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몸부림
아직도 붙잡을 수 있다면, 모든 걸 지우고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첫 시작점에서는
늘 허황된 의욕으로 가득 차 심장이 뛰는 나이지만,
결국 짧게 불타오르다 싫증이라는 핑계로 도망쳐 버리고 말았죠.
언제나 새롭고 신선한 시도가 좋은 나.
처음은 마냥 즐겁고 약간의 두려움도 흥분을 더 키울 뿐,
두 번째는 "나는 실패해도 훌훌 털고 일어나 다시 도전할 줄 아는 좀 멋진 인간"이라는 으쓱함이 더해지고
세 번째.
네 번째..
그리고 더 이상 횟수를 세지 않는 순간이 오면...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공포가 됩니다.
나는 원래 이래. 늘 이런 식이야. 이것밖에 안 되는 인간이야.
꾸준하고 성실하게 자신만의 것을 쌓아간 사람들의 성공기에... 몸서리치게 질투가 밀려옵니다.
끝없는 자기혐오에 방문을 걸어 잠그고, 나에게 주어진 소중한 시간들을 매일 죽이며 스스로를 벌합니다.
난 아직 한 해를 마무리할 준비가 되지 않았어요.
난 결국 아무것도 해내지 못했거든요.
난 결국 아무것도 되지 못했거든요.
그래도 마지막으로 해볼 수 있는 건,
다시 한번 리셋_ reset!
처음 그 순간처럼 즐겁게 외칠 수는 없지만,
후회와 공포로 가득 찬 나를 곧 들킬까 봐 두렵지만.
아직, 괜찮다고 말해줄래요?
나도
당신도
우리 아직 괜찮은 거죠?
#일년만에_꺼내든_브런치에서_수줍고_멋쩍게_인사
#레이지레이 #lifeonpl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