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일기] 다 지나갈 거야

김금희, 「온난한 하루」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

by 구선아

“그것이 이것보다 어려운가, 이것은 그것보다 쉬운가 하는 삶의 온도차를 재보는 일은 늘 쉽지 않았다.”

- 김금희, 「온난한 하루」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


“다 지나갈 거야.”

“그렇겠지. 지나가겠지?”

“그럼, 너도, 나도. 곧.”

“그래, 곧.”


지나갈 걸 알지만 영원히 멈춘 것만 같은 순간이 있다.


멈춘 순간의 틈에 옴짝달싹 못 하게 낀 그런 날엔 나는 무조건 잔다. 잠이 오지 않아도 잔다. 자다가 깨도 또 잔다. 자고 또 자고 그렇게 순간의 틈을 건너뛴다. 그러면 조금 더 빨리 그 순간이 지나가 버려진다.

맞서는 것도 버티는 것도 도망가는 것도 그 무엇으로도 지나가기만 하면 다 괜찮아질 것만 같은 날엔 그렇게 나는 도망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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