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5

by 얼반트레이더
스크린샷 2026-01-13 174042.png


난 독자분들을 기록한다. 단순히 이름이나 아이디를 적어두는 수준이 아니다. 그들과 나누었던 대화, 현재 그들에게 결여된 것과 절실히 필요한 것, 그리고 고유한 기질과 성향까지 아주 상세히 분류한다.


실시간 소통이 미덕인 시대에 텔레그램도, 디스코드도, 카카오톡도 사용하지 않는 내향적 아싸인 내가 독자분들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예우이자 사명이기 때문이다.


난 진심으로 이들이 성공하길 바란다. 이 시장에서 마주친 그 어떤 이들보다 필사적이고, 고독하며, 지독하리만치 간절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내 마음을 흔들었던것이 있다. 시장에서 소위 ‘졸업’을 선언하고, 커뮤니티에 글 하나 남긴 채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나는 소수의 승리자들.


미련 없이 떠나는 그 뒷모습이 내게는 세상 그 누구보다 멋있게 느껴졌다. ‘졸업’이라는 짧은 두 글자에 담긴 수만 시간의 인내와 고통을 알기에, 그 단어의 무게가 더욱 경이롭게 다가왔던 것이다.


나의 롤모델은 언제나 그들이었다. 그리고 나 또한 그들처럼 졸업의 문을 열었을 때, 내가 받았던 그 영감을 다른 트레이더들에게 공유하고 싶었다.


당신들이 걷고 있는길이 틀리지 않았다고, 조금만 더 버텨내자고.




오늘은 유독 평소 인연을 맺어온 독자분들의 메일이 쏟아졌다. 모든 메일을 확인하고 답장을 마치기까지 두 시간 남짓한 시간이 흘렀으니 말이다.


나는 글을 대충 읽는 법이 없다. 독자가 문장을 고르고 타자를 치는 손가락의 떨림까지 상상하며 읽는다. 그렇게 텍스트 너머의 표정을 읽어내다 보면, 이들이 이 시장에 얼마나 영혼을 갈아 넣고 있는지 절실히 느껴진다.


아.. 정말 나 같은 인간이 이 세상에 혼자가 아니었구나. 이토록 닮은 영혼들이 곳곳에 존재하고 있었구나 라고 느낀다.


이런 이들이 졸업하지 못한다면 도대체 누가 성공이란 단어를 거머쥘 수 있단 말인가. 그런 확신 섞인 의구심이 머릿속을 스친다.


그 수많은 진심 중에서도, 나의 과거를 비추는 한 독자의 메일이 유독 깊게 느껴졌다.


스크린샷 2026-01-13 181101.png


'후회는 없다.' 나는 이 문장이 얼마나 가슴 깊이 박혔는지 모른다.


내가 시장에서 활동한 지난 몇 년간 수백, 수천 번이고 가슴속에 새겨둔 문장이기 때문이다. 내 컴퓨터 본체에 매직으로 직접 써 놓은 문장이다.


결과가 어떻든 난 할 만큼 했고, 그것을 단 1%의 거짓 없이 스스로에게 답할 수 있는 경지.


이건 비단 트레이딩을 제외하고도 한 인간이 인생을 살면서 가장 도달하기 힘든 심리적 상태 중 하나다.


왜냐하면 대부분은 노력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력'이라는 단어를 쓰기조차 부끄러울 정도로 노력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편지가 더 가슴 깊이 와닿을 수밖에 없다. 내가 저랬고, 지금도 저렇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내가 쓰는 글의 어투가 투박하고 냉소적이며 좋지 못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게 내 진심은 아니다.


사람이란 가슴을 후벼 파는 말로 상처를 입어야만 비로소 바뀌기 때문이다.


시장은 너무 잔인하고 냉정하다. 그래서 독자분들은 시장에서 퇴출되는 최악의 상황을 겪을 바에, 내 글을 읽으며 조금씩 바뀌는 게 훨씬 낫다.


그래도 해야한다. x나 버티면서 해야한다. 이 시장에 왔으면 끝은 봐야한다.




스크린샷 2026-01-13 184422.png


주체적인 삶이란 내 마음대로 살겠다는 뜻이 아니다.


세상이 된장 혹은 똥이라고 말하는 것을 내 입에 직접 넣어보고, 그것이 된장인지 똥인지 온몸의 감각으로 확인하는 과정.


그 너무나도 비효율적이고 고통스러우며 미련해 보이는 '확인의 절차'를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뜻이다.

누군가는 이러한 주체적인 삶 자체를 피곤하다고 생각한다.


근데 난 아니다.


이런 극단적인 확인의 절차가 자기 자신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세상을 오직 자기의 생각과 판단으로만 헤쳐 나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성공한다. 그 길이 설령 진흙탕이어도 결국 성공한다.


남이 차려준 진수성찬보다 내가 뛰면서 몸소 겪은 이 지혜가 훨씬 더 단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반골 기질을 타고난 놈이다. 1+1이 2라고 답한다면, 설령 그 답이 2가 맞다고 해도 3이라고 답하는 미친놈이다. 그리고 그 이유를 나름대로 논리적으로 사람들에게 설명하려는 이상한 놈이다.


근데 이런 반골 기질이 주체적인 삶을 사는데 정말 도움이 된다. 그리고 투자 시장에서 먹힌다.

난 독자분들에게 언제나 이야기한다. 스스로 사고하라고.


이제 당신 앞에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SNS의 말을 듣고, 방구석에서 지식만 쌓을건지 자신만의 선택을 하여, 소중한 지혜를 쌓을건지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마지막으로 그가 나에게 줬던 질문의 답을 해줘야 할것같다.


스크린샷 2026-01-13 191122.png


내 답은 아직도 '공포'를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소위 꿈은 무의식이라고 하는데 이 말이 정말 진실이라면, 내 무의식은 아직도 시궁창 밑바닥 인생이다.


왜냐하면 난 아직도 파산하는 꿈을 꾸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모든 돈을 잃고 절규하는 아주 구체적이고 뚜렷한 모습을 꿈꾸게 된다.

그러다 잠에서 깨게 되면 '하... 꿈이어서 정말 다행이다' 라고 몇 번이고 되뇌인다.


이 거지 같은 무의식을 어떻게든 바꿔 보려고 심리치료도 해봤고, 없는 돈 써가며 최면 상담까지 해본 사람이다. 근데 지독하게 안 변하더라.


그래서 지독하게 멘탈을 관리했다. 할 수 있다고. 제발 해야만 한다고. 이것만 참자고.


적어도 꿈속이 아닌, 내 두 눈을 똑바로 뜬 의식 상태에서만큼은 멘탈 세팅을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이였다.


나는 아직도 시장에서 공포를 느끼고 있다. 다만 무서워도 참는다. 그게 다다.


모든 트레이더는 이 리스크를 감내하고 시장에서 활동한다. 이들이 어떤 고통을 겪고 있는지 대부분은 절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앉아서 마우스 딸깍거리며 돈 쉽게 벌면서 입바른 소리 하네.' 이딴 소리나 하고 있을 거다.


직접 해보면 그런 소리 안 나온다. 지옥 같은 업인 거다.




pain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