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경,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
“나를 둘러싸고 있는 집은 적당히 아늑했고, 곁에는 숙면을 돕는 캐모마일 티 한 잔이 있다. 내일 출근 준비는 모두 마쳤고, 아침 식사도 바로 먹을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깊은 밤, 조용한 휴식을 방해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신미경,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
많은 사람이 시간과 돈을 바꾼다. 나 역시 그랬다. 내 시간을 팔아 돈을 벌었다.
그리고 그 돈으로 다시 나의 시간을 사려했다. 택시를 타고 휴가를 가고 쇼핑을 했다. 그렇다고 남들만큼 펑펑 돈을 쓰지도 못했다. 불안했으니까. 그냥 매일이 불안한 삶이 싫어 회사를 벗어났다. 회사를 다니며 일과 관련한 루틴은 많았다. 출근하자마자 마시는 커피, 출근 후 퇴근 전 꼭 한번 다시 체크하는 이메일, 잠들기 전 내일 해야 할 일을 메모하는 것 등. 돌이켜보니 나를 위한 루틴은 없었다.
야근이 없는 날이면 꼭 누군가와 약속을 정하고 꼭 뭐라도 하고 집에 가던 그 시절과는 달리 지금의 나는 나도 모르게 루틴이 생겼다. 아침에 일어나 마시는 한 잔의 물, 집을 나서기 전 책 한 권을 고르는 일, 책방에 오자마자 오늘의 음악을 고르는 일.
루틴은 안정적인 하루를 만든다. 나의 튼튼한 하루가 쌓여 나의 튼튼한 삶이 될 것이다. 나를 위한 작은 행복은 내가 만드는 것이다. 따뜻한 차 한 잔, 좋아하는 음악 한 곡, 저녁 식사 후 잠깐의 동네 산책, 잠들기 전 읽는 책 몇 페이지. 사소한 행복으로 하루 곳곳에 녹여보자. 사소한 것이 더 큰 마음을 가져올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