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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한 Sep 25. 2020

20200925 辛未日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카르마는 시공을 가리지 않고 정직하게 기록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온라인 상으로도 혹시나 구업을 짓지 않을까 조심스러운 마음이 생겨서 그런 것도 있고, 자타를 불문하고 자명하지 않은 글에 대한 찝찝함과 민감함이 예전보다 커져서 그런 것도 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무지의 범위가 늘어나고, 기준이 높아지니 침묵으로 회피하게 된다.


-집필을 위한 공부로 정신없이 지내고 있다. 동양 철학을 바탕으로 종교, 신비학, 과학 등을 회통하려는 작업이기에 공부 범위가 방대해질 수밖에 없다. 다행히, 그리고 감사하게도 그때그때 영감과 소스가 적절히 찾아와줘서 뼈대의 중심과 균형을 잡고, 살집을 붙여가고 있다. 목차는 거의 완성되었고 나름의 규칙과 기준, 컨텐츠가 잡혀가고 있는 중이다.

집필이야말로 공부의 끝판왕인 것 같다.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 것과 그것을 직접 정리하여 스토리텔링하고 설명하는 것에는 얼마나 큰 틈이 벌어져 있는가. 나름대로 글로 정리하고 설명하는 것과 그것이 실제로 쉽게 이해되고 흥미롭게 받아들이는 것 사이에는 얼마나 큰 왜곡이 있는가. 집필이라는 게 그 틈과 왜곡 사이에서 부단히 허우적거리고, 헤엄치다가 간신히 완성되거나, 결국 가라앉고 말아서 포기하거나 둘 중 하나겠지.


-상담을 하는 마음가짐이 전과 조금 달라졌다고 느낀다. 전에는 사주의 지식 전달 자체에 우선순위를 두었다면 이제는 기도하는 마음을 전제로 둔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를, 좋은 에너지를 전해줄 수 있기를, 조금이라도 어떤 면이라도 도움줄 수 있기를' '믿고 투자해준 감사한 인연에 진실로 보답할 수 있기를'


-음양오행의 기초/응용 공부는 여전히 하고 있지만, 사주팔자 술업을 위한 스킬 공부는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영적으로도 그렇거니와 사주 상담에도 더 이상 긍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으리라는 직감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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