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마케팅팀, 2년차, 여자
Intro.
예전에 <호텔리어>라는 드라마를 보고 호텔에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 이를 하는 지에 대해 최초로 생각 했었던 것 같다. 이 드라마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길 바라며..
여행으로 호텔을 방문하면, 보통은 나의 여행에 집중하기 때문에 거기서 '호텔 산업이 어쩌고 저쩌고, 서비스와 브랜드가 어쩌고 저쩌고'라며 머리를 굴리는 일은 없었다. 나는 서비스를 받고 만족하면 그걸로 그만이니까.
그런데 올해 여름 휴가를 다녀오면서 호스텔, airbnb, local B&B, chain 호텔을 다양하게 경험했고, 그 와중에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나의 여행을 얼마나 더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가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았다. 물론 호텔 라운지에 앉아 한참을 관찰하기도 했었다.
긴 휴가에서 돌아와, 준비한 첫번째 인터뷰는 호텔에서 마케터로 일하고 있는 친구의 이야기다.
하는 일을 간단하게 소개해줘!
내가 하는 일을 말하려면 내가 어디에 소속되어있는지를 먼저 말하는 게 이해가 빠를 것 같아. 나는 호텔 마케팅 부문에 속해 있고, 그 안에서도 글로벌 마케팅 소속으로 재직 중이야.
참고로 우리 호텔 마케팅 부문은 크게 홍보 (마케팅)팀과 커뮤니케이션팀 이렇게 두 팀으로 분류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리고 그 안에서도 업무 성격에 따라 담당 파트를 나눌 수 있어.
Comm.팀을 먼저 이야기 하자면, 일단 두개의 담당으로 나뉘어져 있어. 하나는 CRM이고 하나는 홍보야.
CRM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호텔 멤버십이랑 로열티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면 돼. 그 안에는 유료 멤버십도 있고 무료 멤버십도 있지. 해서 이런 회원 대상으로 프로모션도 하고, EDM도 막 날리고 이렇게 회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담당이 있어..
CRM 팀은 이미 등록이 된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한다는 거지?
그치.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으로 등록한 (투숙객들이 호텔에서 가입하는) 고객들에 대한 관리를 거기서 한다고 보면 돼. 그래서 포인트 적립하고, 리워드 차원에서 업그레이드 하고 이런 걸 여기서해.
그리고 나머지 하나의 담당이 홍보 담당인데, 홍보 담당도 업무가 두가지로 나뉘어 있어. 먼저 우리가 보통 PR이라고 하는 press relationship 담당하는 일이 있어. 기자들, 매체들 관리하고 보도자료 날리고 이런 것들을 하는 일이지. 매거진, 뉴스 전부 포함.
오 신기하다.. 우리 회사 같은 경우는 마케팅 팀에서 홍보를 담당하고, PR실을 따로 두는데 너네는 같은 곳에 있네?
우리 회사 R&R은 조금 달라. 우리 호텔 자체가 지역적/사업적 확장을 하는 과도기인지라 R&R이 계속 변화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 실제로 내가 속해 있는 온라인 홍보도 원래는 글로벌 부문 소속이었어. 그런데 너네도 그렇지 않어?
응응, 우리도 회사 차원에서 변화를 강하게 drive 하려 하는데, 그 때문인지 매년 엄청 바뀌어 (웃음)
얘기가 다른 길로 샜는데, 다시 온라인 홍보 이야기로 돌아가면은… 온라인 홍보의 모든 것을 한다고 보면 될 것 같아. 홈페이지 채널을 관리하고, 이것에 대한 operation도 직접 해.
Operation?
응응, SEO (Search engine optimization; 검색 엔진 최적화)도 전담하고, 배너광고/타겟팅 광고, SNS 관리까지 모두를 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
그럼 너가 있는 파트는?
우리쪽에서는 이제, 홍보 담당이 채널 운영이나 세부 기능을 관리해주면 내가 있는 담당은 프로모션 기획을 해서 전달하고, 이제 나머지 담당들이 채널에 맞게 진행을 해줘. 그래서 우리 마케팅 팀은 두 담당으로 나뉘는데, 전략 마케팅 담당과 글로벌 마케팅 담당이야.
