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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한 Feb 19. 2022

삼극 사상과 하도 ③

6장. 메타 명리의 하늘 체계 : 천본(天本·선천 십간)

선천 십간 음양 분화

선천 오행을 다시 응용해서 [생수→성수]로 쪼개지는 선천 십간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선천 오행에서 선천 십간으로 방위가 확장되는 기하는 음양 ‘분화의 이원성’에 대한 근본원리입니다. 수리상으로는 단 한 차례 분화한 것이지만 무한한 분화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죠.


선천 오행의 사상四象은 사방에서 팔방의 단순 세분화로 선천 십간에 나타낼 수 있는 반면에 선천 오행의 중심 토土를 음양으로 나누는 것은 그보다 복잡합니다. 점이 무한히 이어진 원의 둘레(陰陽)는 무한히 나눌 수 있지만, 원의 중심점(中)은 유일무이하기 때문이죠. 선천 오행에서 토의 음양 분화는 나머지 사행과 달리 구조적인 조정이 필요합니다.


하도 원본의 중앙에는 10己土가 5戊土를 둘러싸고 있지만, 여기서는 0·10己土가 중심에 위치하고 5戊土가 전체를 직관하는 모습으로 달리 표현됩니다. 동적으로 발산하는 무양토戊陽土는 태극으로 볼 수 있어 음양이 분화하는 선천 십간을 전체적으로 통합·직관합니다. 정적으로 수렴하는 기음토己陰土는 무극(선천 십간의 본체)으로 볼 수 있어 전체를 중심 잡습니다. 시작과 중심과 끝이 같은 자리임을 보여주는 己土는 영원히 이룰 수 없는 궁극의 완성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무극으로 ‘만법귀일(萬法歸一)’하는 로고스를 보여줍니다.


‘원환체(圓環體, torus)’는 시작·중심·끝이 같은 자리인 모순처럼 보이는 진리를 직관적으로 잘 표현해줍니다. 도넛같이 생긴 원환체는 중심 부분이 위아래가 통하도록 뚫려있습니다. 안과 밖의 구분이 모호하기에 시작과 끝, 중심이 같은 자리에 있을 수 있죠. 중심의 한 점이 강조되면서 순환의 원리를 보여주는 ‘태극’ 문양과 창조의 원리를 보여주는 ‘원방각’ 기하는 3차원 원환체의 2차원 원형처럼 보입니다.


자기장(磁氣場, magnetic field)과 같이 원환체의 중심점으로부터 시작해 무한의 곡선이 위로 폭포처럼 퍼져 올라가고 다시 아래로 내려가 무한의 곡선이 중심점으로 수렴하여 무한의 원을 완성하면서 원환체를 이루는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심점은 본체, 자기장 형상은 작용이 되는데 본체와 작용이 본래 구분할 수 없는 하나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시작과 끝이 중심에서 만나고 있어 궁극의 완성이 곧 새로운 시작으로 시작도 끝도 없는 불생불멸의 진리가 드러나는 것이죠. 기독교에서도 시작과 종말, 알파와 오메가에 대해 강조하는 내용이 등장합니다.


“그대들은 ‘시작’을 발견하고서 ‘종말’을 찾는 것인가? 그대들은 보라! 시작이 있는 곳에 종말이 있다. ‘시작’에 머무르는 자는 축복받을 것이다. 그가 종말을 알 것이며, 죽음을 맛보지 않을 것이다.” (『도마복음』 18절)


“지금 존재하시며, 과거에도 존재하셨고, 장차 존재하실, 전능하신 주 하나님께서 ‘나는 알파이자 오메가이다!’(시공을 초월하여 존재하시며, 늘 영원으로 존재하시기에, 모든 시간의 시작이자 끝이 되시는 하나님)라고 말씀하셨다.” (요한계시록 1:8)1)


선천 십간 음양 분화의 근본원리와 대응하면 戊土는 원환체 전체를 하나로 묶어 직관하고, 己土는 원환체의 중심에 있는 시작이자 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종횡의 곡선(원)은 음양이 분화되는 근본원리라고 볼 수 있겠죠. 세로의 곡선(원)은 시작에서 끝으로 이어지는 만큼 시간 분화의 근본원리, 가로의 곡선(원)은 동일 시간에 엮인 공간 분화의 근본원리로 봐도 될 것입니다. 원환체는 4차원 시공간의 근본원리를 한 덩어리로 표현해주는 기하로 볼 수 있습니다.


하도의 10수 철학은 음양의 두 가지 변화원리(진화·분화)를 모두 내재합니다. ‘진화의 이원성’이 절대계가 현상계를 창조·경영하는 근본원리를 보여준다면, ‘분화의 이원성’은 절대계 자체에 무한한 근본원리가 내포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만약 하도의 10수 철학이 ‘진화의 이원성’만 뜻한다면 현상계는 무의미할 정도로 단순할 것이기에 현상계의 무한한 다양성을 설명할 수 없고, ‘분화의 이원성’만 뜻한다면 절대계에 근거해 펼쳐진 현상계의 창조 자체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하도의 10수 철학은 중의적으로 ‘진화×분화’의 근본원리를 모두 내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진화×분화’가 우주 창조의 기본 공식이라고 볼 수 있겠죠.



<참고자료>

1)윤홍식 지음 『도마복음, 예수의 숨겨진 가르침』 봉황동래, 2021 p.58,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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