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상담을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고민이나 궁금한 점 있냐고 물어보는데 대체로 직장(진로,취직), 연애(결혼), 재물을 물어본다. 대부분 직업이나 직장을 먼저 밝히지 않고, 나도 일단 풀이를 하면서 직접 맞춰보려고 노력한다. 예전에는 상담 전에 미리 물어봤었는데 사람들이 도사의 포스를 원하는 건지 달갑지 않아 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로서도 먼저 직업을 들어버리면 그 사람 인생을 바라보는 선입견이 나도 모르게 생겨버리니 보다 객관적이고 전체적인 상담을 지향하는 데 방해된다.
사주를 설명하면서 일단 오행을 보면서 적성에 맞는 업종을 추천해준다. 인성이 잘 드러나 있으면 자격증, 전공에 맞는 직장을 살리는 게 좋다고 하고, 사주에 큰 돈을 다루는 모습이라면 돈에 관련된 직종을 얘기 한다. 나무가 화를 반갑게 보고 있으면 일간에 상관없이 교육을 얘기한다. 거침없이 금극목 하고 있으면 의류나 미용, 의료-외과 쪽으로도 갈 수 있다. 10명 중에 7명 정도는 대략 내가 말하는 직업을 하고 있다. 직업을 맞추면 놀라워하는 사람도 많지만 사실 사주 오행, 물상, 십성, 신살을 보면 꽤 다양한 직종이 떠오르고 그것 모두가 그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인간이란 생각보다 다재다능한 것 같고, 인생에는 보기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것 같다. 또 일지를 나의 주된 특성, 무기로 쓰는데 그곳은 나의 배우자 궁성이기도 해서 나의 직업성을 배우자가 가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성향적으로 보면 거의 사주에서 드러난 게 맞다고 볼 수 있는데, 직업적으로는 다른 길로 가는 사람도 종종 있다. 운명에서 주어진 일과 전혀 반대되는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은 대체로 삶에 대한 불안 혹은 불만족을 품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운명에서 잘 보이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업상 대체라 해서 일종의 개운, 운을 열리게 한다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불길을 유발하는 글자를 직업적으로 쓰면 더 유능하게 잘 쓸 수 있다는 말이다.
오늘 상담한 사람 중에는 태양-빛이 널리 비추고 있는 사회 환경이어서 방송국을 직장 삼는 분이었는데 사주를 보니 육체적인 순발력, 눈치가 필요한 일보다는 정신적으로 깊이 있는 일을 해야 적성에 맞았다. 그런 분이 조연출을 하고 있으니 혼도 많이 나고 스스로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기획, 마케팅, 작가 일을 하라고 얘기해주었고 더 나아가 PD를 해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겠다 했다. 또 사주에 자라나는 새싹이 많으니 어린이들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더 잘 맞을 수 있겠다고 얘기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정신적인 깊이 자신만의 세계가 뚜렷한 분이라 심오한 철학 프로그램 같은 것도 좋겠다고 얘기했다.
이렇듯 단순히 YES OR NO 라는 한가지 방향으로 선택하는 상담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동양 철학에 대한 이해, 아니 단순하게 인생의 복잡함만 받아들여도 충분히 모두 다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된다. 괜히 한가지 방향성을 부여해 타인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상담은 지양해야 한다. 1과 0의 이진법으로는 사주팔자를 풀어나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