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기획, 여자, 2년차
앞으로 4년 뒤, 세계 시장을 리드할 제조업 국가는 어디가 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종합 경제지 포춘의 답은 '미국'이었다. 다가오는 2020년에 미국이 다시 중국을 누르고 제조업 1위로 올라설 것이라 전망했다. 그 바탕에는 미국이 더 이상 제조업을 노동 집약적 산업으로 보지 않는 데에 있었다.
미국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어찌되었든 사람이 답이다. 그러나 값싼 노동력으로 승부수를 본 지금까지의 방식은 답이 아니다. 이제 제조업 또한, 기술 집약적 산업으로써 IT 기술력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성장 전략을 필요로 한다. 기계적인 노동이 아닌, 그리고 이러한 트렌드를 누구보다 빠르게 캐치하고 그것을 이용한 혁신적인 전략을 세우는 곳이 이 시장의 리더가 될 것은 분명하다.
우리나라 제조업들도 그런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새로운 산업들 혹은 다양한 기술과의 콜라보가 필요할 수도 있다. 다변하는 시장에서 적극적인 대응책 없이, 중국을 비롯한 다수의 경쟁자들이 포진해있는 원가 절감 시장에서는 지금보다도 더 우리나라 제조업의 입지는 급속도로 줄어들 것이다.
'미래의 경쟁력'을 발굴해나갈 사람들이 필요하다. 당장의 매출은 나지 않아도 중장기적으로 기업을 이끌어나갈 성장 동력을 찾는 사람들, 바로 대기업의 전략기획팀 사람들이다.
오늘 UP(業)Side의 인터뷰 주인공인 언니 또한 그런 일을 하고 있다. 대기업의 전략 기획실에서 일을 하며 그룹사 전체의 전략 방향을 짜는 팀에 속해있다. 요즘 위기라고 하는 '제조업'에 특화된 기업임에도, 이 팀에서는 그에 얽매이지 않고 계속해서 가능성이 있는 사업 모델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녀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조업 분야 대기업의 전략기획실 업무를 이해해보자.
Q. 안녕하세요, 언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려요~ 하고 계신 일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주시겠어요?
나는 국내 대기업 전략팀에서 근무하고 있어. 전략 컨설팅 업무를 전담하는 팀인데, 대기업에 소속되어 있다보니 흔히들 외부에서는 인하우스 컨설팅팀이라고 부르지.
주요 업무는 크게 두 가지야. 그룹 차원의 전략을 짜는 일, 그리고 자회사의 의사결정을 돕는 일. 예를 들어, 우리 그룹사가 고려할 만한 신사업이 있는지, 있다면 어떠한 전략으로 신사업을 기획,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해 찾기도 하고, 혹은 자회사가 어떤 사업에 투자할 지에 대해 의사결정을 돕기도 하지.
Q. 자회사 내에도 전략을 수립하는 팀이 따로 있지 않나요?
맞아. 자회사 각각 전략 기획팀이 따로 있긴 해. 그리고 그들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들의 주제가 우리의 주제와 완전히 다르거나 하지도 않아. 우리는, 자회사가 객관적인 의사결정이 어렵다고 느끼는 경우이거나 당장 장기적인 관점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인적 자원이 부족할 때 투입된다고 할 수도 있어.
Q. 그렇군요! 그런데 '객관적인 의사결정'의 상황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음, 예를 들어서 생산 시설을 하나 구축해야 한다고 하자. 한 가지 방법은 당장에 비용 절감이 가능한 시설이고, 하나는 비용은 좀 많이 들지만 장기적으로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투자 가치가 있는 시설이지. 현업에서 업무를 하다보면, 눈 앞의 비용 절감을 놓치기 어렵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떤 선택지가 바람직한 지를 고려해줄 수 있는 객관적인 의사 결정이 필요한 거지.
Q. 그럼 현업자들과의 갈등 같은 건 없나요?
생각보다 그렇지 않아~ 다른 회사의 기획실은 어떤지, 또 내가 자회사의 현업자 입장에서 우리 업무를 바라보지 않았기 때문에 바이어스는 있을 수 있지만, 최소한 우리와 직접적으로 만나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현업자 분들은 굉장히 긍정적이시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시거든.
