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개발, 남자, 3년차 이직
세상의 중요한 업적 중 대부분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도전한 사람들이 이룬 것이다
- 데일 카네기
지금은 누구나 자연스럽게 전하는 작별인사지만, '톡 한다'는 표현이 우리의 말버릇이 되기까지 3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스마트폰이 우리의 손에 들어온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 중 가장 큰 변화는 우리가 소통하는 방식의 진화일 것이다.
언제든, 어디서든, 누구든지 연결 되고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의 중심에 있는 것은 바로 IMM(인스턴트 메신저 앱)들이다. 매일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지라 그 크기와 힘을 인식하지 못하지만 최근 국내의 카카오톡, 해외의 LINE이나 WhatsApp이 보이는 행보들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제 카카오톡 꽤 큰 회사네?라는 말은 바보 취급 당하기 딱 좋은 말임을 생각해 보자.
이번 주 Up(業) Side는 글로벌 메신저 기업에서 근무했던 분을 만날 수 있었다. 대학 졸업 후 바로 글로벌 메신저 기업의 해외사업개발실에 취직하여 3년 간 재직하다가 이직을 한 사람이다.
그가 겪은 글로벌 메신저 시장은 어떠했으며, 해외사업개발실의 실제 모습은 무엇일지 함께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공유하게 되어 기쁘다.
Q. 시간을 내 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IT 산업에서 메신저 서비스가 주요 플레이어 중 하나인데, 어떤 곳인지 항상 궁금했어요. 먼저 메신저 사업에 대해 설명해 주시겠어요?
기본적으로 글로벌 메신저 회사가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를 알고 싶으면 딱 한국의 카카오톡을 생각하면 돼. 특정 국가에서 메신저로 출발하여 유저를 확보한 후 여러가지 서비스로 확장을 하지. 택시나 페이, 패션 등등. 즉, 트래픽을 기반으로 해서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는 거야.
Q. 메신저로 출발한 WhatsApp이나 카카오톡 같은 기업들이 워낙에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던데… 그럼 이런 사업들만이 가지는 특징이라 할 것이 있을까요?
불과 몇 년 전인 메신저 비즈니스 초기에는 수익을 어떻게 낼 지가 큰 고민거리 중 하나였어. 나도 마찬가지였고. 지금 살펴보면 수익화의 본질은 이용자 수 외에도 사람들의 체류 시간에 있어. 메신저는 하루에도 자주 사용하고 또 여러 사람과 사용하다 보니, 서비스에 머무르는 시간이 다른 모바일 서비스와는 양적/질적으로 달라.
굉장히 개인화 되어있는 동시에 소셜한 측면들도 포함되어 있다 보니 오히려 사업 확장의 기회가 더 많이 생길 수 있는 거야. 메신저 앱에선 사람들이 항상 연결 되고, 바로 연결 되고, 거기다 오랜 시간 연결 되어 있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의 일상과 연관된 수많은 사업으로 확장이 될 수 있는 거지. 예를 들면 광고, 게임, 그리고 최근에는 택시와 결제 등등도 실리게 돼.
Q. 우리나라 사람에게 인지도가 있는 카카오톡이나 LINE은 하는 서비스가 굉장히 유사해요. 서로 서로 참고를 하는 걸까요? 한 쪽에서 서비스가 성공하면 다른 쪽에서도 이내 생기더라고요. 어떤 요소가 작용하는 건가요?
같은 국가에서라면 시장 환경 (사회 문화, 인프라 등) 이 같기 때문에 비슷한 서비스들을 지원하게 되는 건 맞아. 이런 상황에선 누가 먼저 실행을 하고 그 서비스를 사람들에게 인지 시키는 지가 중요해지지.
하지만 글로벌한 시각에서 보면 조금 다르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
한국에 출시 되어서 소위 대박을 터트린 게임이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성공했다고 생각해보자. 하지만 LINE의 경우에는 아무리 방법을 찾아도 이 게임으로 다른 국가에서 성공하기 힘들 수 있어. 게임 문화가 다르고 기기의 버전이나 네트워크 인프라가 국가마다 판이 하니까. 그 반대 경우도 마찬가지겠지. 같은 아이디어라도, 시장 상황에 따라 사업성을 파악하고 다양한 이슈들을 누가 먼저 극복 하는지에 따라 결국 출시되는 서비스는 달라져.
스티커/이모티콘의 사례를 보면… 스티커나 움직이는 이모티콘으로 큰 성공을 거둔 것은 LINE이 먼저야. 일본 특유의 아기자기함(?), 풍부하고 큰 감정 표현과 잘 부합했거든. 유사한 문화권과 네트워크 인프라 수준을 가진 한국에서는 이 게 적용 되기 쉽고, 따라서 카카오톡 메신저의 이모티콘과 스티커들도 잘 나가는 거지.
반면 다른 문화권에서는 상황이 전혀 달라. 단적인 예로 중동에서는 이런 스티커/이모티콘들을 ‘유치하다’고 느끼거든. 우리 입장에선 좀… 안 예뻐 보이는 것들이 인기를 끌어. 아니면 애초에 큼직한 스티커/이모티콘들을 사용하지 않거나. 그런 시장에서는 오히려 WhatsApp 같은 ‘순수 메신저’ 느낌의 서비스들이 강세지.
