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성과 욕망
여자친구와 여자친구 어머니와 함께 시내를 돌아다니며 쇼핑을 했다. 자연 풍경이나 역사 문화생활을 즐기는 건 반갑지만 쇼핑은 진심으로 즐기기가 힘들다. 나는 필요한 물건만 사러 마트에 가서 필요한 물건만 찾고나면 용건이 끝나고 곧 바로 계산하고 나가는 인간인 것이다. 세상에 널려진 물건중에 실제적으로 필요한 물건과 갖게 될 물건은 지극히 한정적인데 굳이 그 많은 것들을 보며 돌아다니는 게 무슨 의미인가 궁금하다. 쇼핑을 누군가는 철저히 필요에 의해서 하지만, 누군가에겐 그저 욕망을 따라서 재미로도 할 수 있는 거다.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필요와 욕망을 좌우하는 걸까? 여유가 생기면 달라질지도 모르지만 가치관도 한몫한다고 생각)
명리에서 욕망은 재성의 영역이다. 정재는 내 것을 아끼는 소유욕이고 편재는 새로운 것을 겪어보자는 경험욕이다. 이런 재성이 목화라는 눈에 보이는 양의 기운으로 잘 발달되어 있으면 쇼핑을 좋아하게 되는 게 아닐까? 여친과 여친 어머니 사주를 보고 간단하게 추론해본다. (신기하게도 여자친구와 여자친구 어머니는 사주 구조가 비슷한 모양으로 마치 유전된 것처럼 보인다)
나에게도 정재가 천간에 투출했고, 지장간에 편재가 깔려있지만 재성이 극하는 인성을 용신으로 쓰고, 십이운성적으로 土재성이 약해지는 水인성 대운이라서 그런지 자발적으로 쇼핑을 하고픈 생각이 좀처럼 들지 않는다. 쇼핑을 할 때면 물건을 바라보기 보다는 머릿속으로 이런 저런 생각을 펼쳐나가기 바쁘다. 지극히 인성적으로. 그렇다고 쇼핑이 싫다는 건 아니다. 자본주의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도 얼마든지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으니깐. 여자친구와 함께 돌아다니는 게 재밌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