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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한 Feb 20. 2022

삼극 사상과 하도 ④

6장. 메타 명리의 하늘 체계 : 천본(天本·선천 십간)

생성 진화 (위계질서) / 음양 분화 (순환법칙)

생성 진화와 음양 분화는 무한한 스펙트럼을 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리數理는 정보를 고도로 압축해서 단순화합니다. 하도는 10수라는 범위 내에서 극도로 효율적인 방식으로 생성 진화와 음양 분화를 설명하는 것이죠. 뉴턴은 프리즘을 이용한 분광 실험에서 빛의 무한한 스펙트럼을 인간이 인식하기 쉬운 무지개의 7색(빨강·주황·노랑·초록·파랑·남·보라)으로 분류했습니다. 같은 원리로 역학 언어는 음양의 무한 스펙트럼(氣)에서 인식에 유의미한 핵심 분기점을 짚어내서 표현하는 효율적인 시스템(理)입니다.


생성 진화는 상위 차원(중심)에서 하위 차원(바깥)으로 향하는 위계질서를 가리키고, 음양 분화는 동일 차원에서 나뉘는 순환법칙을 가리킵니다. 위계질서는 고차원(중심·근원)→저차원(바깥)으로 창조·진화하는 자연의 이치입니다. 동시에 고차원 양심·저차원 욕심 둘 중 어떤 원리·기운을 끌어다 쓰느냐에 따라 선악의 유무가 갈리는 인간의 윤리론이 되기도 합니다.


정신의 관점에서는 영원한 선 그 자체인 중심(빛), 선을 벗어나 선에 멀어지는 바깥 경계(어둠)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빛·어둠은 절대계와 현상계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오행의 화(火,낮·해·여름)와 수(水,밤·달·겨울)로 설명되는 현상계 내에서의 음양과 비교될 수 없습니다. 단적인 예로 감추는 성질의 수(水)가 중심(빛)에 가까우면 밝은 지혜가 될 것이고, 드러내는 성질의 화(火)가 바깥(어둠)으로 멀어지면 어두운 허영심·교만·허세가 될 것입니다.


물질의 관점에서는 중심으로 향할수록 원초적인 근원(원정元情)이 되고, 바깥 경계로 향할수록 복잡·다양·세밀하게 진화한다고 구분할 수 있습니다. 힌두·불교·서양 철학의 ‘5원소설’로 물질의 진화를 보면 중심에 공(空)이 있고 중심에서 바깥으로 향하는 순서는 공(空)→풍(風)→화(火)→수(水)→지(地)가 됩니다. 중심에서 바깥으로 향하면서 기운이 물현(物現)하고, 바깥에서 중심을 향하면 물질이 기화(氣化)한다고 볼 수 있죠.


궁극의 완성이라는 도달할 수 없는 이상을 두고 현상계의 성숙과 진화로 끊임없이 몰아가는 하도의 근본원리에는 현상계를 경영하는 황극의 작용과 함께 악의 가능성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고 내재하게 됩니다. 영원히 이룰 수 없는 궁극의 완성은 현상계의 모든 영역을 빛으로 두루 원만하게 밝히는 것이고, 현상계의 성숙과 진화로 향하는 끊임없는 과정에서는 항상 미개척지의 어둠(악의 가능성)을 만날 수밖에 없습니다.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는 원불교의 개교표어가 경계를 주듯 물질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의 욕심은 날로 치성해져 교묘하고 영악해집니다. 악의 종류와 수준도 그만큼 무궁무진해지는 것이죠. 물질문명이 극에 다다른 현시대는 온 인류가 양심을 각성하는 정신개벽이 절실하게 요구됩니다. 그 어느 때보다 현시대의 인류는 누구나 ‘중심(삼극)’과의 연결고리를 회복하여 욕심에서 발생하는 악의 가능성을 양심에서 우러나오는 선으로 다스려야 할 것입니다. 하도에 새겨진 생성 진화의 근본원리에 따라 여여한 본래의 무한한 빛으로 새롭게 발생할 모든 어둠을 샅샅이 밝혀내야 합니다.


분화의 순환법칙은 같은 차원 내에서 늘 성실하게 운행하는 자연의 ‘무한한 변화원리’와 함께 사물이 가진 ‘무한히 다양한 종류의 개성’을 잠재합니다. ‘무한한 변화원리’로 살피면 미시의 입자 운행, 거시의 은하·우주 운행, 그 사이에 생물을 비롯해 존재하는 모든 중간 차원의 운행을 포함하면 물질 차원이 종합될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보이지 않는 기운과 정신 차원의 무한한 변화원리도 포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한히 다양한 종류의 개성’으로 살피면 작게는 입자·원소·분자·광물의 종류에서 크게는 은하·항성·행성의 종류, 그 사이에 세포·기관·장기·생물의 종류, 생물 중에서도 특히 인간 하나하나가 가진 개성의 종류가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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