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일기] 독서와 걷기

하정우, 《걷는 사람, 하정우》

by 구선아

“독서와 걷기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인생에 꼭 필요한 것이지만 ‘저는 그럴 시간이 없는데요’라는 핑계를 대기 쉬운 분야라는 점이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하루에 20쪽 정도 책 읽을 시간, 삼십 분 가량 걸을 시간은 누구에게나 있다.”

- 하정우, 《걷는 사람, 하정우》


하정우라는 배우를 좋아한다. 하지만 그가 책을 출간했다는 소식을 듣고 인지도와 인기도에 기댄 신변잡기의 글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책방 독서모임에서 한 참가자가 인생 책으로 꼽은 것을 보고 너무 궁금해 집으로 가는 길에 책을 주문했다. 티베트어로 인간은 ‘걷는 존재’ 혹은 ‘걸으면서 방황하는 존재’라는 설명에 가슴이 뻐근해졌다.


나는 운전을 하지 않기 때문에 집 밖을 혼자 나서면 하루 30분은 거뜬히 걷는다. 20대 때 횡단보도를 건너다 교통사고를 당한 후로 운전에 대한 공포가 무럭무럭 자라나 두려움의 줄기가 아직도 뻗어나 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나는 귀찮음이 많지만 소풍, 산책, 여행 이런 것들을 좋아한다. 걸으면서 느껴지는 바람, 냄새, 공기가 좋다. 나는 낯선 나라에 가도 배낭 여행자처럼 여행한다. 택시나 렌터카보단 대중교통이나 걷기를 택한다. 오사카 여행에선 하루에 7만보를 걷기도 했고 다낭 여행에선 하루 2~3만보는 기본이었다. 걷는 걸 좋아하는 건지 걸을 수밖에 없는 건지 걷기를 통해 이루는 결과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매일 걷는다. 매일 다른 발을 내딛는다. 매일 그렇게 걸어 나간다. 비록 지금은 볼품없고 하찮은 나인 것 같아도 걸으면 걸어 나가는 만큼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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