Q. 그렇군요… 듣다 보니 글로벌 메신저들이 다양한 해외 국가에서 서비스를 하는 것 같은데, 어떤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나요?
주 수익원은 게임 아이템 판매 수익, 스티커/이모티콘과 테마 판매로 인한 수익, 그리고 ‘브랜드 계정’ 수익이 있어. 카카오톡의 플러스 친구나 LINE, WeChat의 공식 계정 등을 생각해 보면 돼. 브랜드, 공공기관, 혹은 연예인들이 소비자들과의 소통 용도로 운영하는 계정들.
Q. 그럼 이러한 수익 사업들의 성공 여부가 결국 얼마나 빨리 실행을 해냈느냐에 달려있다 하셨잖아요. 자연스럽게 형이 하셨던 일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형은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셨나요?
나는 해외사업개발 팀에 있었어. 주로 중동 지역을 담당 했었는데. 치열한 시장이야. 한국의 카카오톡, 일본의 LINE, 중국의 WeChat 수준의 절대 강자는 딱히 없거든.
Q. 다른 기업에서의 해외 영업과 유사하다고 보면 되나요…?
해외 영업과 혼동하는 경우가 있더라. 해외사업개발은 해외 영업하고는 많이 달라. 해외 영업은 비즈니스 모델이 있는 상황에서 수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하는 활동이야. 반면 해외사업개발은...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찾아다니고 비즈니스 모델을 기획 및 정착 시키는 일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춰져 있어. 해외 영업 전 단계의 일인 거지.
Q.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어떤 것들을 하시나요?
아무것도 없는데 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모든 활동! 내가 했던 구체적 행동들은… 가장 먼저 할 일은 사람들이 우리 회사의 메신저 앱 자체를 사용하도록 만들어야 하니까 앱 설치를 유도할 액션들을 취했지. 온/오프라인 마케팅부터 시작해. TV 광고, 오프라인 마케팅 (버거킹이나 현지 브랜드와 제휴 마케팅) 등을 진행 했었어.
이미 1위를 하고 있는 국가들의 경우와는 좀 다르지. 그 쪽은 이미 이용자가 많이 있기에 신규 서비스와 사업 확장을 하는 단계고, 그 외 국가는 이렇게 앱 설치 유도부터 하곤 했지.
Q. 더 큰 가능성을 바라본다는 점도 있을 것 같지만 그만큼 어려운 측면도 많을 것 같아요. 말씀 하신 것처럼 이미 1위 메신저가 된 시장 외에는.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느낌도 상당히 많이 들었어. 특히 두 번째 옵션. 애초에 트래픽이 없으니까 사업 성공 가능성을 점치기도 어렵고, 운신의 폭이 좁기도 했어. 앞서 말했듯이 메신저 이용자 수가 많다면 이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해야 하는 건데, 애초에 새로운 사업을 고민해야 한다면 이 장점이 없는 상태니까.
첫 번째 옵션도 어렵긴 마찬가지야. 메신저 사업의 특성과 연결이 되어있는 부분이긴 한데… 모바일, 그리고 특히 메신저 같은 서비스는 이미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 시키기 힘드니까.
Q. 새로 진출하려는 시장들에 이미 시장을 점령한 서비스들이 있었나요?
그렇지. 사실 지금 정도의 시기(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올라간)에서는 어느 국가든 그 나라 인스턴트 메신저 앱 시장의 70~80%를 차지한 서비스가 이미 있다고 봐야 해.
Q.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이미 기존에 시장을 점령한 서비스를 뛰어넘고 후발 주자 메신저들이 성공한 케이스가 있었나요?
있지. LINE이 태국과 대만에서 그랬고, Facebook의 강제성도 일부 작용했겠지만 Facebook Messenger가 Viber나 Skype같은 서비스들 뒤집고 성공하는 사례들도 보이고...하지만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것이 아니고 맞는 타이밍에 맞는 마케팅을 적절한 시장 상황에서 했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어. 운?이라고 표현하면 안 될 것 같고… 노력과 외부 상황이 맞아 떨어진 거지. 아무 이유 없이 사람들이 사용하던 메신저를 바꾸진 않으니까.
Q. 그러면 형이 담당했던 시장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해외사업개발을 하셨나요?
가장 먼저 시작할 것은 유저에 대한 이해야. 거시적인 경제 지표부터 봐. 인구와 스마트폰 보급률, 경제 성장세, 통신시장 상황과 인프라 및 3G, 4G 네트워크 보급 등등. 그리고 소비자들이 현재 어떤 모바일 서비스를 주로 사용하고 있고 인구 통계적인 수치 자료들을 분석해서 시장 진출 여부를 결정 해. 들어갈 경우 성장 가능할지도 보는 거고.
