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 -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by 은한

이 책은 군대에서 두번 읽었던 책이다. 부대 책장에서 발견한 책인데, 각박하고 답답한 군생활에 마음에 위로를 주었다. 군생활 말년에 세번째 읽으려고 찾았는데 다른 사람이 읽고 있었는지 못 찾고 말았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 부산가서 집에 있는 책장을 구석구석 살피던 중 이 책을 발견했고, 반가운 마음으로 꺼냈다. 술을 잔뜩 마시고 집에 들어와서는 잠들기 전까지 읽었고, 남은 분량도 있고 앞으로도 몇번 더 읽을 꺼 같아 서울로 가져왔다.


불교에 관한 책, 승려가 쓴 책은 군대에 와서 눈에 보이는 대로 읽은 편이다. 훈련소에서 틱낫한 스님의 <화>가 도화선이 되어 불교-명상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 후 성철 스님이 쓴 <텅 빈 충만>도 훈련소에서 읽었는데, 약간 지루했지만 그 당시로서는 뭐든 감명 깊게 읽었다. 자대에 와서 혜민 스님 등의 힐링류의 책도 두어권 읽고, 법정 스님의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도 마침 읽었다. 최근에는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를 읽었고, 앞으로도 달라이라마에 관한 책이라든지, 법화경, 금강경 같은 불교 서적을 몇권 더 읽어 볼 것이다.


책에 쓰여진 모든 문장이 매우 담백하면서도 아름답다. 마음이 풋풋해지고, 진정 치유되는 느낌이 든다. 이번에 다시 읽어보니 이 책에 받은 긍정적인 영향이 삶에 스며들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는 이 책을 항상 눈에 보이는 곳에 놔두고, 아무 페이지나 펼쳐 조용히 낭독해볼 생각이다.


이 책의 모든 글이 짧고 명료하며 아름답지만 다시 읽었을 때 특히 와닿았던 것을 카메라로 찍었고, 아래에 타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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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에 어려움이 있다고 달아나서는 안 된다.

그 어려움을 통해 그걸 딛고 일어서라는

새로운 창의력, 의지력을 키우라는

우주의 소식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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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친구 사이의 만남에는 서로 영혼의 울림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너무 자주 만나게 되면 어느 쪽이나 그 무게를

축적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마음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사이가 좋은 친구이다.


만남에는 그리움이 따라야 한다.

그리움이 따르지 않는 만남은

이내 시들해지기 마련이다.


진정한 친구란

두 개의 육체에 깃든 하나의 영혼이란 말이 있다.

그런 친구 사이는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을지라도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지척에 살면서도 일체감을 함께

누릴 수 없다면 그건 진정한 친구일 수 없다.


진정한 만남은 상호간의 눈뜸이다.

영혼의 진동이 없다면

그건 만남이 아니라 한때의 마주침이다.

그런 만남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끝없이 가꾸고 다스려야 한다.


좋은 친구를 만나려면

먼저 나 자신이 좋은 친구감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친구란

내 부름에 대한 응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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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도 그렇다.

좋은 일도 늘 지속되지는 않는다.

그러면 사람이 오만해진다.

어려운 때일수록 낙천적인 인생관을 가져야 한다.

덜 갖고도 더 많이 존재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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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번쩍거리고 잘사는 것 같아도

정신적으로는 초라하고 궁핍하다.

크고 많은 것만을 원하기 때문에

작은 것과 적은 것에서 오는

아름다움과 살뜰함과 고마움을 잃어버렸다.


행복의 조건은 무엇인가.

아름다움과 살뜰함과 고마움에 있다.

나는 향기로운 차 한 잔을 통해

행복을 느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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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따뜻한 마음이 고였을 때,

그리움이 가득 넘치려고 할 때,

영혼의 향기가 배어 있을 때 친구도 만나야 한다.

습관적으로 만나면 우정도 행복도 쌓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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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 있는 영혼에는 세월이 스며들지 못한다.

세월이 비켜간다.

깨어 있는 영혼은

순간순간 살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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