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메타 명리의 변화원리① : 음양(陰陽)·삼재(三才)
3)통합된 태극을 전제로 한 음양의 분열
위대한 꼭짓점, 하나의 태극으로부터 온 우주가 펼쳐져 나옵니다. 온 우주는 이원성(양극성)의 법칙에 따라 분열하면서 창조되고(생生), 분열된 것이 다시 조합되면서 정교해집니다(성成). 이렇게 생성되어 굴러가는 우주는 본디 한 뿌리를 공유하여 한 뿌리의 바탕 안에 포용됩니다. 통합을 바탕으로 둔 분열이며, 결국에 통합으로 나아갈 분열이죠.
현대 물리학의 빅뱅 이론에 따르면 한 점에서 터져 나온 물리 우주의 거시적 스케일에서도 모든 것이 물리적으로 하나임을 말합니다. 우주도 그러한데 하물며 스케일이 극단적으로 축소된 지구는 얼마나 끈끈한 한 덩어리일까요? 한 발 더 양보하여 <하나의 지구→하나의 생명→하나의 인류>로 범위를 좁혀나갔을 때, 우리가 한 뿌리를 가진 인류라는 사실만이라도 인류의 모든 구성원이 정확히 이해하고 실감하며 살아간다면 지구의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입니다.
생명체가 세포 분열을 통해 성장하지만, 하나의 세포 유기체로 생존합니다. 마찬가지로 인류도 다양한 인종과 언어, 문화, 종교철학으로 분열되어 성장했지만, 지구촌 마을에서 살아가는 하나의 공동체라는 의식을 가져야죠. 인류가 형성해온 다양성은 사회를 혼란스럽게 어지럽히는 재앙이 아니라 사회를 역동적이고 흥미진진하고 다채롭게 만드는 축복입니다. 신을 닮아 신과 협업하는 인류의 호기심과 창의성을 일단 공경하고 감탄하고 즐기고 배우는 게 바람직하겠죠. 다양성의 비교·대조와 정반합의 소스가 많다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요. 그런 한편 원근의 이원성도 인지하여 양심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그릇되고 치우치고 왜곡되어 추악해진 구시대의 사상·관념·문화·행위는 똑바로 직면하여 바로잡아야 할 것입니다.
보이저 1호가 태양 공전 면에서 32도 위를 지나면서, 지구와의 거리는 61억 킬로미터에서 지구를 찍은 사진을 두고 칼 세이건은 지구를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으로 묘사합니다. 우주 전체의 규모에서 비교했을 때 극단적으로 소소한 범위 내에서도 지구는 고작 ‘점’으로 찍히고 마는데, 그 점안에서 사분오열하여 희로애락을 겪고 흥망성쇠하는 인류의 역사란 참으로 아니, 바로 그렇기 때문에 경탄스럽습니다. 표면적으로 서로 달라 보인다는 이유로, 자기 집단의 이익만을 위해서 상대를 해치는 것은 알고 보면 스스로를 해치는 자해 행위이죠.
4)태극의 생명을 전제로 한 음양의 활동
자연이 음양의 진동으로 변화하듯 생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도 음양 운동이고, 수축하고 이완하는 심장 박동도 음양 운동이고, 한 번씩 교차하며 진퇴를 반복하는 걸음도 모두 음양 운동입니다. 긴장하는 교감 신경과 이완하는 부교감 신경, 그밖에 모든 생리 메커니즘이 예외 없이 음양 운동에 속하죠. 호흡도 심장 박동도 걸음도 신경계도 ‘생명 유지’의 항상성을 위해 음과 양이 끊임없이 피드백으로 조정되고 있습니다.
음양은 서로 대립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근거 위에서, 하나의 목적을 향해 서로 리듬을 맞추고 있습니다. 태극은 생명이요, 음양은 생명의 활동인 까닭입니다. 지구와 우주도, 만유의 모든 것이 모두 음양 운동을 한다는 점에서 ‘생명’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각자가 하나의 태극이요, 통 채로 하나의 태극이죠. 로마의 황제 철학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121~180)는 『명상록』「제4권」1)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우주는 단일한 실재와 단일한 정신을 지닌 하나의 생명체라는 것, 만물은 우주의 단일한 생각으로 돌아가고, 우주의 단 한 번의 움직임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며,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장래에 존재하게 될 모든 것들의 공동의 원인들이고 또한 만물은 수많은 실들이 서로 촘촘하게 짜여져서 이루어진 하나의 피륙과 같다는 것을 언제나 잊지 말라.
<참고자료>
1)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박문재 옮김 『명상록』 현대지성, 2020 p.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