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일기] 개인이 가족을 벗어나 단단해지는 일

홍주현, 《환장할 우리 가족》

by 구선아

“가족과 사회를 탐구하면서 자식을 부모의 소유로 보느냐 아니냐는 사회적으로 근대를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 홍주현, 《환장할 우리 가족》



한국 사회는 아직 근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자식을 부모의 소유라고 생각한다.


뉴스에선 자신의 생활을 비관한 부모가 자식을 죽이거나 시도하는 사건이 심심치 않다. 이런 극단적인 사건을 빼고라도 한국 사회엔 아직 팽배해있다. 학교를 진학할 때, 결혼할 때, 혹은 이혼할 때 등 개인의 생애주기에 큰 변화가 있는 시기마다 부모는 자식에게 자신의 의견을 강조 혹은 강제한다. 물론 결혼 후에는 사위, 며느리에게 자식의 도리를 요구하고 생일, 어버이날, 명절엔 당연히 자식이 부모를 섬겨야 하며 때론 그렇지 못할 때 정확한 의사 표현 없이 서운하다며 감정적 토로를 한다.


또한 아이들 싸움에 부모가 나서서 해결하거나 부모 간의 싸움으로 번지는 것도, 아이들 학교 등급과 취업 상태로 부모 간의 등급이 나뉘는 것도, 성인이 된 자식의 잘못을 부모가 사과하고 책임을 지는 것도 자식과 부모를 서로 투영하기 때문에 감정 과잉이 된다.


나는 자식과 부모 간의 과잉된 끈을 반대한다. 성인이 된 자식에게, 결혼한 자식에게 부모라는 이유로, 가족이라는 이유로, 어쩌면 폭력적일지도 모를 일들을 요구한다.


사실 지금도 아빤 나에게 ~ 할까? 할래? 가 아니라 ~ 하자! 해라! 와라! 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 생각과 계획이 내 선택이나 의견보다 중요하다기보단 당연히 따라주겠지, 하고 생각해서 일지도 모른다. 부모니까, 자식이니까, 가족이니까, 라는 논리로.


그러나 개인이 우선이며 어디서든 ‘나’를 먼저 위해야 한다. 세상은 혼자 감당해야 하는 일들이 너무나 많다. 가족이 있어도 가족이 함께여도 개인의 상처나 감정을 대신할 수 없다. 그리고 대신해주길 바라서도 안 된다.


부모든 자식이든 가족이란 이름으로 의존하지 말고 개인이 단단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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