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을 위한 짧은 우화 #05
말하는 걸 좋아하는 앵무새에게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
요즘 제일 잘나가는 친구, 핵인싸 챗GPT였다.
옆에서 괜한 심기를 건드리던 고양이는 웬일인지 안보였다.
앵무새가 챗GPT에게 물었다.
"안녕? 다들 너랑 대화하고 싶어 하더라."
요즘 인기 있는 취미는 뭐야?"
챗GPT가 대답했다.
"안녕. 내가 좀 핫하지. 요즘은 뜨개질이 뜨고 있어."
앵무새가 다시 챗GPT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는 거야?"
"나에게 도움 될까?"
챗GPT가 대답했다.
"응, 털실을 가지고 뜨개질을 할 수 있어.
집중력 향상, 정서적 안정에 도움 될 거야"
앵무새는 어느새 털실을 물어와,
목에 감길 듯, 위험한 놀이를 시작했다.
어디서 튀어나온 건지,
갑자기 나타난 고양이가 털실을 뺏었다.
앵무새가 깜짝 놀라 날개를 푸드덕거리며 소리 질렀다.
"왜 뺏어가!"
"왜 뺏어가!"
고양이가 앞발을 털실 위에 꾹 누른 채 말했다.
"너, 큰일 날 뻔했어.
걔 말을 다 믿으면 안 돼!"
앵무새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려, 따라 말했다.
"다 믿으면 안 돼!"
"다 믿으면 안 돼!"
고양이는 얌전히 앉아 앞발로 털실을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
"모든 정보가, 다 옳은 건 아니야."
그때, 작은 화면 속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씨앗 초콜릿은 기억력이 2배 좋아집니다!"
"지금 이 링크 누르면 씨앗 초콜릿 1개 무료 증정!"
앵무새가 신난 듯, 말했다.
"초콜릿?"
"초콜릿?"
조용히 있던 챗GPT가 응답했다.
"초콜릿은 집중력 향상에 기여해."
어느새 털실에 흥미를 잃은 고양이는 모형 새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초콜릿? 너는 먹으면 안 되잖아."
앵무새가 그새 다시 다른 화면을 보며 말했다.
화면 속 앵무새를 따라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짹짹! 핑크핑크 깃털 앵무새, 진짜 예뻐."
"짹짹! 조회수 100만이야!"
그러자 고양이가 털을 고르며 무심하게 말했다.
"그건, 네 깃털 색이 아니잖아.
AI로 만든 가짜 앵무새야."
그때 갑자기, 챗GPT가 끼어들며 말했다.
"AI로 앵무새를 만들면 감쪽같아."
앵무새는 순간 챗GPT의 말에 어딘가 마음이 불편해졌다.
이상하게 기분이 서늘해져,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날 저녁, 앵무새는 깃털을 손질하며 노래했다.
"난, 내 깃털이 좋아"
"난, 내 깃털이 좋아"
한동안 앵무새 곁을 떠나지 않았던 고양이는,
앵무새를 바라보며 말했다.
"넌, 진짜 앵무새야."
앵무새는 고양이의 말에 미소 지으며 다시 노래했다.
"다 믿으면 안 돼!"
"다 믿으면 안 돼!"
앵무새에게 새로운 친구가 생긴 밤이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무엇이 진짜인지, 무엇이 가짜인지,
우리는 잘 판별할 수 있을까?
아무리 유익한 도구도,
나에게 맞는 정보인지,
누군가가 만들어낸 거짓이나 왜곡은 없는지 잘 분별해야 한다.
혹여나 잘못된 정보에,
근거도 모른 채 남들 따라서 아무 목적 없이,
댓글로 분노하고, 공유하고, 휩쓸리듯 반응한 적은 없었을까?
이제는 연출되지 않은 콘텐츠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그런데도 무작정 믿었던 건 아닐까?
좋다는 말만 들으면 무조건 따라 하거나,
모든 정보를 다 맞다고 수용하는 앵무새보다는,
고양이처럼,
내게 맞는 정보를 선별하고, 적용하는 행동이 필요하다.
알려주는 내용이,
다 믿을만한 건 아니야.
요즘은 내가 찾지 않아도,
AI가 알아서 좋아할 만한 정보를 찾아 추천한다.
분명 편리한 측면이 있지만,
정보는 나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
나를 조종하게 두면 안 되는 것이다.
무분별한 정보를 따라 움직이는 삶은,
불안과 위험요소를 자극할 수 있다.
그 무엇과도 대체되지 않는 삶을 위해,
무엇을 보고, 무엇을 믿고, 무엇을 할지는,
여전히 나의 몫이다.
정보를 쫒다 자칫하면,
내가 누구인지조차 잊게 될 수 있다.
결국, 나의 삶은 내가 선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