아무래도 같은 회사의 일원이다보니,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 같아. 물론, 현업의 생각과 우리의 방향성이 다를 때도 많지만, 프로젝트 중간 중간에 보고의 과정을 집어넣어서, 서로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하고 조율하려고 노력해.
현업의 업무에 대해서는 그 분들께서 우리보다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계시기 때문에, 우리가 모르는 그런 부분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시기도 하고, 우리도 그들에게 통찰력 있는 데이터 자료를 공유하기 위해서 더 복합적으로 고민해보는 과정을 거치지.
Q.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우겠네요~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어요! 특정 산업군으로 제한된 대기업에서 컨설팅 업무를 하게 되면 한정된 산업만 보게 되지 않나요?
자회사 대부분이 제조업군에 속하긴 하지. 하지만 일부 자회사는 그렇지 않기도 하고, 또 미래의 수익을 위해 발굴해야하는 신사업 부분에서는 산업군을 정하지 않고 진행해. 그렇기 때문에 벌써 나도 다양한 산업군을 들여다 볼 기회가 있었고.
Q. 그럼, 보통 그 쪽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특정 산업군에 대한 매력보다는 컨설팅이라는 직무에 매력을 느껴서 오신 건가요?
기본적으로 그룹의 산업군에 대해 다들 고려하셨겠지만, 일단은 직무를 보고 이 곳에 오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어차피 한정된 산업군에 대해서만 고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에서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역량 자체도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분석력, 설득력 등이고. 그렇기 때문에 입사 시험 때에도 다른 컨설팅 회사들처럼 직무 위주의 케이스 면접을 봤었어.
물론 이 회사와 산업군에 관심이 있거나 관련 경험이 있으면, 일하는데 도움도 되고 더 재미를 느낄 수 있겠지!
Q. 직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하면, 일반 컨설팅 기업과 대기업의 인하우스 컨설팅팀을 자연스레 비교하게 될 것 같아요. 어때요?
아무래도 유사한 업무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전략 컨설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두 방향성을 고민할 것 같아. 나도 그랬었고.
일하는 방식이나 다루는 주제는 기본적으로 유사할 것 같아. 차이는 크게 2가지일 것 같은데, 첫 번째는 기업문화지. 컨설팅 업무만 수행하는 컨설팅 회사들과 달리, 인하우스 컨설팅은 그룹 내 부서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그룹의 기업문화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컨설팅 회사는 업무특성 상 수평적이고 성과중심적인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봐. 우리도 마찬가지고. 우리 회사에는 사람과 관련한 철학이 있는데, 성과 평가할 때 그런 것들도 함께 고려하고 있지. 얼마나 팀워크를 신경쓰는지,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는지 말이야. 좋고 나쁨을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는 우리 회사의 철학이 녹아 있는 게 정말 좋더라구. 만약 다른 회사였다면 대기업의 철학이 담겨있다는 게 싫었을 수도 있겠지만!
두 번째는 정보 습득이 용이하다는 거! 클라이언트도 같은 회사니까 위에서 이야기 했듯이 비교적 정보 공유에 대해서 거리낌이 없는 편이고, 그렇기 때문에 인터뷰를 하거나 자료를 요청하더라도 더 깊이 있는 것들을 듣고 배울 수가 있어. 하지만, 반대로 유료/외부 데이터 베이스의 접근성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들이 더 좋을 수도 있겠지?
Q. 그렇네요~ 그럼 평소에 업무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막연하게 전략 컨설팅이라고 하면 상상이 잘 안되는 친구들도 있을 것 같아요~
보통 업무는 프로젝트 형식으로 이루어져. 팀 내에서 동시에 여러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데, 각 구성원들은 그 중 1개에 소속되어 3-4개월 간 문제를 해결하게 되지. 맡고 있던 프로젝트가 끝나면 또 다른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새로운 팀원들과 새롭게 수행하게 되고!
하나의 프로젝트에는 의사 결정자가 있지. 일종의 클라이언트이자, 자회사 혹은 그룹사에 계시는 분들인데 이 분들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과 설득력 있는 설명을 찾는 것이 프로젝트의 주 목적이야.
