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일기] 누군가의 죽음

김상욱, <떨림과 울림>

by 구선아

"누군가의 죽음으로 너무 슬플 때는 우리 존재가 원자로 구성되었음을 떠올려보라. 그의 몸은 원자로 산산이 나뉘어 또 다른 무엇인가의 일부분이 될 테니까."

- 김상욱, <떨림과 울림>


누군가의 죽음.

누군가에겐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세상은 아무렇지 않게 떠들어 댄다. 죽음을 생중계하듯 죽음의 이전부터 서사를 붙여 전하는 것은 물론 온갖 추측과 상상이 난무하다. 믿기 어려운 건 그 죽음을 비아냥대는 사람들도 생겨난다는 것. 설령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누군가의 죽음에 대한 애도는 매우 정상적인 반응인데 애도까지도 비꼬는 마음은 뭘까.


누군가의 죽음으로 다시 한번 사람의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나의 죽음 아니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상상만으로도 애도라는 말로 담을 수 없는 상실이 밀려온다.


우린 종종 다른 사람의 상실에 대해 쉽게 말하곤 한다. “내가 봤는데.. 내가 겪어봐서 아는데.. 나라면 말이지..” 등 상대방의 상실을 내 기준으로 판단해 버린다. 대상과의 연결은 오직 본인만이 계측할 수 있으며 상실의 감정 또한 본인만이 깊이를 가늠할 수 있다.


세상은 온통 사람까지도 온통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던데. 원자가 모여 사람이 탄생하고 사람이 죽으면 원자가 흩어지는 그런 것일까. 내가 죽으면 나의 몸은 원자로 산산이 나뉘어 세상의 무엇이 될까. 아니 그 무엇이 되지 않아도 좋을지 모른다. 너무 많은 흔적을 서로에게 묻히며 살아왔다. 나도 당신도 그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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