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3요소-사주팔자와 카르마, 그리고 자유의지 ⑤

1장. 사주팔자 형성 원리와 운명(運命)

by 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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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과거) 카르마는 바꿀 수 없어서 선업이 길한 상황을 불러오고 악업이 흉한 상황을 불러오는 건 인간이 어찌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신의 영역으로 전지전능한 하늘이 공정하게 안배하여 적재적소에 복선화음(福善禍淫), 신상필벌(信賞必罰)하겠죠. 하지만 영원히 현존하는 자유의지(인간과 신의 합작)로 주어진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지는 그때그때 바뀔 수 있고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흉한 상황이라도 자유의지가 긍정적으로 대응해버리면 카르마가 긍정적으로 전환되고, 아무리 길한 상황이라도 자유의지가 부정적으로 대응해버리면 카르마가 부정적으로 전환됩니다. 중요한 건 바꿀 수 없는 카르마와 현실 상황에 안절부절못하고 흔들리면서 후회하고 집착하는 게 아니라 어떤 상황이 닥쳐오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올바르게 경영하는 자유의지의 선한 대응일 것입니다. 의지와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카르마는 (자유의지의 반응으로) 겸허히 수용하되, 바꿀 여지가 있는 카르마는 (자유의지의 선택으로) 최선을 다해 개선해가는 것이 인생에서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일 것입니다.


신은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견딜 수 있는 힘을 주셨다. 또한 신은 마치 훌륭한 왕이나 참된 아버지처럼 우리에게 방해나 구속, 훼방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힘을 주셨다. 신은 그 힘이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있게 만들었다. 그 힘을 방해하거나 저지할 힘을 신 자신에게조차 남겨두지 않았다. 너에게는 자유롭고 전적으로 너에게 속한 이런 힘이 있다. 그렇다면 비탄 속에 신음하는 대신에 그 힘을 이용하고 네가 어떤 재능을 누구에게서 받았는지 알아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에픽테토스, 『대화록』)1)


우리 내면의 중심에 존재하는 신성이 깨어나면 카르마의 작용을 초연히 알아차려서 마냥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양심에 맞게 모두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상황을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 비로소 자유의지의 신성을 회복해 운명을 올바르게 경영하고, 운명을 통해 성장할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죠. 사주팔자의 특징에 끌려다니는 게 아니라 특징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제대로 활용하면서 개성을 꽃피울 수 있습니다.


마음의 중심을 잡는 비결은 일체의 생각·감정·오감을 ‘모른다!’라고 하여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현존하는 것입니다.2) 존재의 밑바탕에 흐르는 ‘순수한 나’(참나)를 실감하고, 고요하고 또랑또랑하게 알아차리면 됩니다.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아 평화로운 이 상태에서는 지혜와 사랑이 자연히 샘솟아 자유의지가 올바르게 결정하도록 도와줍니다. 기존의 카르마에 끌려다니지 않기 위해서는 새로운 카르마를 만들어야 합니다. 매일 명상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운명을 점차 나은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영적 각성도 서서히 이뤄지는 인연의 작용이겠지만 지금 이 순간 깨어날 수 있다면 누구나 긍정적인 씨앗을 심고 싹을 틔울 수 있습니다. 삶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여기의 영원한 현존을 이루어집니다. 자유의지는 우리가 영원한 현존으로 언제든지 깨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직 견성(見性), 자신의 ‘참된 성품’(天命之謂性)을 발견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마음의 중심에 있는 광명한 생명을 의식하고, 집중하고, 개념화한 경험과 기회가 없었을 뿐이지 참나의 현존은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언제 어디서나 늘 흐르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1)에픽테토스 지음·A.A.롱 엮음·안규남 옮김 『어떻게 자유로워질 것인가?』 아날로그(글담) 2020 p.167

2)'홍익학당'에서 배운 최상승선 명상법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홍익학당 유튜브 채널의 ‘몰라 명상’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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