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나,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
“나는 임신을 했고, 사회의 무지와 편견, 혐오 속에 9개월을 지냈다.”
- 송해나,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
뉴스는 온종일 저출산 뉴스를 쏟아냈다. 서울부터 세종까지 도시별로 출산율을 매기고 OECD 36개 회원국 중 최저이며, 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1명 미만으로 아이를 낳는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뉴스를 봐도 남성 대비 숫자나 순위는 없다.
고학력 여성, 일하는 여성, 전문직 여성, 비혼주의 여성이 많아지며 출산율이 떨어진다고 말하는 사람들. 그런 여성을 두고 이기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여성의 몸은, 여성의 결정은, 여성의 삶은, 오롯이 여성의 것이다. 국가와 민족과 가족을 위한 것이 아니며 누구를 위해 아이를 가질 수 없다.
또한 출산율 감소가 여성만의 이유라고 말하는 건 정말 무지하다. 법적으로 보장된 출산휴가와 육아휴직도 아직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회사 조직, 더군다나 남자가 육아휴직을 하는 것은 퇴사를 준비한다는 말과 동일하게 사용되고 있는 지경이다. 일하는 여성도 육아와 가사 전업으로 하는 여성도 독박육아를 하는 경우가 많고, 신뢰 있는 베이비시터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와 같으며, 경제적인 부담 또한 적지 않다.
내가 결혼한 지 5년 차가 되던 해, 신랑 지인 커플과의 술자리에서였다.
“애 안 낳기로 한 거예요? 우리처럼?”
“아니요, 천천히 낳으려고요.”
“하긴 시부모가 원하면 하나쯤은 낳아도 좋죠.”
나는 그만 그 말에 발끈했다. 내가 왜 누군가를 위해 임신과 출산과 육아를 해야만 하는가. 내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건 오롯이 나와 내가 사랑하는 남자 때문이어야 한다.
어느 TV 리얼리티 프로그램처럼 많은 시부모가 자신의 아들과 결혼한 여성에게 말한다.
“왜 애를 안 낳니?”
“결혼했으면 애를 낳아야지.”
“살면서 애가 있어야 한다.”
“나이 드는 부모는 생각 안하니?”
누가 말하건 엄연한 폭력성을 지닌 말이다.
지금 여성의 삶은 변했으며 변하고 있고 앞으로 더 변할 것이다. 더는 전통적 여성의 삶을 살아온 자신에 빗대어 말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몇 달 후, 나는 선택했고 결정했다.
사회의 또 다른 무지와 편견, 혐오에 어떻게 맞닥뜨려야 할지 모른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