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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rban Syntax Jun 30. 2022

국내 리츠(REITs)의 성장기

리츠(Real Estate Investment Trusts)

'부동산투자신탁' 또는 '부동산투자회사'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 리츠는 이름처럼 오직 부동산 투자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산에 투자한 후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합니다. 현대적인 리츠는 1960년대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만큼 현재 미국이 압도적으로 큰 시장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가장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투자자산도 매우 다양해 리테일, 헬스케어, 주거 등 임대료 수익이 발생 가능한 모든 부동산 자산이 포함됩니다. 그 외에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기 리츠를 도입한 일본과 싱가포르 등이 주요 시장이며 국내 리츠의 시장규모는 글로벌 기준으로 미미한 수준입니다. 국내 리츠 중에는 ESR켄달리츠와 롯데리츠 2개만이 글로벌 리츠 지수에 편입되어 있습니다.


도입과 성장

국내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부동산 매각을 통한 구조조정 측면과 국내 시장 개방 물결에 따라 도입되었습니다. '부동산투자회사법'이 2001년 제정되며 본격적인 리츠의 시작을 알렸고 자기관리리츠, 위탁관리리츠,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의 3가지 유형이 존재합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구조조정리츠가 활발하였으며, 2010년대 초반에는 자기관리리츠가 성장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다산리츠, 골든나래리츠, 삼우리츠 등 여러 '사고'가 발생하면서 강화된 규제가 도입되었습니다. 


2014년부터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임대주택리츠가 도입되며 이를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하였습니다. 현재 전체 리츠 수탁고 대비 한국토지주택공사의 비율은 22%에 이릅니다. 이후로는 대부분의 리츠가 위탁관리리츠로 설정되고 있으며(96.5%) 나머지 두 유형은 손에 꼽을 정도로 비중이 작습니다. 외환위기를 잘 극복한 현재로서는 리츠의 간접투자 측면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2018년에는 신한알파리츠의 성공으로 말미암아 시장에 대한 신뢰를 쌓기 시작하였으며, COVID-19 이후로는 기관투자자 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들도 자산유동화 등을 목적으로 리츠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에는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인가 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한편, 우리나라는 리츠를 도입한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지만 기대만큼은 성장하지 못하였습니다. 규모 및 성숙도에 있어 해외 리츠 시장에 비해 크게 부족한 상황입니다. 상장리츠의 경우, 2021년 6월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GDP 대비 시가총액이 0.3%인 반면, 미국 6.9%, 일본 3.1%, 호주 8.2%, 캐나다 3.3%입니다. 또한 질적으로도 우리나라 리츠는 비상장 위주로 성장하여 2018년부터 상장리츠가 그나마 활성화되기 시작하였을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에게 있어 접근성이 부족한 편입니다. 리츠의 큰 의의 중 하나가 부동산 자산 투자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성 확대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아쉬운 상황입니다. 


전세계 리츠 시장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그리고 리츠에 있어 상당한 역사를 가진 호주를 제외하면 주요 시장참가자는 일본과 싱가포르입니다. 일본은 2000년, 우리나라는 2001년, 싱가포르는 2002년에 리츠를 도입한 만큼, 도입 시기에 있어서는 모두 비슷합니다. 그러나 성장에 있어서는 매우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일본은 미국에 이어 리츠 시장규모 2위로 성장하였으며 싱가포르는 글로벌 리츠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매김한 반면, 우리나라는 이제 막 걸음마 단계에 진입한 실정입니다.


일본과 싱가포르는 상장리츠를 중심으로 정부가 주도적으로 성장시켰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과정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습니다. 일본은 당초 자국 내에 엄청난 규모의 상업용 부동산 자산이 발달해 있었기에 이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하였습니다. 대형은행과 연기금이 전반적으로 지원해 안정성 및 신뢰도를 제고했으며 종합부동산기업 또한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정부는 연금 운용 규제 완화, 세제 혜택, 재간접 펀드 설정 등으로 리츠를 지원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앵커리츠와 정부도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싱가포르의 경우에는 일본에 비해 매우 작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내 자산만을 활용해서는 성장에 명확한 한계가 있어 적극적으로 해외 자산 편입에 나섰습니다. 이 과정을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 싱가포르 투자청(GIC) 등 정부 산하 기관들이 지원하였습니다. 세제혜택과 같은 인센티브와 더불어 시장의 신뢰 및 리스크 관리에 특히 신경을 기울이기도 하였습니다. 이는 자국 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규모가 작아 해외 자산 및 투자자들의 신뢰 확보가 없으면 시장의 성장이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이후 ESG 트렌드가 대두되면서 싱가포르는 부동산 시장의 ESG를 선도하는 시장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ARA코리아, GIC 등 싱가포르 관련 기관투자자들이 매우 활발히, 그리고 꾸준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상장리츠의 활성화

이에 대한 원인은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모두가 동의하는 내용 중 하나는 '경직된 규제'입니다. 당국도 이를 인지하고 2018년 이후부터는 점차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각종 세제혜택과 앵커리츠 조성, 재간접 펀드 투자 완화 등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연금저축펀드의 리츠 투자를 허용하고 심사기준을 완화하는 등 간접투자기구로서의 정체성 강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2022년 5월 말 기준 국내 리츠의 자산 총계는 80.3조 원까지 성장하였습니다. 총 리츠 수는 332개, 그 중 상장리츠는 20개입니다. 규모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추세인 동시에 기초자산도 리테일, 주유소, 오피스,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해외 자산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에도 여러 개의 리츠가 상장 준비 중에 있으며 조 단위 자산규모의 리츠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올 초에는 국내 최초로 ESR켄달리츠가 글로벌 리츠 인덱스에 편입되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올 초까지만 해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상황은 좋은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1분기가 지난 후 금리 인상 이슈와 더불어 공급망 붕괴, 인플레이션 위험 등에 대한 노출과 함께 하락세 트렌드는 리츠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대혼란기를 지나면 상업용부동산 시장에서도 옥석이 가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조금 더 거시적으로 바라본다면 앞으로도 성장 잠재력은 풍부합니다. 블루오션인 연금시장과의 연계, 그동안 쌓여온 재건축 물량을 활용한 대토리츠, 실버산업과의 연계 등 우리나라의 인구 및 시장 상황과 리츠와의 융합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어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어떻게 적용할지, 그리고 어떻게 제도적 지원이 이루어질지는 끝나지 않는 숙제입니다.



참고

''공모‧상장 활성화를 위한 리츠제도 개선방안'', (2022.01.12.) 국토교통부 보도자료.

김보영. (2021). 일본과 싱가포르의 상장리츠시장 성장 및 시사점.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포커스 20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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