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혁, 《무엇이든 쓰게 된다》
“이번에도 실패했다. 실패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나는 내가 쓰고 싶었던 것을 썼고, 그럼에도 쓸 수 없는 것을 쓰지 못했다. 이번에 쓰지 못했던 것을 다음에 다시 쓰려고 할 것이다.”
- 김중혁, 《무엇이든 쓰게 된다》
매일 나는 실패하며 산다. 점심에 고른 메뉴는 입에 맞지 않았고, 자주 가던 카페에서 처음 골라본 커피도 별로였고, 새로 읽기 시작한 책도 재미없었다. 지하철 내 앞에 앉아있던 사람은 나와 같은 곳에서 내렸고, 내가 선 개찰구만 줄이 줄지 않았다.
더군다나 오늘 쓴 글도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잘 쓰고 못 쓰고를 판단할 이유도 능력도 없지만, 왠지 실패의 글 같았다. 감정에 솔직하지도 문장이 미려하지도 이야기가 재밌지도 글이 정리되지도 않았고 그럼에도 여러 번 고치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오늘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썼다. 비록 오늘은 실패했을지라도 내일, 아니 그 어떤 날에 다시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