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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한 Feb 18. 2022

삼극 사상과 하도 ②

6장. 메타 명리의 하늘 체계 : 천본(天本·선천 십간)

선천 십간 생성 진화

선천 오행을 응용해서 [생수→성수]로 나아가는 하도 선천 십간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선천 오행에서 선천 십간으로 층위가 확장되는 기하는 생성이라는 ‘진화의 이원성’에 대한 근본원리입니다. 수리상으로는 단 한 차례 진화한 것이지만 무한한 진화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죠.


하도에 본래 드러나지 않은 근원 중심의 0己土를 전제해야 이야기가 풀립니다. 무극(0己土)의 바탕에 음양(1~4)의 근본원리가 잠재되어있습니다. 태극(5戊土)은 ‘음양의 근본원리(1~4)’를 통합해서 품으며 직관합니다. 태극이 현상계를 창조하면 황극(5戊土)으로 작용하여 ‘실제로 펼쳐진 음양(6~9)’을 경영합니다. 황극(5)은 무극·태극(0~4)을 바탕으로 현상계(6~9)를 경영합니다.


‘진화의 이원성’으로 본 하도는 중심의 광원(0~4)이 카르마의 막(5)을 투과하면서 중심에서 멀어지면 그림자(악의 가능성)가 껴서 환영(6~9)을 빚어낸다는 힌두교나 불교와 같은 근본원리를 보여줍니다. 다만 동양철학에서는 현상계를 조금도 부정하지 않기에 현상계를 창조하고 경영하는 <5>에 임금(황극)이라는 이름을 붙이며, 현상계는 허무한 환영이 아닌 절대계(생生)가 맺은 열매(성成)로 봅니다.


전체를 원만하게 둘러싸는 마지막의 무극(10己土)은 완벽하게 균형 잡힌 현상계의 모습, 궁극적인 완성의 이상향을 보여줍니다. 수리적으로 자연수의 처음 네 수의 합, 즉 1+2+3+4=10이 됩니다. 역리의 관점에서 보면 1壬+2丁+3甲+4辛=10己로 음양의 근본원리(1~4)를 뜻하는 절대계의 ‘인의예지’가 현상계에서도 완벽하게 균형 잡힌 조화를 이루는 것이 곧 현상계의 궁극적 완성을 의미한다고 말해주는 듯합니다. 무극은 시공을 초월해서 그러한 이상을 전합니다.


무극은 모든 것(∞)의 전제(0)이면서 동시에 모든 것의 바탕(10)이 되는 로고스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중용』에 “도는 광대(費)하면서 은미(隱)하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하나님의 덕은 성대하구나. 보고자 하여도 보이지 않으며 들으려 하여도 들리지 않되 사물의 본체가 되어 빠뜨릴 수 없다.”1)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보고자 하여도 보이지 않으며 들으려 하여도 들리지 않는 것’은 0己土의 은미한 측면, ‘사물의 본체가 되어 빠뜨릴 수 없는 것’은 10己土의 광대한 측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민족의 경전 『천부경』 81자 중에서 ‘없음이 모든 것의 근본이 된다’(무진본無盡本)는 0己土의 근원적인 측면, ‘전부 없음을 부풀려 그릇으로 만든 것이다’(거무궤화鉅無櫃化)2)는 10己土의 전체적인 측면을 보여줍니다.


인간의 실존으로 보면 예수님께서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요한복음 14:10)고 말씀하신 것과 같습니다. 무극은 존재의 바탕이자 세계의 모든 것이지만 그것을 제대로 깨우치기 위해서는 먼저 양심이 깨어나야 합니다. 사도 요한은 “하나님은 사랑(양심)이십니다. 사랑 안에 머무는 사람은 누구나 하나님 안에서 머물게 되고, 하나님께서도 그 사람 안에 머무십니다”(요한1서 4:16)라고 말합니다.


5戊土는 생수를 통합·직관하는 태극(본체)과 동시에 성수를 창조·경영하는 황극(작용)의 근본원리를 함께 보여줍니다. 이 모든 수리는 절대계에 새겨진 근본원리로 아직 경영이 실제로 시작된 건 아니지만, 현상계가 펼쳐지면 장차 황극이 현상계를 경영하게 되는 근본원리가 새겨져 있는 것입니다. 하도는 10이라는 수리로써 절대계에 절대계와 현상계의 층위가 구분되는 정보가 들어있음을 보여줍니다.


달리 말하면 현상계를 완전히 벗어난 해탈·열반은 수리의 근본원리에서 볼 때 아예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해줍니다. 소승 수행자가 궁극적 목표로 삼는 해탈·열반이 곧 허상이라는 것이죠. 소승은 대승과 다른 별도의 길이 아니라 애초에 틀리고 잘못된 길이라는 것입니다.



<참고자료>

1)윤홍식 지음 『중용, 양심경영의 지혜』 봉황동래, 2017 p.131, 136

2)지은이 북창 정렴·풀어쓴 이 윤홍식 『윤홍식의 용호비결 강의』 봉황동래, 2020 p.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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