쉽게 말하면 이 두 분류는 국내외 해외 이렇게 Region으로 나누어 논거라고 보면 돼. 전략마케팅담당은 국내 위주로 국내 호텔에 투숙하는 내국인들 대상 마케팅을 하는 담당이구, 글로벌마케팅담당은 해외 관련 업무 위주야. 아직 우리가 국내에 호텔이 더 많고 내국인 투숙 비중이 많다보니까 조금 더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어. 그래서 현재로서는 우리 글로벌보다 인원도 많고.
하지만 내가 속해 있는 글로벌 마케팅 담당은 앞으로 커갈 여지가 많긴 해. 회사가 글로벌하게 많이 진출하려고 하고 있어서 2010년 이후로는 해외호텔이 점점 많아지고 있고, 앞으로 국내에 몇개 호텔 오픈을 마치고 나면 국내보다는 이제는 해외에 오픈하는 호텔들이 더 많아질거야.
그래서 내가 하는 일은 뭐냐면, 국내 호텔에 오는 외국인들이나 아니면 해외 호텔에 대한 일들을 하지. 지금은 해외 호텔에 신경을 많이 쓰지는 못하고 있긴 한데.. 앞으로는 더 신경을 써야지.
큼직 큼직하게 업무 구조는 이해가 된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떤 업무들이 있어? 잘은 모르지만 B2B/ B2C 이렇게 고객 특성에 따라 업무 색이 많이 다를 것 같아.
응 맞어. B2C와 B2B로 나눌 수 있어. 마케팅은 아니지만 B2B세일즈에 대해 말을 하면 5성급 호텔의 경우 각 호텔 체인 (지점) 별로 담당을 해. 그리고 4성급 호텔은 체인을 묶어서 영업을 하고.
더 자세하게 이야기 해주자면, B2B 세일즈는 어퍼업스케일 브랜드인 호텔앤리조트의 경우 각 체인 호텔에서 담당을 해. 각 호텔 점별로. 그리고 업스케일 브랜드(비즈니스 호텔)은 서울에 있는 호텔들끼리는 같이묶어서 영업을 하구. 제주나 지방에 있는 도시 같이 한 지역에 리조트랑 비즈니스 호텔이 같이 들어있는 경우에도 묶어서 세일즈를 진행하기도 해.
판촉은 보통 체인에서 진행을 해서, 내가 속한 HQ에서 직접적으로 하진 않는다고 보면 될 것 같아.
그럼 똑같이 전략도 글로벌도 업무 분장이 나뉘어 있는거야?
아 그런건 아니야. 판촉은 보통 체인호텔 소속이라서 내가 속한 마케팅에서는 본사 차원에서 통합적인 마케팅 업무를 진행하고, 일부 제주호텔이나 부산호텔 같은 경우에는 개별 호텔에 마케팅담당이 따로 있어서 각자 자기 호텔의 마케팅 업무를 담당해.
그럼 내가 만약에 우리 회사 이름으로 너네 호텔 연회장을 예약하려 한다면, 내가 만나는 사람은 해당 호텔 체인의 판촉 담당자 인거네?
보통 그렇지. 그렇지. 그래서 객실, 연회 등 B2B 세일즈는 체인에서 하고, 대신 B2C로 넘어가면 대부분의 세일즈가 실질적으로 마케팅, 그 중 온라인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HQ로 넘어온다고 보면 될 것 같아.
더 깊이 들어가면 연회장을 예약하는 규모에 따라서 소규모에서는 그냥 객실을 예약하듯이 연회예약과에서 연회장 예약을 잡아주지만, 큰 행사 등에 대해서는 세일즈에서 영업활동을 담당한다고 보면 돼. 그래서 B2B 관련해서 객실도 세일즈 하고, 연회도 세일즈를 해. 결혼식이나 행사 등등. 대신 B2C로 넘어가면 마케팅에서 담당을 하게 되지.
