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남자
신입사원 연수, 전직원 연수, 임직원 특강... 교육팀의 핵심 업무지만, 실제로 경험해보기는 어려운 업무죠. 다가오는 신입공채 때, HRD 직무로 원서를 쓰고 싶은 분이라면 이번 인터뷰를 찬찬히 읽어보세요 (˚ ∇ ˚ )ノ
①편 안 읽은 사람은 먼저 읽고 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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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연수를 준비하는 과정은 어떠셨나요?
신입사원 연수니까 회사의 기본 정신인 핵심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하지만 이 핵심가치는 시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요, 젊은 직원들이 고객중심, 상호존중 등의 다소 무거운 개념을 잘 받아들일 수 있게, 요즘 기준에서 풀어서 말하려 노력했어요.
예를 들어, ‘고객중심’이란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거죠. 예전에는 절대적인 친절함을 의미하는 말로 자주 쓰였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식의 생각을 연수 전반에 녹여내고자 했어요.
신입사원 연수를 운영할 때는 어떤 어려움이 있으셨나요?
신입사원 연수가 12~1월에 진행되다 보니, 연초 연말이 통째로 사라지는 느낌이었죠. 연수 운영 중 부딪히는 어려움은 정말 셀 수 없이 많았어요. (하하) (눈물) (눈물)
신입사원들과 어느 정도 친해지고 나면, 온갖 장난 섞인 투정을 듣곤 해요. ‘대리님, 저는 스타벅스를 좋아하는데 왜 다른 커피만 있나요?’ ‘제 커피는 어디 있나요?’ ‘점심 반찬이 맛이 없어요ㅜ’ 등등… 정말 다양한 투정을 듣는데, 그럴 때면 제가 교육팀 직원인지, 케이터링 업체 직원인지 헷갈려요.
하핫 저희가 그랬나요? 음… 전직원 연수로 화제를 바꿔볼까요? 전직원 연수는 어떻게 준비하시나요?
전직원 연수를 기획할 때는 다음 두 가지를 고려합니다.
(1) 그룹의 가치체계와 (2) 회사의 연간 전략 방향
그룹의 가치체계(미션, 비전, 행동 규범 등)은 한번 정해지면 장기적으로 유지되는 편이지만, 회사의 전략 방향은 그 해의 경제 전망과 시장 상황 등에 따라 매년 새롭게 바뀌죠. 그래서 큰 틀은 유지하지만, 세부적인 요소는 매년 새로 기획해요.
올해는 디지털, 창의, 학습, 변화 등의 주요 전략 키워드에 맞춰, 전직원 연수를 페이퍼리스(paperless)로 진행했어요. 종이를 없애고, 모든 자료를 아이패드로 보도록 준비하려니 오히려 더 번거로웠지만, ‘디지털’이라는 키워드를 알리는 데는 꽤 효과적이었던 것 같아요.
전직원 연수를 준비/운영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어려움은 뭔가요?
회사가 필요로 하는 가치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는지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요. 전직원 연수의 목적은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직원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고 이를 업무적 성과로 이끌어내는 것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교육팀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자기 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가고 있는 방향이 맞다고 생각해야 남들이 뭐라 하든 추진할 수 있는 힘이 생기거든요. 다른 사람들의 비판, 교정 등에 많이 흔들려서는 안돼요. 과정 운영 후에 피드백을 받아서 다음 교육 과정을 기획할 때 참고할 수는 있겠지만, 운영 중에 기준이 계속해서 바뀌는 것은 혼란만 가중시키기 때문입니다.
임직원 특강은 어떤 식으로 준비하시나요?
어떤 컨텐츠로 특강을 구성하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합니다. 특히, 저희 회사는 조직 문화의 변화와 확장이 굉장히 빠른 편이라, 그때 그때 필요한 컨텐츠가 달라요. 최근에는 서울대학교 이정동 교수님을 모시고 대한민국 사회에 필요한 기초 역량에 대해 듣는 ‘축적의 시간’ 강의를 진행하였구요, 이전에는 김난도 교수님, 정재승 교수님과 같은 교수님에서부터 조승연 작가나 강신주 박사 등 인문/예술 관련 분야 특강도 기획합니다.
대학교 때 공부했던 내용이 교육팀 업무에 도움이 되었나요?
저는 경제학을 전공했었는데요, 사실 경제학 보다는 폭 넓게 들었던 타학과 수업이나 교양수업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경제학과였는데 정치외교학과 철학에 관심이 많았어요. 세계 정치ㆍ문화의 중심지인 프랑스로 공부하러 가고 싶은 마음에 프랑스어도 배웠죠.
그때 접했던 문학과 철학이 인간을 이해하는 능력을 길러준 것 같아요. 교육팀 업무의 상당 부분이 다른 사람들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크게 도움을 준 것 같습니다. 전공과 다른 것들을 배워서 융합했었던 그런 경험들이 교육팀 업무에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신입사원이 교육팀에 오면 어떨까요? 입사하자마자 와도 괜찮을까요?
입사하자마자 오는 것보다 현업을 거치고 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우선, 교육팀에서 일하려면 업에 대한 이해가 먼저 있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아전인수격의 교육이 될 수 있죠. 아무래도 직원들 마음에 와닿는 컨텐츠를 만들기 어렵지 않을까요? 저는 법인영업팀에서 3년간 근무하고 왔는데, 요즘도 직원들을 만나면 어떤 일을 하는지 물어보고, 알아가려고 노력합니다. 현업과 동떨어진 교육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 직원들과 소통할 때, 어느 정도 직급이 있는 것이 좋습니다. 전 직원을 상대로 일하는 곳이다 보니, 직급이 높은 분들과 소통해야 할 때도 많거든요. 제 직급이 대리라 좀 어려운 부분들을 느끼고 있기도 하구요(웃음)
교육팀에서의 지난 3년을 돌아본다면?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막연히 두려웠던 적이 많아요. 하지만, 사람을 감화하거나, 변화를 말하는 일을 하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어디 가서 이야기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에요. 특히 신입사원 연수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누군가를 성장시키는 것에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뒤돌아보면 제가 가장 많이 성장했던 시기가 아니었나 싶어요. 아마 회사에서 다시 하라고 한다면 하고 싶지는 않다고 하겠지만요(웃음)
앞으로 하고 싶은 교육이 있으신가요?
세대 간 의식 격차를 줄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사실 세대갈등은 우리 회사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문제기도 하죠. 조직 구성원 간 쌓여가는 갈등을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세대 간 역할 차이에 대한 갈등 간극을 좁힘으로써, 전 직급이 본인의 역할에 대해서 책임감을 갖고, 주도적으로 일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이 글을 보는 업사이드 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교육팀 입장에서 매력적인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개성이 분명하고 그것을 조직 내에 잘 융화되게 뿌리 내리는 사람입니다. 본인의 개성을 가지려고 메이킹 한다면 좋은 경험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사회에 나가게 되면 자신이 원했던 일만 할 수는 없어요. 그렇게 되는 건 정말 운이 좋거나 능력이 뛰어난거죠. 모두가 그럴 순 없잖아요? 회사 생활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해서, 쉽게 포기하거나 그만두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일에는 시간이 필요해요. 본인에게 주어진 일을 3년 정도는 열심히 해보세요. 그 정도 해보면 다른 방향이나 시각이 보일 거예요.
젊고 패기 있는 구직자들을 응원합니다. 구직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 막연히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은 친구들은 본인이 푹 빠져서 할 수 있는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공채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진로고민이 많을 시기입니다. 이 인터뷰가 HRD 직무를 꿈꾸는 모든 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Disclaimer
Up(業)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특정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