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호할미 Jul 29. 2020

널 만나려고

우리 부부의 임신 이야기

 아... 또 시작되었다. 매달... 건강한 가임기의 여자라면 당연한 것이 이리도 불편하고 힘이 들게 할 줄은 몰랐다. 언젠가는 혹여나 때에 맞춰 찾아오지 않으면 어디가 아픈 건가... 건강 검진이라도 받아봐야 하나... 걱정하던 것이 이제는 왜 이리도 따박따박 제 때를 잘 맞춰 오는 건지...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남편과 나는 연애만 8년, 올해로 결혼도 6년째다. 그야말로 교회 오빠의 표본인 남편과 교회 언니치곤 좀 노는 언니 같은 내가 만나 오랜 시간 연애를 거쳐 결혼을 했다. 연애시절은... 정말 철저히 신앙생활을 하려 노력하는 남편 덕에 사실 본의 아니게 임신 문제에 대하여 신경 써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더더욱이 결혼만 하면 당장 허니문 베이비라도 생길 줄 알았다. 그래서 오히려 결혼 후 당분간은 경제활동에 전념하자며 3년 정도 피임을 하기로 약속을 했다. 하지만... 나도 남편도 아이를 너무 좋아했고 주변에 비슷한 시기에 결혼한 친구들이 하나둘씩 임신 소식을 알리니 어찌나 질투가 나던지... 결국 3년을 계획한 피임은 6개월 만에 그만 두기로 했다.

 하지만 이게 자만이었던지... 피임을 하지 않고도 아이는 그렇게 금방 생기지 않았다. 난임이라는 단어가 머리에 맴돌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복잡했다. 여기저기 검색을 하고 알아보니 피임을 하지 않고 1년이 지나도록 임신이 되지 않으면 난임으로 본다는 것이었다. 설마 우리 부부도 해당될까 하며 그렇게 1년은 금방 지나갔다.

 1년이 지나자 본래도 추진력이 있는 나는 걱정이 더해지며 더 마음이 급해졌다. 사실 연애기간이 길어서 나이도 아니었다. 여자 나이 35부터는 임신을 해도 고연령 임신으로 고위험 산모가 된다는데 내 나이가 곧 그랬기 때문에 더 마음이 급했다. 산부인과를 찾아 사정을 이야기하고 이런저런 검사를 받았다. 피검사도 하고 초음파에... 엄청 아프고 힘들다는 나팔관 조영술도 진행을 했다. 의외로 검사 결과는 난임이 될만한 어떤 이유도 없다는 것이었다. 건강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건데 마음이 무거웠다. 아무 이상도 없는데 왜 아이는 1년이 넘도록 생기지 않은 것이었을까? 의사 선생님은 요즘은 결혼 연령도 늦고 산모가 건강하다면 35살이 넘어도 위험하지 않다며 위로해 주셨다. 나도 남편도 모두 건강하니 일단은 배란일을 체크하며 자연임신 시도도 함께 해 보자 하셨다. 위로에 위안을 얻고 한동안 많은 노력을 했다. 여자들 몸에 좋다는 쑥부터 석류에 즙이라는 즙은 다 먹고... 남편도 남자들에게 좋다는 영양제는 다 사다 먹었다. 하지만 우리에겐 기다리던 소식은 없었다. 그렇게... 이번 달도 어김없이 정확한 날짜에 무심하게도 생리는 시작되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