호텔에서는 이걸 FIT(Free Independent Traveler)랑 Group 고객으로 나누는데, 예를 들어서 개별적으로 호텔 홈페이지나 booking,com 같은 OTA에서 예약하는 사람들이 FIT이고, 여행사 패키지나 회사에서 보내주는 인센티브 투어 같이 그룹으로 오는 사람들이 있잖아? 그럼 이중에서 FIT도 출장인지 레져인지에 따라서 분류가 되는데 보통 레져 FIT를 마케팅에서 담당하고 이외 출장 목적 개별여행객(FIT)이나 그룹은 판촉에서 담당한다고 보면 돼.
3rd party booking에서는 전통적인 여행사(패키지 여행)가 점점 줄고 OTA (Online Travel Agency)가 굉장히 크고 있어.
OTA?
응응 Booking.com, Expedia 이런 곳들 있잖아, 이런 애들을 OTA라고 불러.
아하! 그럼 OTA 비중이 엄청 높지 않어? Direct Booking은 별로 없을 것 같은데. 나만 해도 여행 갈 때 거의 OTA를 이용하지 직접 하지는 않았거든.
응 맞아. 내부적으로도 OTA 비중을 줄이고 Direct booking을 어떻게 높일지에 대한 고민이 엄청 많아.
왜냐면 OTA로 객실을 팔게 되면, 커미션으로 보통 매출의 15-20%를 줘야하거든. 그러니까, 홈페이지나 어플 같이 우리가 가진 채널을 통한 예약율을 어떻게 늘릴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지. 메리엇이나 힐튼 같은 글로벌 호텔 체인들도 이거에 대한 고민이 굉장히 크구.
그런데 아무래도 OTA는 호텔이랑 다르게 호텔 자체를 운영하는 비용이 안들어가는 대신에 마케팅 비용을 엄청 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우리가 마케팅 파워에 있어서 딸릴 수 밖에 없어. 우리는 현장 직원, 사무직원 인건비나 시설에 대한 관리비 등등 운영비도 많이 들잖아.
그렇구나. 그럼 너네 조직 얘기로 다시 돌아가서… 글로벌 마케팅은 총 몇 명으로 구성되어있어?
응.. 조직이 굉장히 작아서 직책자 (팀장급 이상) 포함 6명 정도 밖에 안돼.
진짜 작네?
응 맞아. 담당 책임자인 과장님 외에 대리님 한 분이 아까 말한 OTA사들이랑 계약을 진행하거나 하는 일을 하시고 최근까지 내가 담당하던 홈페이지에 외국인 타겟 프로모션을 진행하던 것까지 이 분한테 이관되었어.
다른 대리님 한분은 우리 호텔의 해외사무소들을 관리하시는 업무를 메인으로 하고, 나는 최근에 업무가 조금 바뀌어서 홈페이지 관련 업무를 하다가 지금은 GDS라는 예약 채널이랑 관련된 일을 하게 되었어.
그럼 요금은 마케팅 팀에서 정하는 거야?
요금을 우리가 정할 수는 없고, 요금을 정하는 권한은 각 호텔의 세일즈 팀에 있어서. 마케팅 팀에서는 이런 요금에 Value-add해서 패키지로 만드는 작업을 주로 해. 내국인 대상 호텔 패키지 같은 경우에는 호텔 세일즈나 마케팅담당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까지 외국인 패키지는 HQ에서 한번에 진행하는 편이야.
또 이렇게 여러 호텔들을 통합해서 프로모션을 진행하게 되면, 서로 다른 호텔들이지만 같은 브랜드로 묶여져서 일관된 브랜드의 톤앤매너도 전달할 수 있고, 개별 호텔에서 진행할 경우랑 비교해서 가용예산 규모도 커지게 되면서 홍보나 광고에 더 투자할 수 있게 된다는 점도 있어.
그럼 외국인들이 너네 호텔 홈페이지를 열었을 때 이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이나 패키지들을 너가 만드는 거구나?