Q. 그럼 한 프로젝트 당 몇 명 정도가 함께 진행하나요?
한 팀은 대체로 3~5명 정도 구성되는데, 프로젝트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팀마다 최종 결과물을 책임지는 팀장님, 1~2명의 중간 관리자, 그리고 그 아래 1~2명의 팀원들로 구성되어 있어! 포르젝트를 다시 파트로 나눠서 중간 관리자 분들이 하나씩 담당을 하시고, 그 아래 팀원들이 그 분들을 도와 정보를 수집하거나 분석하고, 보고서 작성하는 일을 진행해. 2년차인 나도 팀원으로써 중간 관리자 분들을 도와 답을 찾아가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고~
이런 업무 방식이나 주제 자체는 대학 때 전략 수업에서 들었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하지만 보다 현실적인 차원에서의 업무이기 때문에 데이터 수집이나 분석에 있어서도 더욱 신중을 가해야 하고, 수많은 외부 환경의 영향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해서 쉽지는 않아.
Q. 그럼 언니의 하루 일과는 보통 어때요?
아침 9시까지 출근해서 이메일을 확인하고, 오늘 할 일을 체크해. 그리고 난 뒤에는 주 업무 (프로젝트) 관련 일을 시작하지. 하는 일은 프로젝트의 어느 단계를 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서는 가설을 수립하고 중기에는 그 가설을 입증하고 해결방안을 고안하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초기~중기 단계에서는 주로 정보 수집과 분석을 하는데 시간을 보내. 가설을 입증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려면 그 것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데이터들이 필요하니까. 정보 수집을 할 때에는 인터넷 검색이나 논문, 혹은 전문가와의 미팅 등의 방식을 이용하고 있고, 여기에서 얻은 정보는 팀원들과 바로바로 공유하지.
이렇게 모은 정보들을 종합해서 여러 방법으로 조합해보면, 궁금하던 부분에 대한 답을 찾기도 하고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때도 있어. 이를 계속 공유하면서 더 나은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해 끊임없이 토의를 거치는 건 당연하지!
프로젝트 마무리 시점이 오면 PPT로 보고서를 작성해. 엑셀로 모델을 만들기도 하고. 어떤 내용으로 보고서를 작성할 지 팀이 다같이 회의하고, 분량을 나누어 보고서를 작성하지.
Q. 와, 정말 할 게 많겠어요. 퇴근을 할 수는 있어요? ^^
함께 일하는 분들 모두, 결과물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보니까 일을 하다보면 퇴근을 늦게 하는 건 맞아. 주로 8~10시 사이에 하는 편인데, 중간 보고가 있거나 프로젝트가 급하게 진행되어야 할 때엔 12~2시에 퇴근하기도 하고..!
Q. 대단해요..! 그런데 전 언니를 보면 신기한 게 이렇게 업무가 과중해보이는 생활을 함에도 정말 재미있게 다니고 있는 것 같아서요~ 그 만큼 만족하는 부분들이 명확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가? ^^ 뭔가 한 팀을 이루어서 연차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그게 딱 맞아서 그런 듯!
경영학과 다니면서 수업을 들을 때도 그렇지만, 특히 전략 동아리에 들어가 프로젝트를 하면서, 친구들과 토론하고 설득시키고 설득당하면서 함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정말 즐거웠거든. 회사에서도 그렇게 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고 들었는데, 그런 점에서 여기는 최고지!
Q. 오~ 그럼 예를 들어서 팀장과 팀원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을 때, 팀원이 팀장을 설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건가요? 경험담이 있다면 들려주실 수 있으세요?
팀원이 팀장을 설득하는 일은 우리 회사에선 그렇게 특별한 일이 아니라..! 항상 있는 일이지. 그래서 특별하게 떠오르는 경험은 없고! 업무적으로 보자면, 팀원들은 자료를 찾고 분석을 해서 왜 이런 결론을 도출하게 되었는지 항상 팀장님을 설득시켜야 하는 거지. 팀장님께선 경험도 많으시고 큰 그림을 그리실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부분이 부족한 지, 개선할 사항은 없는 지 말씀해주시기도 하고.
