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by 은한

농담과 웃음이 통하는 사람이 좋다. 상황의 흐름이나 뱉어진 언어에서 균열을 발견하고 그것을 비열하게 꼬집어내서 새로운 가정-농담을 만들어낸다. 아마 지구에서 최초로 나왔을 법한 이 비유는 기괴하기까지 하다. 상대가 농담의 코드를 이해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농담의 생명뿐만 아니라 우리 관계의 깊이와 맛까지 결정된다. 나아가 상대가 농담의 코드를 새로이 보충할 줄 아는 정도가 되면 상황은 매우 재밌어진다. 하나의 엉뚱한 상상과 그 작동 원리의 상을 우리는 뇌속에서 완전히 공유하게 되고, 그러한 일체감은 그 자체로 흥겨울 뿐 아니라 상대에 대한 믿음마저 더 키워준다. 공동창작으로 이루어지는 농담은 역동적인 생명력을 부여받고, 예상 가능성과 불가능성 사이에서 짧은 순간 강렬하게 요동친다. 농담은 예술적이기까지 한 것이다. 우리가 발굴해낸 기괴한 농담이 살아움직이는 모습을 마구 웃으며 바라보는 와중에 내가 던진 농담이 이렇게 웃길 수 있다는 나르시시즘적인 만족감과 상대에 대한 감탄이 뒤섞인다. 농담, 웃음의 타이밍과 생명력을 함께 가지고 놀 수 있는 친구가 최상급의 관계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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