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일기] 용기가 아니다

나혜석, 《꽃의 파리행》

by 구선아

“그만큼 동경하던 곳이라 가게 된 것이 한없이 기쁘지만 내 환경은 결코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내게는 젖먹이 어린아이까지 세 아이가 있고 오늘이 어떨지 내일이 어떨지 모르는 칠십 노모가 계셨다. 그러나 나는 심기일전의 파동을 금할 수 없었다. 내 일가족을 위하여, 나 자신을 위하여 드디어 떠나기를 결정하였다.”

- 나혜석, 《꽃의 파리행》


사람들은 내게 용기 있다는 말을 종종 한다. 회사를 그만둔 것도, 학교에 간 것도, 책방을 연 것도, 가끔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것도.


하고 싶은 일은 일단 무턱대고 해본다. 그렇다고 내가 돈을 많이 벌어두었거나 에너지가 많아서 진짜 용기가 충만해서가 아니다. 단지 나를 위해서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일 뿐이다. “아, 그때 해볼걸.”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나서 “이게 아니었네.” 혹은 실패했어도 “그래도 재밌었지.”라고 돌아보거나 “운이 없었어.” 핑계를 대보는 게 나에겐 나았다.


그리고 가끔은 돈을 못 버는 일이 돈 버는 일을 가져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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