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주 Jul 10. 2024

요즘 일상


여름이라 해가 일찍 떠 빨리 날이 밝아지자 아이도 덩달아 빨리 일어나기 시작했다.


함께 간단한 아침을 챙겨 먹고

어린이집 등원을 준비하는 시간.


직장을 출근할 때보단 여유로운 아침이긴 하지만

이것도 적응됐는지 괜히 마음이 바쁘다.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면 친한 지인을 만나

커피 한 잔에 수다를 떨기도 하고


홀로 도서관에 가 책을 빌려와 읽기도 한다.


청소는 간단히.

식사도 간단히.


미니멀라이프로 얻어낸 일상의 단순함은

나의 자유시간을 충분히 챙길 수 있게 해 준다.


하원을 하는 아이의 손을 잡고

여기저기 놀러 다니는 나의 오후.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노는 아이의 미소를 보면

아 이거 보려고 내가 직장을 때려치웠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둘이 집 앞에 빵집에 들러

아이의 음료수 한 잔

나의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이런저런 수다를 떠는 시간마저

그저 즐겁다.



맞벌이를 포기하며 얻은 시간.




시간을 얻은 대신 잃은 나의 월급.




어느 것 하나 잃고 싶지 않지만

모든 것을 얻기엔 힘든 게 요즘의 사회다.


직장이 없는 지금이 너무 좋아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마음에

남편의 월급을 소중히 다루기 시작했다.


어느 것 하나 함부로 사지 않고

절약과 낭비 없는 삶을 유지하는 지금.



소중한 시간을 오래도록 유지하고 싶어

아끼고 아낀 그 돈을

열심히 책을 읽어 배운 것들로 재테크를 한다.


늘 멈춰있는 것 같은 내 일상이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잉여인간 같은 내 삶이지만



보이지 않는

조금씩 조금씩 쌓아가는 노력이 있다.


배당금이든 뭐든 간에 결과로

나의 노력들이 보일 때

아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건 아니라고

응원받는 기분이 든다.



직장 없는 삶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을 노력하고 있는 요즘.



아이가 커나가는 모습을 함께 할 수 있음에

남편의 일을 응원해 줄 수 있음에


그 모든 것에 참 고마울 뿐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