Q. 중동 시장을 담당 하셨잖아요. 그러면 해당 국가에 대한 자료를 찾기 힘들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자료를 모으셨어요?
그렇기 때문에 필드 리서치를 해. 직접 그 국가에 가서 현지 리서치 회사 혹은 마케팅 대행사들과 함께 설문지를 만들어서 자료를 모으고, 연령 별 그리고 성별로 Focus Group을 모아서 인터뷰도 진행 하고.
이 방법의 문제점은, 내가 모은 자료를 과연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느냐 항상 고민하게 된다는 점이야. 전수 조사도 아니고 작은 표본들로 대면 조사를 하다 보니, 답변의 내용들이 얼마나 정확히 전체 시장을 반영하는지 파악하기 힘들었거든. 그렇다고 유료 리서치 자료 등을 구하기 쉬운 것도 아니었고.
결국은 필드 리서치에서 최대한 많은 자료를 얻기 위해 해당 국가를 자주 방문 했었어.
Q. 물리적으로 여유가 엄청나게 부족했을 것 같아요… 제한된 시간과 인력, 운신 폭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할 것 같은데요.
그렇지. 우선순위 선정이 중요했어. 정말 필요한 일부터 진행을 하고...또한 현지 에이전시의 도움을 많이 받게 돼. 우리는 본사 마케팅 방향성을 들고 가고, 현지 에이전시로부터 의미 있는 자료를 효율적으로 보다 정확히 얻으려 노력하는 거지.
앞에서 아예 새로운 사업을 벌이는 선택지 관련해서 ‘운신의 폭이 좁다’고 말했던 것 기억나? 너가 말했던 시간적, 물리적 한계로 인해 아예 처음부터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이 극도로 어려웠어. 결국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으로 시장에서 잘 통할만한 것을 찾게 되지. 게임, 스티커/이모티콘, 브랜드 계정 같은 것들.
정말 모든 가능성을 A부터 Z라고 생각해 봤을 때, 우리가 기존에 가진 서비스는 A부터 D까지라면 이 네 가지 중에서 통할만한 것을 찾아나가거나 어떻게든 성공시키려 노력하는 느낌이 들 때도 많았지.
Q. 출장도 엄청 많이 가셨겠네요?
본사는 한국에 있지만 한국에 있는 시간은 한달 2주 정도. 2주 한국, 2주 해외, 그리고 다시 2 주간 한국, 그 다음에 3주 이런 식이었어. 2년 정도 일했는데 거진 반 정도는 중동에 나가 있었던 것 같다.
처음엔 해외 출장 많이 가서 좋았는데, 너무 자주 그리고 많이 가다 보니 체력적 부담이 생각보다 크더라. 건강 관리 굉장히 중요했어. 허리도 아프고. 환경이 확확 바뀌고,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를 가진 사람들과 비즈니스를 논해야 하니 부담도 크고.
Q. 회사에서 그런 부분을 보완 하기 위해 지원을 잘 해주는 편이었나요?
나는 우리 회사가 그런 면에서 아주 훌륭했다 생각해.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많은 지원을 해줬어.
Q. 그러면 형의 하루 일과는 어땠나요?
담당하는 국가마다 달라. 나의 경우는 오전엔 조금 여유로웠어. 거의 모든 일들을 현지 업체와 함께 해야 하는데, 그 쪽에선 아직 출근을 안 한 시간이거든. 이 때는 기본적으로 우리 회사 퍼포먼스를 리뷰해. 어제까지 어떤 이벤트와 마케팅을 했는데,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보고 향후 방향성을 고민하지. 그 외에도 현지 에이전시나 제휴 업체한테 전달할 자료(서비스 소개서, 기획서 등)를 정리하고. 이러다 보면 오전은 끝나.
점심 이후에는 세 가지 주된 업무가 있어. 셋 다 결국 커뮤니케이션인데, 메일을 쓰거나 비디오콜/전화를 하거나, 아니면 회의를 해. 주로 현지 에이전시와 제휴 업체들 대상으로. 회의는 팀 내부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때 해. 전략 방향성이나 액션 아이템들 정할 때.
Q. 갑자기 궁금한데요, 영어는 얼마나 잘 해야 하나요?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잘 해야지! 근데 솔직히 정량적으로 잴 수 있는 것 같지는 않아. 토익 토플 점수는 거의 의미가 없어. 영어로 ‘일’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유일한 기준 선일 거야. 해외사업개발실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영어로 일을 하는 데 문제가 없어. 발음 좋고 이런 게 아니라 얼마나 효율적으로 정확하게 의사 전달을 할 수 있느냐의 문제지. 말을 잘하는 게 아니라 언어를 잘 해야해.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많은 일이 몰리는 상황에서 시간이 지체되고, 중요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
굳이 비교를 해 보자면… 대학 수업에서 영어로 수업 듣고 발표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 정도는 돼야 할 것 같아.
Part 1 종료. Part 2에서 계속 됩니다
(편집자주 https://www.facebook.com/downtoupside/ 로 가시면 차후 인터뷰어 프로필을 보고 질문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또한 페이지 좋아요를 통해 브런치 외적인 정기 구독이 가능합니다)
Up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특정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