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새로 떡볶이 장사를 하며 부쩍 친해진 단골 손님이 생겼다. 처음에 왔을 때, 낯이 익어 저번에 왔던 손님인가 생각했다. 그래서 좀 더 관심과 호의를 가지고 물어봤는데 처음왔다고 말하니 착각이었다. 하지만 착각 그 자체는 중립적인 요소인지 이번 착각은 긍정적인 효과를 불렀다. 우리는 금방 친해져 서로에 대한 거리감이 매우 가까워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관심'과 '호의'를 가지고 '질문'을 했다는 사실에 있다.
단골 손님이 생기는 경우는 1.아이템이 그사람의 취향이거나 2.판매자가 그사람의 취향이거나 할 때 일텐데, 둘 다 어느 정도 중요할 것이다. 아이템이 맛이 없다면 판매자가 아무리 매력적이어도 다시 찾지 않을 것이고, 아이템이 아무리 맛있어도 판매자가 지나치게 싸가지 없다면 입맛이 떨어질 것이다. 물론 그 중요성으로 따지자면 아이템이 더 크겠지만, 판매자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반대로 말하면, 아이템도 괜찮은데 판매자도 매력적이면 단골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
아이템을 항상 실험하고 개선하는 태도는 중요하지만, 대부분 어느 정도 기준과 한계가 정해져있다. 반면에 판매자의 태도나 매력에는 기준도, 한계도 없는 자유분방하며 무궁무진한 분야다. 판매자는 그 장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아무런 영향을 안 미칠 수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아무런 대화없이 메뉴를 충실히 내놓는 데에만 집중한다면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고, 메뉴 조차 충실히 내놓지 못하거나 말을 경솔하게 하는 경우는 부정적인 영향을, 메뉴에 서비스를 덤으로 넣어주며 이런저런 대화를 친밀하게 나눌 경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누구나 단골 손님을 많이 얻어 장사가 잘 되길 희망할 것이다. 그러면 판매자가 장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대화를 시도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 전에 손님이 대화를 원하는 상태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친구와 수다를 떨고 있거나, 휴대폰으로 끊임없이 뭔가를 할 때는 굳이 끼어들어 방해하지 않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해도 낯선 사람과의 대화를 꺼리는 타입이라면 굳이 얘기를 억지로 이어갈 필요가 없을 것이다. 또 음식을 먹는 경우 뭔가를 씹으며 대화하는 게 번거로운 사람일 수도 있으니 만약 말을 하게 되었다면, 그 반응을 내용,언어 외적으로 잘 살펴봐야 한다.
대화를 원한다면 어떤 주제로 말을 꺼내야 대화가 잘 풀려나갈지 빠르게 관찰하고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 보편적인 주제로 직업이나 날씨, 오늘의 계획을 물어보며 쉽게 물꼬를 틀 수 있다. 처음 본 손님이라면 너무 지나치게 사적으로 파고 들면 부담을 느낄 수 있으므로 적절한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
사람을 대하는 기본적인 매너보다 조금 더 조심스럽고, 하지만 약간 더 밝고 긍정적인 태도를 취하는 게 좋을 것이다. 나의 매력과 개성을 인상적으로 남겨 나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상대에게 남겨, 다시 만나고픈 욕구를 준다면 아이템이 보통이었어도 또 찾아올 확률이 생긴다. 결국에 손님과 '친구'가 될 듯한 관계의 케미가 생길 때 '단골' 손님이 되는 게 아닐까?
장사하는 입장에서 친구가 많이 생기는 건 매우 반가운 일이다. 고단하고 항상 반복 작업인 장사를 하면서도, 사람의 향기와 맛을 다양하게 접하고 새로운 교류 관계를 늘리는 것은 장사뿐 아니라 인생에서도 큰 힘이고 축복이다. 더군다나 친구는 자신의 친구와 친구를 연결하기 마련이다. 장사가 잘돼 돈도 많이 벌고, 친구를 많이 사귀어 삶도 풍족해지고. 장사에서 단골을 많이 얻는 것이야 말로 가장 훌륭한 일석이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