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총’ 살래, ‘장전된 총’ 살래 (Empty or loaded?)
캐나다 시민으로서, 캐나다의 평화로운 번영을 바라는 충심으로 이 글을 쓰고 언론에 기고했습니다. (채택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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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름부터 틀려먹었다.
아마도 이 사업, CPSP (Canadian Patrol Submarine Project, 캐나다 순찰 잠수함 사업)을 시작할 즈음의 캐나다는 ‘살벌한’ 각자도생의 세계가 되어버린 지금과 달리 평화로운 시절의 해안 경비 수준의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Patrol(순찰/정찰)은 적의 동태를 살피고, 밀입국이나 불법어로를 감시하는 ‘경찰(Police)’의 개념이다. 냉전 종식 후 평화로웠던, 미국의 안보 우산 아래서 평화를 구가했던 지난 30년의 유물이다.
현실은 달라졌다. 북극해는 이제 러시아의 핵잠수함이 노니는 앞마당이 되었고, 중국은 태평양을 넘어오고 있다. 최우선 우방이었던 미국도 캐나다의 뒤통수를 세게 후려쳤다. 현실을 가두고 있는 이 사업의 명칭(naming)부터 재정의가 필요하다. 지금 캐나다에 필요한 것은 경비원(Patrol)이 아닌, 전사(Warrior)다. 도둑잡는 순찰차가 아니라, 적의 본토를 타격할 수 있어서 아무도 감히 캐나다를 건드리지 못하게 하는 전략 무기가 필요하다. 이 사업은 CSSP(Canadian Strategic Submarine Project, 캐나다 전략 잠수함 사업)으로 개념이 격상 되어야 한다.
정찰(Patrol)하러 다니는 잠수함이 아니라, 적을 타격하고 전쟁을 억제(Deterrence)하는 전략 자산'으로의 전환
그리고 그 유일한 해답은 한국산 KSS-III이다
2. 독일 티센크루프(212CD)에는 ‘수직발사관’이 없다.
전세계 모든 나라들이 그러하듯, 대부분의 캐나다인들도 독일제를 선호한다. 마치 벤츠나 BMW를 동경하듯 '독일제 엔지니어링'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있다. 사실 그들은 잘, 고급스럽게 만들 줄 안다. 하지만 세상은 변하고 선두는 바뀐다. 그리고 그들이 간과한 치명적인 사실이 있다.
티센크루프는 훌륭한 '대장장이'다. 그들은 매끈한 선체와 조용한 엔진을 만들 줄 안다. 하지만 그게 전부다. 현재 독일이 제안하는 Type 212CD 설계도에는 물 밖으로 미사일을 쏘아 날려 보낼 수 있는 수직발사관(VLS)이 존재하지 않는다.
Sub-Harpoon 등의 미사일을 쏠 수는 있다. 하지만 오직 함수에 있는 533mm 어뢰발사관을 통해서만 무기를 발사하므로 캡슐에 씌우거나 미사일의 크기(직경)가 533mm로 제한되는 약점이 있다. 즉, 파괴력이 약하고 사거리가 짧은 전술 미사일밖에 못 싣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크기와 화력에 물리적 한계가 명확하며, 적의 내륙 깊숙한 벙커를 부수는 굵직한 탄도미사일 탑재는 절대 불가능하다.
물론 독일측에서 "설계를 변경해서 VLS 섹션을 넣어줄 수 있다”고 할 수도 있으나, 이는 검증되지 않은 설계 변경으로 비용 폭등과 납기 지연의 주범이 될 수밖에 없다.
한화오션의 KSS-III(도산 안창호급)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수직발사관(VLS)을 탑재한 디젤 잠수함이다. 10개의 셀을 통해 SLBM(현무-IV-4)과 순항미사일(천룡)을 쏘아 올린다. 어뢰관으로 쏘는 것이 '소총'이라면, VLS에서 쏘는 것은 '대포'다. 한국이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다.
2. 발사관이 있어도 쏠 미사일이 캐나다에는 없다
현재 캐나다 해군은 잠수함에서 쏠 수 있는 미사일 재고가 '0(Zero)'이다. 오직 미국제 중어뢰(MK48)만 보유하고 있다. 잠수함을 독일제 티센크루프에서 산다면, 그 안에 채울 탄약은 라인메탈(Rheinmetall) 같은 또 다른 회사에 가서 줄을 서야 한다. 잠수함의 존재 이유인 어뢰, 기뢰, 미사일 같은 '화약'은 그들(티센크루프)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중에 미사일을 쏘고 싶다면 따로 사서 별도의 비용을 들여 통합(Integration)해야 한다. 미사일 제조사인 미국이 소스코드를 열어주지 않거나 엄청난 비용을 요구할 경우,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현 정세를 보건대 눈 앞의 불을 보듯 너무 뻔하다
이것이 평시에는 문제가 안 된다. 하지만 지금은 전시(Wartime)와 다름없는 신냉전 시대다.
이 지점에서 한국의 경쟁자, 한화의 '토탈 솔루션'이 등장한다. 그들의 필살기는 "미사일도 우리가 줄게 (The Full Package)”. 한화는 잠수함(한화 오션)과 포·미사일(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디펜스), 탄약 전체 공급망(한화코퍼레이션)이 한 몸인 기업이기 때문이다. 한국 재벌기업들의 수직계열화가 여기서 빛을 발하게 될 줄이야.
