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ght - Aggressive
소위 '단타 트레이더'라 불리는 이들이 있다. 짧은 프레임 안에서 시장의 작은 파동을 포착하고,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의 매매를 통해 수익을 쌓는 사람들.
그러나, 나는 문득 이런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과연 그들을 진정한 단타 트레이더라고 할 수 있는가?"
필자 또한 단타/스캘퍼로 스스로를 정의하여 글을 쓰고, 시장에서 트레이딩을 해나가고 있지만 내가 행하는 트레이딩은 흔히 생각하는 단타/스캘핑 하고는 어쩌면 거리가 멀다.
필자는 오히려 시장 속에서 더 확실하고 안전한 자리를 기다린다. 빠르게 진입하고 빠르게 청산한다는 점에서 단타라는 이름은 어울리지만, 실제로는 무포지션인 시간이 더 많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더 많다.
그래서 생각하게 된다.
나는 '단타 트레이더인가?' 아니면 '더 긴 호흡을 가진 스윙투자자인가?'
진입과 청산이 빠르니 단타인가? 아닌데? 진입 후 길게 가져가는 경우도 많은데?
진입과 청산을 연속하여 스캘퍼라는 이름에 걸맞은 트레이딩을 해가기도 하는데?
어쩔 때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확실한 자리가 왔을 때 길게 가져가는 경우도 있는데?
포커플레이어들의 스타일, 성향이라는 게 있다.
통상 4가지로 분류하여 설명하는데, 그 4가지 스타일은 아래와 같다.
타이트-패시브 (Tight-Passive) 조심스러운 관망형
강한 핸드만 플레이하고, 소극적으로 콜만 함. 리스크는 적지만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큼.
타이트-어그레시브 (Tight-Aggressive) 선택적 공격형
강한 핸드를 신중히 골라 공격적으로 베팅. 높은 승률과 효율적인 수익 창출 가능.
루즈-패시브 (Loose-Passive) 잦은 관망형
약한 핸드도 자주 플레이하지만 소극적. 손실이 누적될 가능성이 높음.
루즈-어그레시브 (Loose-Aggressive) 적극적 변칙형
많은 핸드를 플레이하며 공격적. 변동성이 크며, 큰 수익과 손실 모두 가능.
보통 개인투자자들은 패시브형 스타일 가진 이들이 대부분이다.
자기의 원칙이나 심리가 자주 무너지는 손실회피심리가 강하며, 결과적으로 콜(call) 중심의 행동이 잦아진다. 포커에서 콜(call)이란 판단을 미루거나 지켜보는 행동으로 소극적이고 관망하는 형태를 뜻한다. (콜 계속하고 폴드하면 결국 파산한다. 손절제때못하면 망한다는뜻)
본인이 시장에 어느 정도 몸을 담갔고 본인만의 시장을 읽는 능력이 있다면 어그레시브형 스타일로 변화하게 된다. 여기서부터 조금씩 트레이더들의 성향이 갈리기 시작을 한다.
앞서 말한 단타/스캘퍼들은 루즈-어그레시브 (Loose-Aggressive) 성향을 띠게 되며, 스윙이상의 트레이더들은 타이트-어그레시브 (Tight-Aggressive) 성향을 띠게 된다. 필자는 이 두성향의 중간선 어딘가에서 줄타기를 하는 사람이다. 너무 낮은 시장참가도 원치 않으며 너무 잦은 시장참가도 원하지 않는다. 그저 내가 '확률적'으로 봤을 때 이길 확률이 높다면 진입을 하는 편이다.
시장은 트레이더에게 계속해서 기회를 내주지 않는다. 때문에 내가 원하든 원하진 않든 '트레이딩을 남들보다 잘한다'라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이 두성향의 중간선에서 줄타기를 하며 트레이딩을 하게 된다. 물론 두 가지 성향 중 본인한테 더 맞는 쪽으로 치우쳐지기는 하지만, 보통은 중간선에서 논다.
흔히 포커 세계 챔피언들은 타이트-어그레시브 (Tight-Aggressive) 성향을 가진다. 아이러니한 것은 필요에 따라 루즈-어그레시브 (Loose-Aggressive) 성향으로 변환하는 플레이를 자주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게임 상황에 따라, 본인패에 따라, 테이블에 앉은 다른 플레이어들의 심리/성향에 따라, 유동적으로 게임을 해나 간다는 것이다. 나는 트레이딩이라는 행위를 포커라는(도박) 게임에 비유하는 것을 썩 좋아하지는 않지만 본질은 비슷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포커에 비유를 한다.
필자는 타이트-어그레시브 (Tight-Aggressive)에 치우쳐진 어그레시브 성향의 트레이더이다.
나에게 괜찮은 패가 가졌을 때 콜이상의 베팅을 하고 그렇지 않으면 게임에 참가하지 않거나 콜을 한다.
2년 전 필자는 루즈-어그레시브 (Loose-Aggressive)에 심각하게 치우쳐진 트레이더였다.
대, 중, 소파동에서 일어나는 모든 자리에서 기회가 왔다 느낄 때, 진입/청산수수료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이 될 때, 전부 진입을 했다.
2년 전 루즈형 스타일의 트레이딩 결과는 어땠을까? 당연히 수익을 내지 못했다. 잠깐 나에게 큰돈이 들어와도 그 돈은 내주머니 속에 있다가 어느 날 또 시장에게 뺏기는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날 뿐이였다.
그러다 정말 어느 날 대운이 찾아왔고 1억이라는 돈을 손에 쥐게 되었을 때, 무의식 중으로 루즈형 스타일로는 큰돈을 못 벌 것이라는 불안한 확신이 들었고, 트레이딩 스타일을 완전히 바꾸기 시작한다. 그렇게 점차 변한 게 '타이트-어그레시브 (Tight-Aggressive)에 치우쳐진 어그레시브 성향'
'그래서 타이트-어그레시브 (Tight-Aggressive)에 치우쳐진 어그레시브 성향이라는 게 뭔데?'
'뭐 어떻게 트레이딩 하라고?'라고 독자분들이 묻는다면 난 언제나 그랬듯 이 논리를 펼친다.
웃긴 건 뭔지 아는가? 자기를 '단타트레이더'라 소개하는 이들도 결국에 큰돈을 벌 때는 스윙으로 돈을 번다. 이는 나를 포함한 전 세계 모든 단타꾼들에게 해당한다. 이게 모순이 아니라면 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