있는 일이 다르고 가게 되는 현장도 달라요. 


가령 작은 포크레인은 주로 길가의 수로를 만들거나 하는 작업에 투입된다면, 큰 포크레인은 터널을 뚫는것 같이 규모가 큰 공사에 투입되죠. 저는 큰 포크레인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큰 규모의 공사에 투입될 예정이에요. 산을 깎기도 하고 힘이 많이 들어가는 업무들을 하겠죠.


오호..포크레인을 사셨군요… 쿨남... 저는 공사장의 중장비들은 다 시공업체에 소속된건줄 알았어요. 

장비들이 꽤 크기도하지만, 항상 필요한게 아니라서 필요할때만 불러서 쓰는게 서로 효율적이에요. 저는 프리랜서라 혼자 장비를 가지고 일하는데, 이런 중장비 업무만 전문으로 하는 회사에 소속되어서 회사 장비를 가지고 파견돼 업무를 하는 분도 있으세요.


그러면 어떤식으로 일을 하시게 되는거에요?

저 같은 프리랜서들은 주로 계약하는 시공업체에서 연락이 와요. ‘언제 어디로 와서 며칠동안 어떤 업무를 해달라’ 이런 식으로요. 그러면 그 날짜에 맞춰서 포크레인을 가지고 현장으로 찾아가죠. 


포크레인을 이동할때는 또 이동 전문 크레인 업체를 불러야해요. 물론 자동차같이 바퀴가 달린 포크레인이라면 도로로 이동해도 되지만, 사이즈가 큰건 탱크같은 벨트여서 그렇게는 움직이지 못해요.

혼자서는 공사장까지 못가요. 도움이 필요해요



현장에 도착하면 현장소장님이 그날그날 해야 할 업무를 정해두세요. A에 있는 자재들을 B로 옮긴다거나, C지역에 어느정도 규모로 구멍을 파낸다거나. 다들 도사기 때문에 어떤 일이 어느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이런것들을 정확히 알고 계셔요. 그분들의 계획에 맞춰 현장의 작업자분들과 함께 그 업무를 처리하면 되요. 

공사장이 조금 멀거나 며칠 해야 한다면, 현장 근처에 기숙사가 있어서 거기에 머무르면서 일해요. 일이 완료되면 업무에 대해 정산받고, 다시 포크레인과 함께 돌아오죠. 


오오…그럼 포크레인을 이동하거나 수리하는 비용은 직접 부담하세요? 아니 그 전에, 왜 이 일을 하시게 되었어요? 

원래 저는 기계를 좋아하기도 하고, 젊을때 도전해서 돈도 많이 벌면서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싶었어요. 

저는 원래 자동차 연구소에서 에어백 실험을 진행하는 업무를 했어요. 왜 자동차 테스하는 영상 보면 차에 마네킹을 태우고 충돌하는 실험이 있잖아요? 에어백의 안정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어떤 실험들을 해야 하고, 그 때의 실험 조건이나, 마네킹에 센서는 어디에 부착하는지.. 그런 것들을 했어요. 

재미있기는 했는데, 좀더 적극적으로 일하고, 제 스스로 성취할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마침 가족중에 건설산업에서 일하는 분들이 계시고 포크레인 기사 일을 추천해주셔서 살펴보니 생각했던거에 많이 맞더라구요. 제가 기계를 운전하는 걸 엄청 좋아하거든요. 지금 카풀하는것도 그렇구요. 여튼 그렇게 회사를 그만두고 준비를 시작했죠. 


타요에서도 가장 큰 포크레인 캐릭터


이런 질문 여쭤봐도 괜찮을지… 포크레인 기사를 하면 돈을 많이 벌어요? 

네, 부지런히 하면 한 달에 칠팔백, 많이는 천만원도 가져갈 수 있어요. 기본적으로 공사현장에서 포크레인 기사에게 지불하는 일당이 세요. 시간당 약 6.5만원 정도에요. 그리고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 대여섯시면 칼퇴근하죠 ㅎㅎ 하루에 6시간 정도 일한다고 치면 일당이 40만원 정도? 일당과 별도로 식대나 유류비 등도 받아요. 제가 지불하는 비용은 시간과 포크레인 구매/관리/이동 비용 뿐이죠. 

물론 포크레인이 좀 비싸긴 해요. 대충 1.6억원 정도 해요. 5년정도 타면 잔고장이 나기 시작하는데, 부품 하나 가는데 삼사백만원씩해요 ㅎㅎ 그런데 5년정도 탄 기계를 중고로 사가는 회사들이 있어요. 한 8천만원 정도에 사가서 고쳐서 팔거나 부품을 재활용하죠. 그러면 기기를 사용하는데 5년간 약 8천만원 정도가 든다고 생각하면 되죠. 연간 1,6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겠네요. 

그리고 이 직업에는 정년도 없어요. 제가 할 수 있을 때까지 일하면 되는거에요. 

물론 위의 수익은 저처럼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일을 꾸준히 따온다는 가정 아래 가능하죠. 회사에 소속되어 일하면 일이야 꾸준히 있겠지만 월급쟁이라 월 3백만원 정도 밖에 못받아요. 다행히 저는 가족분들을 통해 일을 많이 소개받을 수 있죠. 


우와, 엄청 많이 받는 전문직이네요! 그럼 일은 어떻게 배우세요? 


처음에 자격증을 따면서 많이 배워둬야 해요. 현장에서는 바로 밥값을 해내야 하고, 따로 일을 알려주는 사수같은 개념이 없죠. 일하면서 직접 방법을 터득하고 스킬을 익히고, 일머리를 키우는게 엄청 중요해요. 


왠지 현장에 가시면 가장 어린분이실 것 같아요. 걱정되는건 없으세요?

아무래도 어린게 조금 걱정되기는 하죠. 다들 현장에서 잔뼈가 굵으신 분들이라 그분들의 노하우나 수완을 따라가려면 엄청 힘들것 같아요. 어리다고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누구보다 노력해야 할 것 같구요. 

그리고 사실, ‘포크레인을 몰아요’라고 했을때 사회적으로 조금 하찮게 보지는 않을지 조금 걱정돼요. 그래서 처음에 그런 질문을 드렸던거에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서요.

하지만 지금은 제가 선택한 일이고, 도전을 시작했으니 잘해내야겠다는 생각뿐이에요. 일머리도 빨리 키우고, 처음에는 일 소개도 가족의 도움을 받겠지만 점점 제 인맥을 구축해서 스스로 많이 따낼거에요. 


와, 정말 대단하세요. 그리고 왠지 엄청 잘해내실것 같으세요. 

전쟁같은 일주일을 보냈던터라 눈꺼풀에 큰 돌덩이가 얹혀있었는데, 새로운 일에 대한 설렘에 가득한 기사님과의 대화는 마치 포크레인처럼 그 돌덩이를 치워버렸다. 에너지 넘치는 대화 덕에 몇십분 걸리는 귀가길은 순식간처럼 지나갔고, 몇년만에 어릴때 놀이터에서 가지고 놀던 포크레인 장난감이 떠올랐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건 무엇이었을까?




Disclaimer
Up(業)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특정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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