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시타 겐지, <서점의 일생> -
"가게를 지속한다는 것은 결승점이 없는 마라톤과 같다. 달릴수록 쾌감을 느낄 때처럼 기분 좋을 때도 있고, 괴롭고 괴로워서 견딜 수 없을 때도 있다."
- 야마시타 겐지, <서점의 일생> -
서른 살의 남자와 서른여덟 살의 여자가 작은 책방에 있다. 책방을 손님으로 찾은 남자와 책방을 운영하는 여자다. 그는 가방을 의자에 내려놓고 천천히 책을 살핀다. 그녀는 그의 행동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노트북을 들여다보고 있다. 삼십 분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그는 그녀에게 묻는다.
“책 한 권 추천해주시겠어요?”
“직접 읽으실 건가요, 선물 하실 건가요?”
“제가 볼 거요.”
“원하시는 장르나 키워드가 있으세요?”
“아니요.”
“독립출판물도 괜찮으세요?”
“네, 저도 출판물 준비하고 있거든요.”
“아, 그러세요? 최근에 본 독립출판물이 뭐예요?”
“독립출판물 사본 적이 없어서. 오늘 처음 사보러 온 거예요. 뭐가 제일 잘 팔려요?”
그녀는 뭐라 할지 몰라 잠시 머뭇거린다. 그녀가 채 대답하기 전에 그는 보채듯 다시 묻는다.
“그런데 사장님은 안계세요?”
“네? 제가 운영자인데요.”
“아, 죄송해요. 알바인 줄 알았어요.”
“하하, 아니에요. 가끔 그런 소리 들어요.”
“되게 어려보이는 데...”
언짢은 기색을 비쳐야할지 고맙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는 그녀다.
“이런 거 하려면 얼마나 드나? 홍대라서 비싸지 않나..”
“뭐 자리마다 다르죠. 월세가 백만 원 아래도 있고 천만 원 넘는 것도 있고.”
“이런 거해도 먹고 살 수 있나..”
“먹고 사니까 하지. 그리고 책방 안 해도 먹고 살 수 있고.”
자신보다 어리다고 생각해 반말을 하는 걸까 혼잣말을 하는 걸까 모르겠다. 그녀도 언짢은 기색을 비치며 똑같이 반말을 했다.
“제가 책 내면 받아주실 거죠?”
“모든 출판물을 다룰 수 없어서요. 이메일로 주시면 검토하고 연락드려요.”
“안 받기도 하나요?”
“그럼요.”
“왜요?”
“책방과 안어울리거나 제 취향이 아니면 안 받기도 하죠.”
“제 책은 잘 팔릴 텐데요.”
“하하, 모두가 처음엔 그렇게 생각해요.”
“제 책은 다를 거예요.”
“하지만 일 년 넘게 한 권도 안 팔리는 책이 허다해요.”
그녀는 그가 책을 안사도 좋으니 얼른 책방에서 나가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저도 책방이나 하면서 글이나 쓸까 봐요.”
“글 많이 쓰시나 봐요.”
“이제 써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