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브런치에 쓸 내용이 수없이 떠올랐는데, 지금은 아예 기억이 나질 않는다.
보통 번아웃이 오거나 의욕 상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면 이런 현상이 잦아진다.
열정적으로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잠시 쉬어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의 수명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다. 특히 트레이딩을 업으로 삼고 있다면 '눈'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인간의 뇌는 몸 전체 에너지의 20% 이상을 사용하고, 눈은 뇌 기능의 50% 이상을 점유한다.
즉,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것만으로 우리 몸 전체 에너지의 10%를 소모하는 셈이다.
하루 종일 모니터를 주시하는 트레이더라면 그 비율은 압도적으로 높을 것이다.
2025년 7월부터 현재까지 나의 누적 손익은 마이너스다.
트레이더라는 직업을 누군가에게 밝히기 부끄러울 정도로 처참한 수준이다.
대체 뭐가 잘못되었을까.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손익분기점을 넘긴 상태였다.
허나 최근, 2021년도에 저질렀던 실수를 똑같이 반복하고 말았다.
추세를 무시한 채 횡보장에서 수익을 내려는 과욕, 그 뼈아픈 결과가 다시 돌아왔다.
지난 8개월의 시간을 통째로 날려버린 꼴이다.
원칙을 지키지 못한 스스로에 대한 죄책감이 밀려왔다.
이젠 방 안에서 피지않던 담배를 방의자에 앉은채 몇십분 동안 피워대며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겼다.
그러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만 원칙을 못 지키는 걸까? 나만 트레이딩이 이렇게 어렵게 느껴지는 걸까?'
분명 1년 하방이라는 대전제를 세웠고, 이 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브런치와 내 책에도 수없이 강조했다.
그런데도 상방 버튼을 눌러버린 내 손가락과 뇌는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도달한 결론은 이렇다.
인간의 천성은 쉽게 바꿀 수 없고, 트레이딩은 본래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영역이다.
사람이라면.. 특히 지극히 평범하고 인간다운 '사람'이라면,
트레이딩으로 실패하는 것이 오히려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른다.
애초에 성공하는것이 '불가능'에 가까운 분야일지도 모르겠는.
나는 그저 운이 좋았던 대한민국의 한 20대 청년이었을 뿐이다.
시대의 흐름과 타이밍이 잘 맞아서 남들보다 조금 빠르게 성공 가도에 올랐던 것이다.
물론 노력도 했다.
하지만 차트 속 세상은 노력보다 더 큰 '운'을 요구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잔인하게 느껴진다.
이제는 모르겠다.
트레이딩에 대한 애정이 완전히 식어버렸다.
다음 사이클이 어떻게 되든 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다.
내가 반쯤 미쳐서 전 재산 레버리지 몰빵을 치고 파산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태다.
이 간단한 원칙조차 지키지 못하는 내가, 나중에서라도 시장에서 잘해낼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감이 든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진지하게 그만둬야하나 고민 중인거다.
독자들에게는 실망스러운 글이 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내 스스로를 속이고 싶진 않다.
그때그때 느끼는 감정을 솔직담백하게 기록할 뿐이다.
지금은 재정비가 필요한 기간이다.
그래서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나 만들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멘탈이 어느 정도 회복되면, 그때 다시 분석하면 되겠지..
(edm 좋아하시는분들 방문해주셔서 그냥 노래 듣고 가세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