3. 이름에 답이 있다.
여기서 한국의 경쟁자, ‘한화(Hanwha)'의 이름을 주목해야 한다. 캐나다인들에게 한화오션은 그저 '배 만드는 조선소'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이름의 어원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한화(韓火)의 이름은 “한국 화약(Korea Explosives)”에서 왔다. 이 직관적인 이름을 보라!
Korea Explosive!
이 회사의 뿌리는 조선업이 아니다. 1952년 전쟁의 폐허 속에서 "다시는 내 나라를 지킬 총알이 없어 남에게 손 벌리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다이너마이트를 국산화하며 시작된, DNA 자체가 '화력(Firepower)'인 기업이다.
한화는화약 원료부터 탄두, 퓨즈, 추진제까지 자체 생산한다. 공급망 끊김은 상상할 수도 없다. 독일이 "미사일은 다른 회사 가서 알아보라"고 할 때, 한국은 "방금 배에 실었습니다"라고 답할 것이다.
이것이 게임의 판도를 바꿀 결정적인 차이(Game Changer)다. 한국의 제안은 단순히 잠수함(Platform)을 파는 것이 아니다. 한화오션이 잠수함을 건조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그 잠수함에 들어갈 미사일, 어뢰, 전투체계, 그리고 유지보수에 필요한 모든 부품을 '수직 계열화(Vertical Integration)' 하여 패키지로 제공할 수 있다.
수직 계열화 되어 있는 기업의 특성 상 한화는 잠수함 계약과 동시에 제안 가능한 미사일 라인업이 있다. VLS에서 발사되어 500~1,000km 이상 날아가 지상 목표물 창문까지 정밀 타격할 수 있는 '한국형 토마호크' 천룡(Chonryong) 순항미사일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유일하게 비핵국가가 운용 가능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현무-IV-4를 탑재할 수 있다. 더군다나 연간 155mm 포탄 30만 발 이상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어서 캐나다 육군의 탄약 부족 문제까지 현지 공장 설립을 통해 해결해 줄 수 있다.
독일은 이 지점에서 무력하다. 티센크루프는 이런 제안을 못 한다. 그들은 미사일을 안 만드니까.
한국은? 배송비 포함, 총알까지 꽉 채워 보낸다.
4. 뒤통수 안 치는 혈맹
한국, 이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한국은 70년째 정전 중인 전쟁 국가로, 매일 북한이라는 실체적 위협과 마주하며 그들의 도발에 매일 실전 데이터를 쌓으며 무기를 다듬고 있었다. 한국은 '계획'하는 나라가 아니라 '생산'하고 있는 나라다. 더군다나 수십년간 Team Spirit나 Key Resolve 같은 대규모 한·미 훈련으로 NATO 호환성까지 입증했다.
또한 한국전쟁 당시 참전한 2만6천의 캐나다군의 헌신과 5백여명의 전사자의 피로 자신을 지켜줬던 그 은혜를 잊지 않고 보답할 준비가 되어 있다. 한국은 무역과 방산에서 신뢰를 최고로 중요시 하는 국가이다. 역사적으로 남의 나라를 침략해 본 적도, 뒤통수를 쳐 본적도 없는 신뢰 국가이다. 약속 지키는 걸 전세계가 증언한다. 유럽·북미·아시아가 각자도생해야 하는 지금, 어제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될 수 있는 이 무법의 시대에 한국은 캐나다와 피로 맺은 혈맹이자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무역 파트너이다.
5. 결론: No Ammo, No Piece
캐나다 연방 정부가 드디어 지갑을 열어 자국 방위에 돈을 좀 쓸 모양이다. 무려 60조 원에서 최대 80조 원이 오가는, 캐나다 국방 역사상 가장 거대한 쇼핑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건 단순한 '잠수함 쇼핑'이 아니다. 캐나다의 내륙 방어, 제조업 부흥, 심지어 우크라이나 같은 탄약 위기를 피하는 생존 전략이 걸려 있다.
'독일의 명품' 티센크루프(TKMS)와 '동북아의 신흥 강자' 한국의 한화오션으로 후보가 압축되었다.
잠수함이라는 '기계'를 살 것인가, 아니면 전쟁을 끝낼 '화력'을 살 것인가?
캐나다가 정신을 바짝 차리길 진심으로 바란다. 물론 성능이니, 가격이니, 납기니 여러가지 고려할 점이 많다. 하지만 잠수함은 럭셔리 요트가 아니다. 적을 죽이지 못하는 잠수함은 수조 원짜리 강철 관(Coffin)일 뿐이다. 북극해 얼음 밑에 숨어 있다가 수직으로 미사일 10발을 동시에 꽂아 넣을 수 있는 능력, 이것만이 러시아와 중국, 심지어 미국까지도 멈칫하게 만드는 진정한 억제력(Deterrence)이다. 독일제 212CD는 죽었다 깨어날 때까지 이 일을 해낼 수 없다.
빈 총(Empty Gun)을 살 것인가, 장전된 총(Loaded Gun)을 살 것인가? 아직도 고민중인가? 답은 ‘한화(Korea Explosive)’라는 이름 속에 이미 있다고!
No Ammo, No Piece. 탄약이 없으면 평화도 없다. 이것이 내가 첫 번째로 드리는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