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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감독 Oct 17. 2024

말 한마디

24년 10월 16일 수요일 날씨 맑음.


요즘 저녁마다 카페에 가서 글을 쓴다. 

원래는 낮에 자전거를 좀 타고 가서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쓰는데

최근 한 일주일 정도 개인사정으로 작업 시간이 바뀌었다. 

루틴이 갑자기 바뀌어서 그런지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

글 쓰는 장소가 바뀌면 글을 쓰는 시간보다 그 공간에 

나를 맞추는 시간이 필요하다. 

작업에 발동이 걸리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뜻이다.

오늘은 늘 테이크 아웃으로 사 먹던 카페에 갔다.

아무도 없었다. 

음료를 주문하고 카드를 꺼내서 내밀었다.

알바인 여성분께서

"카드 받았습니다. 3천5백 원 결제할게요."라고 하고 카드를 리더기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나를 보면서

"저도 예전에 이 카드 썼어요."

나는 잠시 당황했지만 웃으며

"아 그러셨군요."라고 답했다.

카드를 빼서 주면서 그녀가 한마디 덧붙였다.

"사실 아빠카드였지만요~ 까르르"


순간 나도 크게 웃었다.

한국에서 카페에 직원과 사소한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은 처음인 것 같다.

기분 좋게 자리에 앉아서 오늘 작업을 잘 될 것 같았다. 


하지만 10월 중순의 모기들은 나를 그냥 두지 않았다. 

이 카페는 테이크 아웃만 하는 걸로 정했다. 

난 한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모기만 쫓다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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