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마케팅팀, 2년차, 여자
마케터 (호텔) -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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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요즘 새로 직무가 바뀌었다고 하지 않았었나?
응응 맞아. 일단 이게 뭔지 설명해야 할 것 같은데.. 객실을 판매하는 여러 채널 중에 GDS(Global distribution system)라는 채널이 있어.
GDS? 정확히 무엇을 의미해?
OTA나 호텔 브랜드닷컴과 마찬가지로 호텔을 예약하는 루트 중에 하난데, 원래는 항공사에서부터 시작된 채널이야.
전 세계에 있는 여행사에서 여행사를 찾아온 손님한테 항공을 예약해줄 때 GDS라는 채널을 이용했는데, 요즘엔 인터넷도 각 개인이나 기업에 많이 보급되어 있고 OTA나 호텔 홈페이지 등등을 통해서 쉽게 호텔을 예약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았던 예전에는 보통 여행을 가려면 여행사를 찾았거든.
그러다보니 처음에는 항공 예약에서 시작했는데, 나중엔 관련되서 호텔이나 렌터카 같이 예약할 수 있는 망으로 확장된거지. 레져형 개인고객뿐만 아니라 대형 글로벌 기업들 중 해외 출장이 많은 곳들도 GDS망을 이용해서 호텔을 예약해.
아아 뭔지 알아. 우리 회사에도 여행사처럼 따로 예약 해주고 이런 곳이 있거든. 거기서 쓰는 시스템을 말하는 거구나?
그치그치. 특히 글로벌기업을 대상으로 객실을 세일즈 할 경우에는 우리가 그 지역 지사 사람들이랑 따로 이야기 할 수도 있지만 글로벌 본사랑 특정 목적지나 호텔에 대해서 연간 계약을 하기도 해.
이걸 RFP라고 하는데, 예를 들어서 A라는 회사가 연간 객실을 얼마나 이용할 것으로 예상을 하고 그거에 맞게 계약을 맺는거지.
그럼 그 기업 직원들은 그 목적지로 출장을 가게 되는 경우 우리 호텔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서 예약을 하게 되고, 우리는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저렴한 요금을 주거나 하루에 무료 세탁 몇벌 등등 그들이 좋아할만한 특전을 제공해주는 거야.
물론 이렇게 기업들이랑 RFP를 체결하고 기업들을 대상으로 세일즈하는 업무는 각 호텔 세일즈팀에서 담당하고, 우리쪽에서 각 호텔들이 이런 GDS망을 잘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된 에이전시들과 계약을 체결하거나 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해.
오호 나는 마케팅이라고 해서 방문객, 그러니까 투숙객과 무척 관련있고 밀접하게 어떤 일들을 할 줄 알았는데 생각과 다른 일들이 많구나!
사실 HQ의 마케팅 팀에 있는 사람들은 거의 방문객을 직접 상대로 뭔가를 하는 일은 없다고 보면 돼. 매장이 있는 회사가 다 그렇듯이 운영하는 영업점이 있고, 프론트와 백사이드가 나눠져 있는 거잖아. 그렇게 나눠서 본다면 나는 백사이드의 지원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보면 돼.
손님을 만나서 접객을 하고 할 일은 한번도 없었어.
근데 이런 건 어때? 중국 내방객들의 트렌드나 특색을 파악해서 프로모션을 전개한다던지 하는 일은?
이 부분은 내가 담당하고 있진 않지만 우리 담당 내부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국적별 프로모션은 있지. 전체 국적별로도 특성이 다르고 같은 국적이라도 어느 호텔에 투숙하느냐에 따라서 원하는 니즈가 달라지기 때문에 보통 이런걸 고려해서 해.
프로모션을 짤 때 투숙일수도 굉장히 중요한데, 한번 와서 몇일이나 묵고 가느냐. 이를테면 어떤 국적객들이 평균적으로 3박 이상 투숙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여기에다 타겟팅을 하면서 3박 이상 투숙 시 1박 무료 이런건 아무 의미가 없어.
여행오면, 2일 자고 갈 사람들인데 이런 프로모션은 먹히질 않는 거지. 그래서 그 대신 조식을 준다던지 이런 식으로 각각 여행 패턴에 맞는 프로모션을 제안하기는 해.
다른 경우로는 국적 별로 사람들의 리드타임이 상이하기 때문에 국적별로 마케팅 플랜을 달리하는 경우가 있어. 일본 사람들의 경우에는 리드타임이 길고, 서양사람들은 더 길고~
그치 대부분 유럽 쪽은 휴가 시즌이 정해져 있으니까.
응응 그리고 중국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짧아. 바꾸기도 많이 바꾸고.
오호 나라별로 특색이 다 있구나. 신기하네. 그럼 너의 하루 일과는 어때? 인수인계 받느라 많이 변하고 있긴 할 것 같은데. 그래도 쭉 한번 되짚어 본다면?
요즘엔 GDS 에이전시(GDS representation company)랑 주로 커뮤니케이션으로하고 있고, 올해 12월이랑 1월에 프랑스랑 모스크바에서 각각 진행되는 행사에 참가안을 짜고 있어.
2년차인데도 맡는 역할이 막중하네. 넌 처음부터 글로벌 마케팅으로 입사한거야?
응응. 그렇지. 진짜 신기한게, 나는 호텔에는 학교다닐 땐 특별히 관심도 없었는데 여기랑 다른 호텔 체인에 합격했어. 그 쪽은 리조트 부문이긴 했는데..
