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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p Side Jul 12. 2016

회계사| ② 세무팀 회계사로 일한다는 것

회계사, 택스, 여자, 2년차

Part 1 - 회계사 세무팀이란?     https://brunch.co.kr/@upside/45 





Part 2 - 세무팀 회계사로 일한다는 것.


 너는 요새 어떤 일을 하고 있어?


 요새 나는 중간예납이라는 걸 하고 있어. 뭔지 모르겠지? 그냥 쉽게 풀어서 설명해줄게! 원래는 기업이 1년 간 활동을 하고 벌어들인 소득이 확정되면 연말에 세금을 내도록 되어있어. 그런데 나라에서 세금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 기업에 일부 세액에 대해 연 중간에 납부를 하게 제도화시켜놓았지. 효율적인 운용이라는 게, 예를 들면, 조기에 수입을 확보해놓으면 국가에서도 이후 국정 운영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거고, 혹은 일부 기업의 조세회피 등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함도 있지. 아무래도 연 총 조세 관련 내용을 한번에 조사하는 것보다 관리하기 좋으니까!



 그렇구나. 그럼 또 바쁜 시즌이 온 건가?


 아니야, 그렇진 않아.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는 시즌은 아니고, 요즘에는 그냥 법인 내에서 일하고 있어서! 시즌에 비하면 완전 편하지~ 



 오, 다행이다! 바쁜데 인터뷰 해달라고 괴롭히는 건 아닐까 걱정했어. 그럼 너의 시즌 때 이야기를 해볼게! 세무 조정을 한다고 들었는데 업무를 어떻게 나누어서 하는 거야? 그 시즌이 되면 세무 조정을 해야하는 기업들이 정말 많을텐데.


 맞아~ 우리 회사에서 맡고 있는 기업들도 많지만, 그 중에 우리팀이 담당하고 있는 기업 수만 해도 많지. 그때 그때마다 우리 팀에서 또 소수의 팀을 꾸려. 그리고 같이 기업을 맡아 세무 조정을 진행하고 있어. 업무 배분의 경우에는, 경력에 따라서 담당 계정을 나누어서 진행하고 있어. 일단 나는 아직 연차가 많이 쌓인 게 아니라 비교적 소소한 계정들을 맡고 있고! 보통 연차가 낮을 수록 쉽게 업무 처리가 가능한 계정을 주거든! 즉, 세무리스크가 적은 계정들을 말하는 건데, 예를 들면 감가상각비, 잡이익, 잡손실 등이 있지.



 세무 리스크? 그게 어떤 거야?


 말 그대로 세무 조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세금을 많이 낼수도, 적게 낼수도 있는 것들을 세무 리스크가 크다고 해. 그렇기 때문에 경험 많은 선배 매니저들이 다루는 거지! 물론, 이게 아무리 작은 계정이라고 하더라도 대충할 수 없는 게, 예를 들어 내가 잘못 처리를 해서 가산세가 나오면.... 휴 생각만 해도 싫어.


  

 그런 부담이 있구나.


 응, 그렇지. 아무래도 책임에 대한 압박이 꽤나 큰 편이야. 누가 뭐라고 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내 스스로가, 전문가로써 타인의 돈을 받고 일을 하는 건데 실수를 한다는 게 용납이 잘 안되더라고.



 그래도 멋있는 걸? 일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는 게 얼마나 중요한데!


 ㅋㅋ그런가.



 어때? 일에 대해서는 만족하는 거야? 너가 지금 일을 하면서 제일 좋았던 건 어떤 게 있어?


 ㅋㅋ 응. 아직 배우는 입장이라 그런가? 같은 업무를 바라봐도, 경험 많으신 선배 매니저님들이 하시는 걸 보면 역시 한수위더라. 그리고... 제일 좋았던 건... 밥 먹을 때? ㅋㅋㅋㅋㅋ 농담이고, 내가 경험이 많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기업에서 뭔가 세무와 관련한 질문을 했을 때, 내가 그 자리에서 바로 설명해 줄 수 있으면 그럴 때 뿌듯해! 에를 들어, 이게 원천세 징수 대상이냐, 매입세가 문제 되는 사유는 어던 것들이 있느냐, 언제까지 세금 처리를 해야 하나 등.



 오! 나도 물어본 적 있어! 이게 회계사들에게는 굉장히 소소할 수도 있지만, 일반 직장인들은 정말 하나도 모르거든. 그런 부분을 잘 설명해줄 수 있다니 멋있는데?


 그렇게 말해주니 기분 좋다! 또 뭐가 있더라... 아무래도 회계법인은 분위기가 자유로워. 이 점이 정말 장점인 것 같아. 그리고 비시즌에 다른 일반 사기업들에 비해 널널하기도 하고. 물론 그 때도 업무들은 있지만, 강약의 기간이 명확하기 때문에 나도 페이스 조절을 할 수 있으니 덜 지치는 것 같아. 그러니까, 경직된 조직문화를 싫어하거나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쉬고 싶은 사람은 회계 법인이 잘 맞는 듯!


 그럼 아쉬운 부분도 있나?


