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em 01.
매일 아침 일어나서 침대를 정리하고 나면
하루의 첫 번째 과제를 완료한 사람이 된다.
작은 뿌듯함을 얻고 나면 그다음 과제를 할 용기가 생긴다.
<꾸준히, 오래, 지치지 않고> 하지현
얄미운 시작의 무게
작은 성취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큰 성취가 되어있다고 혹자는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작은 성취가 얼마나 잡기 어려운지, 손을 넣어 단번에 잡고 싶지만 애석하게도 요리조리 잘만 피해 다닌다. 몇 번이나 씨름하다 약이 올라 내팽겨 쳐버리기 일쑤이다. 어느 날은 잡았다 싶었지만, 기쁨도 잠시 내일이나 모레가 되면 다시 내 손아귀를 벗어나 있다. 참으로 허탈하기 짝이 없다. 이래서 언제 다음 과제, 그다음 과제, 큰 성취까지 도달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헬스장을 다녀 본 사람은 알 것이다. 피트니스 센터에서는 수많은 중량을 밀거나 당기면서 몸의 근력을 키우는 운동을 한다. 속도나 무게를 점차 올려 나가는 운동기구를 통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야, 비로소 원하는 몸매나 에너지를 얻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땀을 흘린 횟수만큼 변화가 다가오리라는 것을. 하지만 센터의 입구에 발을 들여놓는 것 자체만 생각하면 벌써 힘들다.
PT선생님의 것도 아니고,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바로 내 몸이건만, 나 자신에게 좋은 일인데 왜 시작도 전에 포기하거나, 미루거나, 두려워하는 것일까. 아마도 시작이라는 말의 무게는 내가 생각하는 무게만큼 책정되는 것 같다. 어쩔 땐 한없이 가벼웠다가도, 또 어쩔 땐 아직 나에겐 너무 무거운 무게로 느껴진다. 그래서 시작의 무게를 균형 있게 조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시작의 무게가 깃털만큼 가벼운 어느 날, 바닥에 놓인 바벨을 잡아 엉덩이 높이까지 들어 올리는 데드리프트 운동을 했다. 웨이트 트레이닝 운동을 할 때 필수 기초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운동이다. 다리와 엉덩이 근육의 숨어있는 힘을 헤집고 찾아 바벨을 들어 올린다. 그제야 비로소, 시작이라는 단어가 움켜쥔 손끝으로 느껴졌다. 분명 깃털이었는데 깃털이 아니었다. 시작의 무게가 바벨의 무게로 전환된 순간이었다. 이때 만난 것이 용기다. 그제야 알게 된다. 그 순간, 내가 들어 올린 건 바벨이 아니라, 망설이던 내 마음의 무게였다는 것을.
마음의 무게와 용기는 반비례
용기란 땅을 지지하고 발로 밀면서 들어 올리는 데드리프트와 같다. 그러나 비단 데드리프트 외에도, 한 발 한 발 내디뎌야 하는 달리기나 물살을 팔로 밀어내는 수영 등 그 어떤 운동도 한 동작 한 동작 용기가 필요하다. 처음엔 어떻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 채, 불안과 걱정과 호기심을 가득 안은 채 시작이라는 험난한 과제에 뛰어들게 된다. 그리고 나날이 조금씩 도착 지점을 향해 나아가며 개인의 목표를 성취한다. 작은 성취들 말이다. 그렇게 용기는 태어나는 것이 아닐까.
이런 작은 몸짓 하나에도 용기가 필요한데 하물며 취업, 결혼, 사업 등 굵직한 인생의 도전들은 얼마나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걸까. 당장은 어려워 보여도 분명한 것은 있다. 작은 성취가 반복될 때, 용기도 그 수만큼 반복되고, 작은 성취의 몸집이 커지면, 용기도 몸집이 커진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일상부터 용기로 채워나가는 연습을 해야 하는 이유다. 아침에 5분만 더 자고 싶은 마음에 알람을 끄지 못할 때, 쌓여있는 집안일에 손이 가지 않을 때, 새해에 다짐한 금연이나 다이어트 목표가 희미해졌을 때, 새로운 취미에 도전하기 두려울 때 등등 작은 과제들은 너무나도 많다. 하물며 깊숙이 넣어두었던 일기장을 다시 펴는 것도 용기가 필요하다.
과제라는 단어가 하루를 지배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럴 땐 자신만의 언어로 바꿔보자. 예를 들어, 게임이라고 생각해 보자. 만보 걷기가 최종 보스라면, 퀘스트 1: 신발 신기, 퀘스트 2: 나가서 걷기, 퀘스트 3: 퀘스트 1,2를 3회 반복하기가 될 수도 있다. 퀘스트를 깰 때마다 용기는 자연스레 찾아올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단어를 붙여도 좋고, 칭찬스티커를 주어도 좋다. 그 어떤 방식이든 자신만의 용기가 나타나는 과정을 온전히 느껴보자.
저자가 말한 아침 침대 정리라는 사소한 행동을 통해, 하루가 시작되었음을 자신에게 선포하면 나는 이미 용기 있는 사람이 된 것이다. 우리는 분명 알고 있다. 아직 겪어보지 못한 새롭고도 불확실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지만, 하나씩 하나씩 작은 성취가 쌓일수록, 앞으로 용기가 점점 더 많이 성장하리라는 것을. 그리고 감당할 수 있는 마음의 무게도 함께 자란다는 것을 말이다. 다만, 스스로 나는 용기가 없는 사람이라고만 말하지 않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