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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한 Jun 12. 2022

MBTI 단상 - 함정과 주의할 점

최근 국내외적으로 젊은 연령층에서 MBTI 성격유형 테스트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개성을 파악하는 방식이 간단하고 내용도 공감이 잘되고 재밌으니 흥미를 유발한다. 나아가 나와 남의 개성, 공통점과 차이점을 알아내서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말처럼 더 전략적으로, 더 건강한 관계를 맺고 더 잘 살아보고자 하는 마음도 있을 것이다. '다들 나랑 비슷하겠지 뭐.. 다를 께 있겠어?'라고 어린 시절 어렴풋하게 받아들이던 신념이 사회 생활을 하며 몇 차례의 충돌과 시행착오를 거치며 진실이 아님을 깨우친다.


나와 남이 다를 수 있다는 개성의 구분, 개성의 인정, 개성의 탐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한국 사회는 유교 문화의 영향으로 보수적인 경향이 있기에 자칫 다양성을 획일화•일반화로 폭력적으로, 재미없게 뭉개뜨리기 쉽다. 그렇기에 MBTI라는 다소 거칠고 투박한(?) 방식으로나마 개성을 알아가고자 하는 시대의 큰 흐름 자체는 긍정적으로 보인다.


나는 어릴 때부터 혈액형, 별자리에 따른 성격 유형에 관심을 가져왔고, 20대 초반(10년 전쯤)부터는 MBTI와 에니어그램으로 관심이 이어졌다. 그리고 20대 중반 이후로는 무려 51만 가지 이상의 개성을 알려주는 사주팔자 명리학이라는 학문에 정착해 여전히 다양한 인생에 대해서 탐구중이다.


MBTI는 단순하고 유쾌한 면이 있기에 대중성을 빠르고 쉽게 확보할 수 있었지만 깊이와 내용에서 한계 또한 명확해보인다. 사주팔자 명리학에는 MBTI로는 채워질 수 없는 갈증을 해갈시켜주는 소스, 고대의 지혜가 차고 넘친다. 명리학은 대중적인 접근이 쉽지 않은 영역이긴 하지만 현대의 명리학계와 역술 시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의 인생 관심사가 MBTI에서 사주팔자로 넘어왔듯 언젠간(조만간) 그 열풍과 유행도 건너오리라 조망하고 기대한다. 그날을 위해 사주팔자라는 도구가 올바로 쓰이기 위해 연구하고 또 연구하며 궁극의 깊이에 도달하려 하며, 그날을 앞당기기 위한 역할 또한 자처하고 싶다.


사주도 그렇고 mbti에서도 그렇고 몇 가지 공통적인 함정과 주의할 점이 있다. (여기서는 mbti 위주로 다룬다)

첫째로 개성 자체에는 우열이 없다는 점이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대략적인 호불호는 갈릴 수 있어도 어떤 게 객관적으로 더 나은 유형이고, 더 못난 유형이라고 섣불리 일반화해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최대한 양보해서 '나는 그 유형과는 좀 안 맞는 거 같더라' 정도로 인식하는 게 옳다.


둘째로 개성에 대한 건강과 불건강의 수준, 역량의 수준을 감안해야한다는 점이다. 같은 유형이라도 그 개성을 건강하게 잘 활용하는 사람과는 유쾌하고 건설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지만, 불건강하게 잘못 활용하는 사람과는 잘 지내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예컨대 감정형(F)과 사고형(T) 중에 감정형이 우세한 철수가 사고형이 우세한 영희보다 사고의 역량이 우월할 수 있다는 점도 인지해야 한다.


따라서 특정 유형에 대해 개인적인 취향으로 호불호를 단정짓고 일반화하면 그 자체가 불건강한 편견으로 성격 유형을 구분하는 도구를 잘못 활용하는 꼴이 된다. 나아가 어떤 개성이든 건강하면 건강할수록 언제라도 나와 남 모두에게 이로운 판단과 행동을 하려할 테니 특정 취향의 대상으로 '불호'가 되기 어려워진다.


셋째는 이분법에 속지 말아야한다는 점이다. mbti 검사 결과에서 퍼센트 분배율도 보여주지만 기억에 남는 건 이분법으로 결정된 특정 유형이다. 설령 검사 결과가 100퍼센트로 치우쳤다 하더라도 그건 인위적인 테스트에서 나온 확률일 뿐, 인간의 개성은 절대적일 수 없고 양극(음양)이 상대하면서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누구나  mbti에서 구분하는 16가지 성격 유형을 모두 잠재하고 있는데, 그중에 특정 유형  두가지를  주로,  본격적으로 드러낸다고 보는  옳다. 잠재된 나머지 성격 유형 또한 미세한 순간순간 어느 , 어느 장소, 누구를 만날 , 무엇을  , 어떤 식으로든 상대적으로 드러날  있다. 인간의, 상대방의, 그리고 나의 가능성을 특정 유형 하나로 제한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는 말이다. 달리 말하면, 다른 사람(유형) 알아간다는   다른 나를 알아간다는 것과 같은 말이니 모든 유형에 대해 열린 자세로 관찰해보는 것도 재밌고 의미있는 일이다.


온라인상에 mbti에 관한 여러가지 밈이 떠돈다. 왜 그런 밈이 도출됐는지 파악하며 적당히 가볍게 즐기면서 소비하는 건 괜찮지만, 나를 포함한 특정인과 지나치게 동일시해서 과몰입하고 실망하거나 비웃으며 감정 소모하는 건 왜곡된 편견의 불건강한 작용이기에 인지를 교정할 필요가 있다.



ps.이상 INFP의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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