꼭 답이 있는 게 아닌 부분들 (방법론, 논리 구성 등)에 대해서는 팀이 다 같이 토론하기도 하는데, 이 때에도 직급에 상관없이 모두 자신의 의견을 얘기해야 해. 팀원이 낸 의견이라도 다른 사람들이 납득하면 바로 실행단으로 옮겨지지. 그렇기 때문에 각자 최선을 다해서 의견을 내고 토론하는 과정이 중요해.
음... 한 가지 생각나는 게 있네! 내가 있던 팀에서 특정 시장의 성장 전망을 보여줘야 할 일이 있었어. 그 시장을 전망하는 여러 요소들을 어떻게 종합해서 보여주는 게 좋을까를 논의한 적이 있었는데, 며칠이 걸리긴 했지만 서로의 의견을 다듬어 넣었고, 내가 낸 의견 또한 적용이 되어서 최종 보고서에 그대로 반영되었어.
Q. 정말 매력을 느낄 수 밖에 없겠어요! 다수의 대기업에서 일하는 친구들 이야기를 들었을 때와 완전히 다른 분위기인 걸요?
응, 맞아! 내가 참여한 프로젝트 결과물이 받아들여져서 실제로 실행으로 옮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얼마나 보람 있었는지 몰라~ 신기하기도 했고. 게다가 단순히 참여만 한 게 아니라, 내 의견을 피력했을 때 그게 반영이 되니까 뭔가 나의 기여도에 대해 뿌듯함이 느껴지지!
Q. 그럼, 언니가 진행한 프로젝트들 중에 실행에 옮겨지지 않는 부분들도 있어요? 언니 얘기를 종합해보면, 지속적으로 중간 피드백이 함께 이루어지기 때문에 방향성이 틀려지거나 할 일이 없지 않나 싶어서요!
예를 들어, 신사업 프로젝트 같은 경우에는 성공을 하면 그 이후에 더 구체적인 내용들을 추가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바로 실행에 옮겨지지 않기도 해. 방향성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기보다, 앞으로 실행함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으니까~
반면, 자회사 프로젝트들은 현업과 좀 더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서 바로 실행되는 경우도 많아. 이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될 지 구체적으로 예상이 되니까 더 보람있긴 하더라.
Q. 언니는 일을 하면서 힘든 순간은 없었어요? 일이 가장 도전적으로 느껴졌다던가~
1년 차에, 내가 해야하는 자료 분석 부분이 있었는데 이를 다 끝내지 못해서 힘들었던 적이 있어. 마음으로는 빨리 내 일을 끝내고 다른 분들 일을 도와주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더라고. 시간이 촉박해서 다른 팀원들이 나를 도와주어 함께 일을 마무리했는데, 내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많이 힘들었어.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더 좋은 사고 방법, 스킬들을 배우면서 성장하는 것 같아.
Q. 언니 벌써 2년차에요~ 언니가 이 회사에 들어오기 전의 생각들과 지금 이 회사와 이 직무에 대해서 느끼는 바가 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그런 괴리감 때문에 중간에 퇴사하는 사람들도 많더라구요. 언니는 어때요?
내가 처음부터 전략 업무를 맡고 싶었던 건, 거시적인 그림을 그리고 사업의 큰 방향성을 고민할 수 있다는 데에 있었어. 실제로 와서도 할 수 있는 게 맞았고. 다만 우려스러웠던 건 특정 산업군에만 치중한 전략 컨설팅을 반복하지 않을까 하는 거였는데, 신사업에 대한 고민의 기회도 많았기 때문에 지금도 만족하며 다니지!
하지만 처음부터 전략 업무를 하다보니,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어떤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있는지를 깊이 고민할 기회가 없어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긴 해. 그래도 우리 회사에는 현업 경험자들이 상당수 있어서, 이게 보완이 되기는 하지~ 내가 모든 사람들을 대변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 입장에선 이 회사를 첫 직장으로 선택한 건 꽤 멋진 선택이었다고 생각해.