 음.. 아쉬운 부분이라기보다, 일을 하면서 힘들 때가 있지. 야근 같은 건 시즌 때 위주니까 별로 큰 문제는 아닌데, 위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뭔가 잘 하고 싶은데 안될 때? 클라이언트의 돈이랑 연관되어 있으니 실수할까봐 불안하기도 하고, 또 틀리면 자존심도 상하고. 그리고, 이런 소소한 업무에서 실수를 하면, 과연 내가 몇 년 더 일해서 다른 사람들을 매니징 하는 위치가 되었을 때 잘 할 수 있을까? 이 모든 걸 컨트롤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런 것 때문에 회계사들이 법인에 오래 남아있지 않은 건가?


 음, 그렇기도 하고.. .내가 아직 그 시점에 온 게 아니라 정확하지 않은데, 위로 올라갈 수록 업무량이 많아지고 부담이 커지니까 그런 것 같아.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겠지만, 회계법인도 피라미드 구조라서 윗 직급 자리는 많지 않아. 우리 동기들 사이에 장난으로 하는 말이 동기 전체에서 1명 만이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그만큼 파트너가 되기 어렵다는 소리지. 결국 회계법인에서 파트너가 되지 못하면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해야된다고 생각하는 거고.



 아, 그러네. 하긴, 회계법인에서 파트너 다는 사람은 몇 안되겠지만, 꼭 회계법인이 아니더라도 전문성이 있으니까 필요로 하는 데가 많이 있을 것 같긴 하다.


 응! 대기업 회계팀이나 세무팀, 혹은 공기업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겠지? 그리고 중요한 건, 이런 선택이, 파트너가 되지 못해서가 아니라, 자기 성향이나 가치관에 따라 오히려 더 만족스러울 수도 있는 거기 때문에! 그런 고민을 하다가 이직을 하게 되는 것 같아. 그리고 세무팀에 있었다고 꼭 택스 관련 분야로만 이직하는 것 같지도 않고, 가끔씩은 아예 새로운 분야로 이직하시는 분들도 있긴 하더라. 모두 다 자기 성향에 따라 커리어를 만들어나가는 거 같아!



 그럼 혹시 AICPA 딴 사람들은 세무팀에도 많이 있어? 그 쪽은 아닌가?


 택스 쪽에도 꽤 있어! 아무래도 영어가 필요한 업무들이 있는데, 그들이 영어로 된 용어를 잘 알기도 하고, 미국 회계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좋으니까 항상 그 쪽 수요는 있는 것 같아. 



 그렇구나. 그럼 다시 너네 회사 이야기를 해줘! 조직 분위기가 경직되지 않아서 좋다고 헀는데, 그래도 돈과 관련된 일을 하다보면 민감하고 긴장된 분위기도 조성될 것 같아. 그렇진 않아?


 아니, 부서마다 다를 거고, 팀마다 다를 수는 있지만!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조직에서는, 각자 일을 묵묵하게 하는 분위기인 거지, 경직되거나 그러진 않아. 그런데 듣기로, 어떤 곳은 자기 일을 다 끝내도 칼퇴하는데 눈치보이는 경우도 있다고는 하더라~



 ㅋㅋ 그건 어딜가나 마찬가지인 거 같다. 아, 그리고 너네는 프로젝트 단위로 일을 진행하잖아~ 그럼 같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들끼리 정말 끈끈할 듯!


 그럴 수 있지! 하지만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 ㅋㅋ 한 시즌에 워낙 다양한 곳들을 나가기도 하고, 특히 세무조사의 경우에는 1달 이상 나가있지만, 나는 세무조정만 하고 있어서, 3-4일 정도면 외근이 끝나. 게다가 자기가 맡은 계정만 빠르게 보고 오니 결속력이 생길 타이밍이 많진 않았어. 이런 점이 오히려, 사람 스트레스가 적다는 장점이기도 해!


 

좋은 걸? 그럼 이제 몇 가지 질문만 더 하고 인터뷰 끝낼게! 너는 CPA를 시작한 이유가 뭐야?


 나는 그냥 자연스럽게 공부를 시작했어. 주변에 하는 친구들도 많았고, 딱히 회계사의 장단점을 따져보지 않았던 것 같아.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주변에 나같은 사람들도 많았어. 그래도 한 번 하겠다고 마음 먹었으니, 정말 열심히 했다고 생각해. 그만큼 투자도 많이 했지. 계속 공부했으니까 대학생활에서 못 해본 것들도 많고.



 그럼 아쉬운 것도 있어?


 물론 그렇지! 모든 선택엔 기회비용이 있는 거니까. 그래도 후회는 안해. 여기에서 또 많이 배우고 있으니까!



 그렇구나! 그럼 뭐 CPA를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


 음, 회계사를 따고 난 다음에 넥스트 커리어가 뭘까를 고민하게 될 것 같아. 나도 향후 커리어에 대해서 계속 고민 중이거든. 그런데, 진로에 대해 확실한 생각이 없다면, 법인으로 와보는 건 좋은 듯! 다양한 회사에 나가 클라이언트들이랑 대화하면서 여러 산업군, 기업들에 대해 이해하고 작게나마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들도 있거든! 그리고, 한 번 하기로 했으면, 많은 고민하지 말고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어!





 오랜 시간 알던 친구와 처음으로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다른 때보다 낯설고 어색한 기분이었지만, 그래도 각자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서로를 바라보니 흐뭇했다.


 인터뷰 내내 자신의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질 것을 불안해하더니, 막상 인터뷰를 끝내고 난 뒤에는 쿨하게 올리라고 말하는 친구.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 용기를 낸 그녀의 진심 어린 마음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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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Up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인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특정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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