가끔 체인 호텔들에서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 그렇다고 봐야지. 그래서 시즌 별로 패키지 만들구... 호텔 별로 특성도 다 달라서..
그래서 보통 한 사람이 한 채널을 맡는다고 보면 될 것 같아. 실제로 OTA는 한 선배가 맡아서 전담하고, 나는 홈페이지랑 브랜드 닷컴을 맡아서 진행 했었지. 외국인들 대상으로 패키징 하는 것도 내 업무 중 하나였고.
패키징?
응응. 각 체인 별로 해도 되지만 외국인 패키지는 번역이슈도 있고, 호텔 가용 인력도 부족한 편이라서 HQ에서 한번에 진행을 해. 그리고 HQ이름으로 프로모션이 나가면 탈 수 있는 채널도 다양해져서 좋은 점도 있어.
이게 시즌/호텔 별로 특성이 달라서 은근 일이 많어. 왜냐면 호텔 지점 별로 외국인 비중, 각 국가 별 비중이 달라서 그거에 포커싱 된 프로모션, 패키징을 짜게 되거든.
예를 들어 리조트와 비즈니스 호텔의 리드타임 (편집자주: 예약에서 숙박까지 걸리는 시간, 호텔 업계에서는 얼마나 고객들의 예약을 빨리 받는가에 대한 단위로 사용)이 달라.
리조트 고객들은 예약을 굉장히 미리 예약을 하는데, 비즈니스 호텔 같은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리드타임이 짧지. 오기 바로 직전에 예약을 한다던지 하는 식으로. 이런 특성에 따라서 프로모션 내용이나 시기가 달라져야 하는거지.
오호… 난 국내 호텔을 바라볼 때 차이가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듣고 보니까 다들 다르네.
응응, 그리고 호텔 브랜드별로도 내외국인 비중도 다 달라. 우리 호텔 같은 경우 중국인 비중이 굉장히 높거든.
왠지 너네 입지도 그렇고, 브랜드 이미지도 그럴 것 같아. (웃음)
그래서 요즘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경우에는 중국 시장을 많이 고려할 수 밖에 없어.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본인 그룹 여행객들이 압도적으로 입국을 많이 했는데 환율 문제 등등 때문에 이쪽 시장이 많이 빠지고 대신 지금은 중국 마켓에서 들어오는 물량이 많아 졌지.
중국인이 많이 들어 오니까, 그 쪽으로 포커싱을 하게 되는 상황으로 보는 게 맞는 것 같아. 프로모션 뿐만 아니라 홍보 활동도 많이 하구, 중국에 weibo 채널 오픈해서 홍보 하고 이런 것들.
이를 테면 페루 고객을 데려오기 위해서 백번 프로모션 때리지는 않는 다는 거지?
그렇지 ㅎㅎㅎㅎ 입국객 파이 자체가 워낙 다르니까.
그럼 중국 다음으론 일본인가? 아 그리구 외국인 / 내국인 비중은 어때?
응 일단 일본이 많구, 내국인 비중도 높아. 요즘엔 staycation처럼 꼭 여행을 떠나게 되어서 호텔에 묵게되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가족이나 친구나 연인끼리 하루 이틀 쉬기 위해서 호텔을 찾는 경우도 많아져서. 호텔마다 다르긴 하지만, 제일 객실 수가 많은 소공동에 롯데호텔서울로 따지면 중국인이 20% 이상이고, 중국에 국경절 같은 연휴 기간이고 이러면 30%까지 올라가기도 하구.
주요한 feeder market으로 보면, 중국, 일본, 내국인, 미국, 그외 싱가포르나 대만, 태국, 홍콩 등 동남아시장 이렇게 될것 같아.
미국 비중도 상당히 높네?
그치. 일단 기업체 출장에 더해서 기본적으로 여행을 올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인구가 많으니까.
예상대로인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어서 흥미롭다. 근데 요즘 새로 직무가 바뀌었다고 하지 않았었나?
새로 받은 업무가 있는데, 내가 이걸 잘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Part 1 끝
Part 2 (https://brunch.co.kr/@upside/79)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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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Up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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