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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한 Feb 25. 2022

하도 선천 십간과 성리

6장. 메타 명리의 하늘 체계 : 천본(天本·선천 십간)

선천 십간에서 ‘진화의 이원성’으로 양심의 본체에서 작용으로 나아가는 성리를 탐구해볼 수 있습니다.

양심의 본체(인의예지)와 작용(사단)에 따라 분류하면, 임수壬水는 지혜(智)이고, 그 마음이 움직여 바깥으로 나타나는 시비지심은 계수癸水입니다(반야바라밀). 정화丁火는 예절(禮)이고, 그 마음이 움직여 바깥으로 나타나는 사양지심은 병화丙火입니다(인욕바라밀). 갑목甲木은 사랑(仁)이고, 그 마음이 움직여 바깥으로 나타나는 측은지심은 을목乙木입니다(보시바라밀). 신금辛金은 정의(義)고, 그 마음이 움직여 바깥으로 나타나는 수오지심은 경금庚金입니다(지계바라밀).


0기토己土는 양심의 본체에 접속한 몰입(敬)이고, 10기토己土는 마음을 한 데 집중하거나 안으로 돌이키는 정려지심(精慮之心)입니다(선정바라밀). ‘경敬’은 유교 선비들이 인의예지신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깨어있음’의 덕목이죠. 무토戊土는 늘 양심을 직관(태극)하는 성실(信)이자, 직관을 바탕으로 실천(황극)하는 성실지심입니다(정진바라밀).


묘하게도 다른 십간과 달리 중심의 戊己土는 그 자체로 근본원리와 실천법칙을 동시에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시작과 끝의 두 己土(0·10)는 위상과 방향성의 차이로, 중간에 있는 하나의 戊土(5)는 방향성의 차이로 근본원리와 실천법칙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십간 전체를 원만하게 균형 잡습니다.



양심의 본체와 작용을 상하로 구분해서 나타내면 위의 도식과 같습니다. 하늘의 뜻 자체인 양심과 하늘의 뜻에 그대로 순종하는 자연의 질서는 통하는 면이 있기에 사시 순환하는 농업의 물상(物象)1)에 맞춰 대입해도 적절한 패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甲木은 씨앗을 뚫고 나온 농작물의 뿌리이자 생명 에너지를, 乙木은 땅을 뚫고 지상으로 올라와 지표면을 덮는 농작물의 줄기와 잎을 상징합니다. 丙火는 햇빛으로 농작물의 부피를 키우는 모습(양적 성장)을, 丁火는 열기로 농작물의 내실을 성숙시키는 모습(질적 성장)을 상징합니다.


戊土는 식물이 지상으로 드러나는 표면 무대를, 己土는 식물을 지하에서 품어주는 내부 무대를 상징합니다. 庚金은 농작물이 열매로 결실을 이룬 것을, 辛金은 열매의 정보를 품은 씨앗을 상징합니다. 壬水는 보이지 않는 중에 지하의 씨앗에 담긴 정보를 풀어내고 새 생명의 탄생을 일깨우는 신비한 에너지를 상징합니다. 癸水는 지상의 식물을 길러내고 살아가게끔 도와주는 수분과 대기를 상징합니다.


권역별로 계절을 배정하면 새싹이 돋아나서 자라나는 좌상[乙-癸-戊]은 봄(春), 꽃이 피고 열매가 자라나는 우상[戊-丙-庚]은 여름(夏), 열매를 추수하고 씨앗이 형성되는 우하[辛-丁-己]는 가을(秋), 저장된 씨앗에서 뿌리가 탄생하는 좌하[己-壬-甲]는 겨울(冬)입니다.



식물이 순환하는 모습을 보면, ①지상에서 새싹(乙木)이 성장하여 열매(庚金)가 됩니다. ②열매의 씨앗(辛金)은 지하에서 인고의 시간을 거쳐 새 생명의 뿌리(甲木)가 되어 태어납니다. ③생명 에너지(甲木)는 지하에서 지상으로 땅을 뚫고 올라와 새싹(乙木)으로 돋아납니다. 식물이 생명(木)과 결실(金)로 순환하는 과정[甲-乙-庚-辛-甲-…]이죠.


새싹(乙木)이 열매(庚金)로 성장하려면 지상의 터전(戊土)을 토대로 대기·수분(癸水)과 햇빛(丙火)이 필요합니다. 씨앗(辛金)의 정보가 뿌리의 생명 에너지(甲木)로 살아나려면 지하의 터전(己土)을 토대로 열기(丁火)와 신비한 에너지(壬水)가 필요합니다. 열매와 씨앗(庚辛金)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양기(丙丁火)가 잘 포장되어야 하고(包陽), 생명 에너지와 성장 활동(甲乙木)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음기(壬癸水)가 잘 스며들어야 합니다.


음기(水)와 양기(火) 에너지의 순환 운동[壬-癸-丙-丁-…]은 생명(木)과 결실(金)의 생성(木→金)과 윤회(金→木)를 이끄는 동력입니다. 물질이 목적이 되는 자연의 질서에서는 생명(木)과 결실(金)이 본체고, 음기(水)와 양기(火)는 생명을 기르고 결실을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에너지 작용이고, 지상(戊)과 지하(己)는 물질과 에너지가 순환하는 배경 무대입니다. 자연의 순환을 보여주는 십간 전체 시스템의 맥락입니다.


자연의 결을 따라 현상계에서 구현되는 양심의 실천법칙으로 다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사랑에서 甲木은 내적으로 남을 나처럼 사랑하는 마음이고, 乙木은 내가 받고 싶은 것을 남에게 베푸는 적극적인 사랑의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정의에서 辛金은 내가 당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가하지 않는 절제심이고, 庚金은 적극적으로 잘못을 바로잡아 정의를 구현하고 참교육하는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지혜에서 壬水는 선악에 대한 직관력이고, 癸水는 선을 옳다고 여기고 악은 그르다고 여기는 분석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예절에서 丁火는 속으로 진실을 수용하고 매사에 겸손한 마음이고, 丙火는 사회적으로 질서를 따르고 조화를 이루는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성실에서 己土는 늘 고요하게 자명한 참나와 접속하는 평상심과 몰입력이고, 戊土는 양심의 구현에 항상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2)



<참고자료>

1)<紫雲 자연속의 나를 찾아서>, https://cafe.daum.net/sajuforbetterlife, ‘시공명리학’ 이론 일부 참고

2)홍익학당의 「홍익보살 실천지침 14조」 中 양심의 6가지 진리 구공(具空)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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