네가 워낙 마케팅에 관심도 많고 학회도 한건 알고 있었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던거야?
별다른 이유는 없고, 친한 언니가 (ㅋㅋㅋㅋ) 호텔로 써보라고 했단말이야... 언니는 지금 우리 호텔 세일즈에 있구.
그럼 입사 전에 이야기도 많이 듣구 했겠네?
일부러 찾아 가서 듣고 이런 건 아닌데, 이쪽 그룹사에서 학교로 설명회 왔을 때 내가 너무 일찍 도착해서 상담을 받았거든. 근데 거기에서 언니를 우연히 만난거지. 이야기 하다가 호텔 오라고 이야기도 해주구.
그때 들었던 조언 중에서 기억나는게 있어 혹시? 너도 그래도 뭔가 마음에 들었으니까 호텔로 지원을 했을거 아니야.
음 (ㅋㅋㅋㅋ) 그냥 나쁘지 않다 그랬던 거 같애.(ㅋㅋㅋㅋㅋ)
그리고 들어와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적어도 내가 있는 곳에서는 해볼 수 있는 일이 아직 많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철저하게 보고를 준비하고 어필한다면 이에 대한 수용도가 높다는 점인 것 같아.
놀랍네.. 나름 전통산업이라 루틴한 업무가 많을 줄 알았는데. 인터넷 발달하면서 숙박을 구하는 루트나 홍보 채널 이런게 엄청나게 바뀌기도 하고, 글로벌 체인으로 성장하고 있는 시점이라서 많은 게 달라지나 보구나.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랑 정말 다르다.
호텔도 사실 많이 바뀌어야해. OTA한테 buying power는 빼앗기고 있고, 대체제는 많아지고 있으니까. 아무래도 오래된 산업이다 보니까 기술이라던지 트렌드에 둔감했었는데, 이제 호텔들도 IT도 많이 접목을 시키고,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려 하고 있지. 우리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말 나온김에 궁금한데 airbnb라던지 데일리호텔 이런 것들이 주목을 많이 받고 있잖아. 실제로 호텔 체인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생각해?
음.. 먼저 OTA 부터 이야기를 하자면,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어.
데일리 호텔은 매일 매일 남는 방을 팔아주는 건데, 알다 시피 항공편 좌석, 영화관 티켓처럼 우리가 파는 객실이라는 것도 팔지 않고 남으면 재고가 싸이는게 아니니까 염가라도 파는 게 좋을 경우도 있지. 그치만 데일리 호텔을 통해서 오는 손님들은 보통 진짜 그날의 방을 싼 값에 구하려는 거지 브랜드에 연연하지 않는 고객들이라 로열티가 높지 않아.
그래서 너무 데일리호텔 같은 채널에 의존하게 되면 호텔에 로열티 낮은 고객이 많아지고 가단가도 점점 낮아지겠지.
Airbnb 같은 경우는?
Airbnb는 솔직히 아직 모르겠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법적이슈가 걸려 있는 부분이 있는 것도 같구,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그렇게 크게 호텔 산업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 라고 보기도 어려운 것 같아. 일단은 뉴욕이나 파리처럼 주요 touristic 도시들은airbnb한테 마켓을 빼앗기고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 정도 까진 아닌 것 같아.
내가 하는 업무 중에 호텔 산업 리서치도 있는데, 리서치 하면서 살펴본 내 의견은 airbnb랑 호텔이 주는 가치가 다른 것 같아. 올해 나도 휴가를 가면서 일부러 예약을 전부 airbnb로 해서 이용해봤는데, 호텔이랑 겹치는 시장이 있을 수는 있으나 완전한 대체제는 아닌 것 같아.
예를 들어 호텔을 가려고 하다가 예산이 어렵다던지, 새로운 것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갈 수 있겠지만, 호텔 손님이 요구하는 needs랑 airbnb가 제공하는 가치랑 조금 다른 것 같아. 아무리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한다고 해도 서비스 퀄리티 측면에서 본다면 많이 다르지. 호텔 체인은 단순히 방만 제공하는게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니까.
근데 airbnb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라는 건 표준화도 되어 있지 않고, 하물며 이 사람이 침대보를 늘상 빨았는지 아닌지 알 수가 없잖아. 어떻게 검증을 할거야. 반면 호텔은 그런 모든 것에 대해서 검증을 하고 중시를 하니까.
이런 측면도 있고, 방문 목적을 크게 출장과 레저라고 본다면 출장 물량에 있어서 airbnb도 최근 들어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기업이나 단체에서 RFP(Request for Proposal)가 뜨면 우리가 제안서를 쓰게 되거든. 어떤 방을 어떤 특전이랑 같이 얼마에 제공하겠다 이런 식으로.
airbnb도 이런 기업체 시장에 진출하려고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런데 내 사견으로는 기업들에서 필요로 하는 니즈나 내거는 문제는 거기서 내거는 조건들을 airbnb가 맞추기도 조금 어려울 것 같다는 느낌? 호텔에 비하면 서비스의 차원이 다를 수 밖에 없으니까.
마지막으로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 airbnb에서 내거는 local 경험, 호스트와의 교류 같은 것들이 정형화되고 표준화되기 어렵기 때문에 한계가 있는 것 같아. 내가 방문하는 그날 호스트의 컨디션, 내가 고른 방에 따라서 모든 게 달라질 수 밖에 없는 거잖아.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한계가 있을 수 있겠다 생각을 했지.
Part 2 끝
Part 3 에서 계속 됩니다.
https://brunch.co.kr/@upside/80 (Part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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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Up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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