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 ①

사원님에게

by 류리원

사회생활은 처음이라 설레기도 하고 긴장될 거예요.

친구들보다 먼저 취직했다면 저녁자리에서 쏠 수 있는 나 자신에 어깨가 으쓱 설렐 거고

친구들 중 나중에 취직했다면 드디어 나도 사회인이 되었다는 안도감과 뿌듯함이 있을 거고요.


내가 이제껏 배웠던 많은 것들을 드디어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기대가 가득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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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를 기다리는 현실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차갑다는 걸 곧 알게 됩니다.


혹시 인턴의 경험이 있다면 앞으로 겪을 사회생활이 그것의 연장선이라 생각하겠지만

아주 다르다는 것 역시 곧 알게 될 겁니다.


인턴보다 더 많은 눈치를 보게 되고 회사가 내게 원하는 기대치가 높아지거든요.

예를 들면, 인턴은 늦어도 뭐라 할 수 없지만 정직원에겐 뭐라 할 수 있어요.

즉 회사는 인턴보다 당신을 대상으로 더 많은 파워를 갖게 되는 거예요.


인턴과 사회인은 대학교 1학년과 2학년의 차이가 아닙니다.

1학년과 4학년의 차이는 더더욱 아닙니다.


첫째로,

이곳은 열심히 공부하면 성적이 잘 나오던 학교와는 달라요.

열심히 한 만큼 결과는 나오지 않을 거예요.

기껏 열심히 했지만 위에서 원하는 건 결국 그게 아닐 거거든요.


둘째로,

열심히 하는 거 말고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선배들이 말해줄 거예요.

하지만 잘한다는 게 뭔지 감을 잡기도 어렵거니와 이 직급에서는 어렵다는 것도 알 거예요.

배경지식이 부족하니 뭘 어떻게 해야 잘하는 건지를 알기 어렵거든요


셋째로,

회사는 개론이란 게 없어요.

학교는 개론을 배우고, 원론을 배우고, 그 뒤에 응용을 하지만

회사는 모든 것이 실전이고,

지금 내가 일을 시작하는 시점은 나에게나 시작이지 회사사람들이 이미 한창 일을 하고 있는 중간이죠.

그래서 인수인계를 아무리 잘 받아도 '처음'부터 알 수 있는 게 거의 없어요.


넷째로,

물어보기 전에는 알아서 알려주는 경우는 드물어요.

그래서 막막하고, 언제 물어봐야 하는지 바쁜 선배들 틈사이에 눈치 보게 되는 일이 많을 거예요.


다섯째로,

그 직급에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말발도 먹히지 않을 거예요.

계급사회라서 내가 하는 부탁이 옆에 있는 선배가 하는 부탁보다 안 먹힌다는 것도 알게 될 거예요.


마지막으로,

협조를 구하기도 어려울 거예요,

내가 하는 요청은 부탁받은 사람들에겐 우선순위가 아니거든요,

내가 보낸 메일을 봤나 하고 연락해 보면 아마 "메일을 이제야 봤네요~."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될 거예요.

그러다 결국 피드백을 받지 못한 상황에, 선배가 도와주면 바로 해결이 되는 모습을 보고 좌절도 하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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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에요,

저 모든 것들은 곧 지나가게 되는 것들이고,

앞으로 나의 회사생활에서는 겨우 일부이고 사소한 것들이 될 거예요.


사원님은

모르는 게 있으면 언제든 주저 없이 물어볼 수 있는 특권이 있어요.

물어본다고 해서 "아직도 몰라?"라는 말을 듣지 않는 유일한 자리거든요.


도움을 구하기에도 고민이 없는 자리예요.

도움을 구한다고 해서 어린애 같다고 욕먹지 않을 거니 걱정하지 마세요.


본인은 비록 열심히 하는 건지 잘하는 건지 안갯속에 있는 느낌이겠지만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해도 칭찬받는 특혜가 있을 거예요.


돌아가는 사정만 팀장님에게 잘 업데이트하면

의사결정해야 하는 일이 없으니 부담도 적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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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이것만 염두에 두면 더 창창한 앞날이 있을 거예요.


모를 때는 "몰라요"대신

"그것까진 파악 못했는데 알아보겠습니다."라고 바꿔보세요.


실수했을 때는 무서워서 덮어두지 말고

"제가 잘 몰라서 이번에 실수가 있었습니다."라고 빨리 고백해 보세요.


못할 것 같을 때에는

"처음 해보는 일이라 솔직히 걱정이 됩니다. 시작하면서 00 선배님과 상의하겠습니다."

라고 표현해 보세요. 그렇게 선배를 지정하면 막막하지도 않고 훨씬 수월해질 거예요.


그리고 사원이라고 해서 무조건 웃어주거나 참을 필요 없어요.

인신공격적 발언이나 무례함에 대해서는 표현해 주세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그건 말씀드리기 곤란합니다."


사원님,

모르는 것에 대한 수치스러움은 잊고,

대신 이곳은 사회라는 점을 기억하면서 협업을 하기 위한 태도는 잊지 말고 지내면

당신의 사원으로서의 행보는 결코 막막하지 않을 거예요.


3개월 동안은 피곤해서 퇴근 후 잠만 자고 싶을 거예요.

3개월이 지나도 크게 발전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는 꼭 기억하세요.

당신의 미완성은 창피가 아니라 오히려 장비입니다.

미숙함이라는 방탄복이 당신을 지켜줄 거예요.


회사에서 가장 가능성이 훨씬 많은 자리에 있는

당신에게 '기죽음'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오늘의 사회생활이 당신의 앞으로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러니 작은 실수한 자신을 탓하지 않길 바랍니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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