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기요시 - 독서와 인생

by 은한

리디북스 전자책에 있는 책중 <독서와 인생>을 골라 읽었다. 미키 기요시라는 이름은 처음 봤지만 요새들어 독서에 재미를 들렸고, 인생에 있어서 독서가 얼마나 커다란 의미를 갖는지 어렴풋이 깨닫고 있기 때문에 <독서와 인생>이라는 제목이 끌렸다.


일본어와 한국어의 어순이 같아서인지 일본 저자의 번역본은 대개 깔끔하게 잘 읽힌다. 어쩌면 일본이라는 나라의 민족적 특성에 깔끔함이 부각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전자책으로 157p 분량인 매우 얇은 책으로 내용 또한 가벼운 책이다. 얇고 가벼운 책임에도 저자가 독서와 철학을 대하는 진지하고 집요한 자세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앞으로 독서와 철학의 길을 어떻게 걸어야 할지 짧고 굵은 자극과 가르침을 준다.


목차와 각 목차에서 밑줄 그은 부분을 아래 옮겨놓았다. 전자책이라 밑줄을 요긴하게 긋지 못한 점이 있다.

밑줄 그은 부분은 회색으로, 각 목차에 대한 나의 코멘트는 파랑으로 적겠다.


1.나의 청춘

-저자는 학창 시절 일탈 한번 하지 않은 아주 모범적인 학생으로 보인다. 일탈과 방황이래봤자 학문 내적인 영역에서 갈등을 보이는데, 이미 중고등학교 시절에서부터 학자의 길이 당연한 수순이듯 치열하게 독서하고 공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2.독서 편력

-저자가 어떤 계통으로 독서해왔는지를 상세히 알려준다. 책을 읽게 된 동기와 배경, 책에 대한 가벼운 소개 위주로 적은 목차라 조금 지루해져 목을 뒤로 빼고 빠르게 읽어나갔다.


3.철학을 어떻게 배울 것인가

-철학자는 시대 속에 있으면서도 이것을 초월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정신의 자유가 필요하다.


-참된 독서에서는 저자와 자신 사이에 대화가 이루어진다. 게다가 자기 멋대로 질문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질문을 던지는 것은 실은 저자가 자신에게 질문해 오는 것이고, 게다가 자기에게 문제가 없으면 저자도 자신에게 질문해 오지 않는다. 이리하여 질문에서 대답으로, 대답은 다시 질문을 낳고, 문답이 한없이 진행되어 간다. 이 대화의 정신이 철학의 정신에 다름 아니다.


-철학을 어떻게 배울지에 대해 친절하고 상세히 가르쳐준다. 철학 입문책, 고전 명작을 소개해주는데 잘 읽어보아야 할 필요와 흥미를 느꼈다. 니시다 기타로의 <선의 연구>, 플라톤의 <대화>, 윌리엄 제임스의 <심리학의 원리>는 읽어 볼 생각이다.


4.철학은 쉽게 할 수 없는가

-고전이야말로 최상의 계몽서이다. 철학에서 중요한 것은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고 사고방식이며 방법이다. 결론이 아니라 과정과 방법이 특히 중요한 데 철학적 계몽의 특수한 어려움이 있다.


-철학을 하는 자와 철학을 배우려는 자의 태도와 책임, 능력 같은 것을 균형감있게 말한다.


5.어떻게 책을 읽어야 할까

-남독(다양하게 막 읽기)으로 시작하되, 독서법을 익히고 계통을 찾아라. 고전은 더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고 좋은 책이지만, 신간 또한 읽을 필요가 있다. 천천히 읽어야 하며 되풀이 해 읽는 게 천천히 읽기의 진수다.

재독의 필요성에 대해 아주 와닿는 가르침을 주었다. 비유컨대 이런 거다. 장님이 코끼리 발을 만지기 시작해, 몸통부터 얼굴까지 다 어루만져보아야 비로소 코끼리라는 걸 안다. 이게 책을 한번 읽은 결과다. 이제 코끼리인 줄은 아는 상태인데, 얘가 성질은 어떻고 어떤 습관을 가졌으며 또 신체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이런 걸 더 면밀히 알아가는 게 되풀이 해 읽는 독서다.

이 비유에서 남독의 필요성 또한 알아챌 수 있다. 코끼리와 같은 포유류인 사자나 호랑이, 또는 코끼리의 먹이인 식물과 열매, 아니면 코끼리의 생체에 대한 생물학적 지식을 알고 있다고 할 때, 우리는 코끼리에 대해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다.


6.책의 윤리

-일본의 출판계 현실에 애정어린 비판을 쏟는다. 아주 옛날 책이기도 하고, 우리 나라와 별 관계 없어 보이니 스킵해도 상관없겠다.


시간 투자 대비해 배우는 게 많고, 건강한 독서 욕구가 생기는 좋은 책이다. 바쁘면 목차의 3,4,5만 읽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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