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세상에 부딪혀 나오는 열과 소리만이 '살아있다'는 것을 제대로 증명해낸다.
어느 때는 그저 쉽게, 가볍게, 막 써내려갈 수 있다.
하지만 어느 때는 쓰라림없이 쓴다는 것에 죄책감이 느껴지고,
쓴다는 행위에 참을 수 없는 쓴맛이 나 도무지 쓸 수가 없는 날이 있다.
살다. 쓰다.
삶과 글.
살맛이 나는 글이어야 잘 쓰여지고 좋은 글이 된다.
삶에서 비롯되는, 살갗이 적어내고야 마는 글
쓰지 않고는 못 견딜 꺼 같은 삶과 살의 환호성과 비명과 신음
삶에게 글을 도저히 양보할 수 없는 때
삶을 밀쳐내고 튀어나오고야 마는 글
글쓰기의 어려움과 글쓰기의 기쁨은
같은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