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일기] 자신을 보여주려는 욕망

기타다 히로미스 외, 《꿈의 서점》

by 구선아

“책은 고상한 것이 아니고, 오히려 그 반대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눈앞의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게 아닐까 하고 말이죠.”

- 기타다 히로미스 외, 《꿈의 서점》


책은 고전적 가치에서 벗어나고 있다. 아니 벗어났다. 지식인들의 전유물이었던 시대를 넘어 지식과 정보, 자기성장을 위해 붙잡았던 시대를 지나 고상함을 벗었다. 많은 사람이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이 중요하다 말하지만 정작 책을 읽는 사람도 횟수도 줄어들고 있다. 이 세상엔 너무 볼게 많고 할게 많으니까 책 읽기까지 순서가 돌아가지 않는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인스타그램엔 점점 책 사진이 많아지고 점점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아졌다. 그렇다고 그들 모두가 책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그 중엔 책을 전혀 사지 않거나 읽지 않는 사람도 많으니까. 자신을 보여주기 위하 책을 사고, 읽고, 쓰는 시대가 된 것이다.


자신을 보여주고 싶은 욕망은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나 역시 돌이켜보니 불안과 욕망 사이 어느 경계에선가 책 읽기와 글쓰기가 시작되었다. 내가 책을 읽기 시작한건 미래에 대한 불안이었고 글을 쓰기 시작한건 나에 대한 불안이었다. 더 많이 책을 읽으려 노력한건 더 나은 삶을 위한 욕망이었고 더 많은 글을 쓰기 시작한건 새로운 삶에 관한 욕망이었을지 모른다. 책이 나에겐 불안과 욕망을 채워주는 아편과도 같다.


그러나 욕망을 쫓아 책을 읽고 쓰며 나는 이제야 불안하지만 부끄럽지 않고, 불안정하지만 불편하지 않고, 불완전하지만 자유스러워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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