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 ③

과장님에게

by 류리원

이제 관리자 영역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는 걸 몸소 느끼게 될 거예요.

본인 스스로도 대리 승진했을 때보다 더 책임감도 느껴지고 보는 시각도 달라졌다는 것을 체감하게 될 만큼요.


애사심도 더 높아져있답니다

승진했을 때 기분도 그전보다 훨씬 좋을 거고요.


하지만 이제 승진이 어깨가 무거워질 일들이 늘어날 거예요.

그전 승진 때보다 축하도 더 받겠지만 마냥 웃고 즐길 날들이 아니거든요.

이제 밥값 하라는 압박이 올 때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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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로,

일이 정말 많아질 거예요.

너무 중차대한 일은 나눠 맡게 될 거 고,

너무 쉬운 건 아래로 갈 거고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 다 과장님의 몫이거든요.


둘째로,

일도 많아지는데 시키지 않은 일까지 해야 할 거예요.

더 이상 시키는 일만 해서는 과장답지 못하단 얘기를 들을 거예요.

대리 때까지는 시키는 일을 잘 해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지금은 먼저 '제안'을 하기 시작해야 하는 자리로 바뀌었죠.



셋째로,

'낀대'로서 제대로 신고식을 치르게 될 거예요.

예를 들면, 위에서 미뤄서 공중에 떠있게 된 일들에 영향을 받을 위치예요.

누군가 일은 미루고 업무분장이 합리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책임감 있는 과장님이 가장 먼저 그 일을 받게 될 거예요.

사이에 끼어있는 자의 고통이 찾아오죠.


넷째로,

조직장의 의사결정을 돕기 시작해야 해요.

대리 때 보다 더 "어떻게 할까요"이렇게 보고하러 갔다가는

그들은 마음속에서 '쟤를 대리로 강등시켜야 하나' 이러고 있을 거니까요.

그들이 고민하면 어떤 게 이로운지 '토끼몰이'도 할 줄 알아야 해요.

실무를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은 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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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것들이 겁난다고 해서

승진과 동시에 부담을 갖기만 하는 자리는 아니에요.


당연히 과거대비 좋은건 있어요.


첫째로,

당신은 이제 역량이 준비되어 승진한 사람이에요.

사원에서 대리의 승진보다는 지금의 승진이 더 많은 역량을 고려한 자리니까요.

그래서 이미 많은 인정을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둘째로,

조직장에게 이견이 있더라도 그들이 당신의 의견을 이제 덮어놓고 무시할 수는 없어요.

한자리에서 오랜 일을 해온 사람에게는 말의 무게가 분명 생기는 법이니까요.


셋째로,

회의를 주관할 수도 있는 위치예요.

내가 필요한 자리에는 필요한 사람을 불러서 내 의견을 얘기해도 충분히 가능한 자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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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님은 이제 일하는 만큼 인정받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도 알게 될 거예요.

하지만 일도 많은 과장님의 앞날에 필요한 건

누군가의 지침이 아니라 과장님 자신에 대한 확신입니다.


아래와 같이 하면

자신감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면서

바쁜 날 속에서 방황하지 않을 수 있어요.


첫째,

추이나 현황 등 매주 매달 업데이트 되는 것은 미리 정리해 두세요.

찾을 때 되어서 갖고 가려면 형식도 예뻐야 하지만

대충이라도 정리한걸 팀장님에게 중간중간 업데이트 해주면

작은 정성으로 큰 인정을 받거든요.


둘째,

습득한 정보를 보고하는 습관을 길러보세요.

나와 관련 있는 지표나, 정책, 해외 뉴스 같은걸

분기에 한 번만 부서에 공유해도 나를 보는 인상이 달라집니다.


셋째,

늘어난 책임감에

내가 ownership을 갖고 있지 않는 업무나 영역에 대해서 다 답하려고 하지 마세요.

누군가의 문의에 내 담당이 아닌 업무라면 '제가 담당은 아니라서 잘 모르고 00 씨가 알 것 같습니다'하고

빠르게 넘겨야 해요.

내가 그것까지 알아봐 주겠다는 책임감은 불필요합니다.


넷째,

후배에게 윗사람 험담은 하지 마세요.

'낀대'이니 후배가 당신을 찾아와 고민을 털어놓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들어주고 위로만 해주세요. 지금 그 자리에서 후배에게 하는 윗사람 험담은

나중에 자칫 나의 '철없음'에 대한 반증으로 왜곡될 수 있습니다.


다섯째,

하기 싫은 일부터 먼저 하세요.

하기 싫은 일은 속도가 늦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피하다 늦게 시작하면 퀄리티도, 속도도 모두 만족시키지 못한 채로 보고하고 자신감을 더 잃게 됩니다.

내가 부족하다고 인정한 보고는 윗사람 눈에는 더 잘 보이는 법입니다.


여섯째,

일의 양으로 승부 보려고 하지 마세요.

당신의 건강은 앞으로 달려온 시간보다 달려갈 시간에 더 많이 소모될 겁니다.

벌써부터 상하게 하지 마세요.




과장님은 이제 사원이나 대리의 프리함이 너무도 부러워질 겁니다.

실제로 그들의 워라밸이 훨씬 낫기도 하죠.


하지만, 이미 과장님이 고민하고 있는 사이에

팀장님이나 부장님은 과장님이 대리때와 확연히 달라졌다고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걱정 말고 지금처럼만 해도 됩니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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