Q. 그럼 앞으로는 어떤 커리어 패스를 쌓을 예정이에요?
초반에 전략업무를 했으니, 다음에는 자회사의 영업관리팀에서 실제 사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를 배우고 싶어. 궁극적으로는 하나의 사업 단위를 이끌어가는 의사결정자가 되고 싶은데, 구체적인 단계는 고민하는 중이야.
Q. 왜 다양한 직무중에서도 영업 관리를 생각하고 계신 건지 여쭤봐도 될까요?
음.. 그 쪽에서의 경험이 있는 부장님, 상무님의 피드백들을 들어보면 우리 팀이 예상하지 못한 구체적인 조언들이 담겨 있더라고. 우리는 전략적으로, 논리를 바탕으로 수립했다고 하지만 실제 이 전략이 실행되는 데 있어서 수많은 이슈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어떤 사람들은 컨설팅 보고서가 허황되고 말이 안된다고들 하잖아. 아마 현업에서 일을 해야만 알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고려하지 못해서이지 않을까?
나는 그런 편견을 깨는 전략을 세우는 전문가가 되고 싶어.
Q. 그럼 언니 말고 동일한 직무에 있는 다수의 사람들의 커리어 패스는 어떻게 되나요?
대부분 자회사의 전략팀, 신사업팀으로 가셔서 유사한 업무를 하시기도 하고, 나처럼 영업관리나 재무 부서로 옮겨서 실무를 익히고 싶어하기도 해.
Q. 제 주변에선 전략 기획실을 다니다가 스타트업으로 갈아타시는 분들도 있더라구요. 왜 그럴까요?
요즘 정부나 기업들에서 지원을 많이 해주고 있어 사업하기 좋은 시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긴 하더라. 전략만 세우다가, 직접 실행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이기 때문일 수도있겠지?
그렇지만 다른 컨설팅 펌의 사람들이 3년 정도 일을 하고 이직하는 것에 비하면, 우리 팀 출신들은 기본적으로 이직률이 굉장히 낮은 편이야. 특히나, 다른 기업의 기획실로 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
Q. 좋은 이야기인 것 같아요. 막연히 컨설팅 펌에 대한 생각만 있었는데 말이죠. 그럼 보다 현실적으로, 지금 이 회사에 입사하고 일을 해내는 데 가장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시는 경험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나는 대학생 때 전략 동아리에서 친구들과 경영사례를 바탕으로 토론하고 전략을 세워봤던 경험이 가장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 일을 해내는데 필요한 역량은 입사해서 새롭게 다 배우고 있고. 친구들과 경영 전략 프로젝트를 하며, 문제 해결의 구조를 생각해보고나름의 의사결정을 위한 논리를 세우고, 토론했던 과정들이 면접 때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어.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는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자신에 대해서 충분히 탐색하고 실험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 구체적인 내용은 각자의 성향에 따라 다를 것 같아 조언하기가 어렵긴 하지.
다만 내가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내가 싫어한다고 판단해버리고 자질이 없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도전해봤을 거 같아. 주로 좋아하는 것들 위주로 계속 반복하고 심화시키는 스타일인데, 아마 내가 배제하지 않고 더 많은 것들을 해봤다면 나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졌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쉽긴 하네. 법이나 정치 수업도 들어보고, 사업도 실제로 해보고?
수많은 대학생 친구들이 3-4학년 때 가장 고민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어떤 커리어가 나에게 '가장 잘 맞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인터뷰이는 대학생활 때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해보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는데, 지금 와서 필자의 대학생활을 돌이켜보면, 그녀처럼 즐겁고 가치 있다고 느낀 일에 더 깊이 빠져보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 것은 없을 뿐더러, 깊이 파고들다보면 자연스레 더 재미를 느끼기도 하고 그게 어느 순간 '최적'이 되는 것이다.
업에 대한 그녀의 긍정성을 담고 싶었던 필자의 요청에 흔쾌히 인터뷰를 승낙해준 그녀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편집자주 https://www.facebook.com/downtoupside/ 로 가시면 차후 인터뷰어 프로필을 보고 질문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또한 페이지 좋아요를 통해 브런치 외적인 정기 구독이 가능합니다)
Up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특정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