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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욕박변 Jan 02. 2022

뉴욕박변: 2021 한 해 정리+2022 계획

모든 것에 "Intention"이 있는 한 해


2021년 한 해를 돌아보면, 전 세계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사람들끼리의 접촉이 통제되었고, 재택근무와 홈스쿨링에 적응해야 했고, 많은 사람들은 일자리에서 쫓겨나거나 그만 두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하에 아시안에 대한 혐오범죄가 폭등하며, 뉴욕시에서 출근하기 위해, 지하철을 타는 것도 무서운 일이 되었다. 기후 변화로 뉴욕에는 엄청난 비가 내려, 우리 집 basement도 침수가 되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부대통령과 함께 처음 minority 출신 카밀라 해리스 부통령이 선출되며, 포괄적인 이민 개혁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또 한 해가 갔다.


개인적으로는 2021년에 시간을 가지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1. 로펌을 옮겼다. 5년 넘게 근무했던 대형 로펌에서 월스트리트에 있는 로펌으로 일터를 옮겼다. 50% 넘는 연봉 인상을 달성했지만, 그만큼 새로운 업무를 배우는 게 힘이 든 지난 6개월이었다. 옮기기 전에, 처음으로 한 달간 쉬는 시간을 가졌고, 그때 엄마가 한국에서 오셔서 한 달 동안 함께 지낸 시간은 너무나 소중했다. 내가 해주는 모든 음식을 엄마가 잘 드셔서 다행이었고, 한 편으로는 당신도 이제는 누군가의 케어를 받아야 하는데 아빠 병원 뒷바라지를 하다 꽃 같은 우리 엄마가 벌써 70이 넘었구나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2. Stop Asian Hate 무료 세미나. 미주 한인들을 대상으로 뉴욕시 인권위원회와 함께 무료 웨비나를 열었다. 극성스러운 친구의 부탁을 흔쾌히 받아준 김하나 변호사는, 내가 본 변호사 중 진심으로 섬기는 변호사이다.

3. 학자금 대출을 1억 정도 갚았다. 2년 전 침대에 누워 무기력하게 새해를 맞이하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생각하고, 재정 공부를 시작했다. IRA가 뭔지, 401(k)가 뭔지도 모르던 내가, 공부해서 남주는 재미를 알게 되었다. '돈이 돈을 벌게 하라'는 의미를 마침내 깨달았고, 노후 준비도 하면서, 코로나로 학자금 대출이자 상환이 연기된 동안에 최대한 레버리지를 통해 원금을 갚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한 달에 $1000씩 내도, 일 년에 만 불씩 붙던 이자 대신, $260,000 정도 되는 학자금을 $176,000까지 갚았다.


4. 마/치/독 1기를 무사히 마쳤다. Rachel Hollis의 책, <Girl, Wash Your Face>라는 책을 가지고 영어 원서를 함께 읽으며 표현을 익히고, 한국어로 수다를 떠는 8주의 시간을 잘 마쳤다. 각자 다른 삶의 지점에 있는 사람들이 모여, 나누고 위로받는 시간이었다.

5. Legacy Museum을 방문했다. 언젠가 꼭 가보고 싶었던 Legacy 박물관을 갈 기회가 생각보다 빨리 생겼다. 내가 살면서 언제 앨라배마주를 가보겠나 했는데, 동생이 앨라배마주에서 head chef로 일할 기회가 생겨서 함께 둘러보러 가는 길에 들를 수 있었다. 가슴이 먹먹했던 순간이다.


6. 사회학 독서 모임. 2021년에 나에게 큰 도움이 된 것은 "사회학 독서 모임"을 통해서다. 한 달에 한 번씩 줌을 통해 한국에 계신 분들과 책을 읽고 나누는 시간은, 내가 나 아닌 타인들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그 모임에서 읽은 책 중에 내가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은 조은 교수님의 <사당동 더하기 25>이다. 30년의 세월 동안, 내가 말로만 듣던, 달동네, 별동네 사람들의 삶을 기록한 연구록이자, 우리 사회의 이야기이다. 이 모임 이외에 혼자 읽은 책 중에는 홍은전 작가님의 <그냥, 사람>이라는 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7. 스노우폭스 김승호 회장님을 직접 만나다. 정말이지 이건 친구 잘 둔 덕이다. "언니, 내일 김승호 회장님, 번개 가실 거예요?"물어봐준 안젤라가 지금도 너무 고맙다. 이 분을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8. 사랑하는 나의 친구, 멀리사가 엄마가 되었다. 로스쿨에서 만난 나의 베스트 프렌드. 멀리사는 그리스 출신으로 캐나다에서 자라, 그리스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다들 로스쿨 시험 준비에 매달렸을 때, 그녀는 혼자 지진이 난 아이티에 다녀와 학교를 설득해 다른 학생들을 인솔해 아이티를 다시 가서 어떤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고 온 내가 진심을 다해 존경하는 친구다. 그녀와 함께 1년 동안 이민자 클리닉에서 일하며, 나중에 뉴욕시의 법으로 통과된 법안을 함께 썼었다.

9.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다. 이것 역시 브런치가 뭔지도 모르는 나에게, 용기를 주었던 안젤라의 도움으로 시작된 일이다 브런치를 통해, 내 머릿속에 담았던 생각들을 정리하기도 하고, 한 번도 만나지 못했지만, 언제나 궁금한 작가님들을 알게 되기도 했다.


10. HOLIX 멘토가 되다. 한국에 스타트업인 홀릭스에서 브런치를 통해 연락이 왔다. 홀릭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멘토가 될 줄 수 있겠느냐고. 영어를 배우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흥미를 가진 분야를 통해 편하게 실시간으로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할 수 있겠다 싶어 같이 하기로 했다.


2021년 연초에 세웠던 일 년에 60권 책 읽기 그 절반 정도에서 끝났고, 200번 짐에 가서 운동하기는 121번에서 끝났다. 이직을 하면서, 새로운 분야를 배우느라 깨어 있는 모든 시간을 일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고, 사실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사회학 독서 모임을 통해서, 블로그를 통해서, 인스타를 통해서, 브런치를 통해서, 유튜브를 통해서 새로운 친구들을 알게 되었고, 그중에는 나를 진심으로 응원해 주는 친구들이 있다. (본인들은 아실 거예요! ㅎㅎ). 내가 좀 더 나은 나로 살 수 있게 힘을 주는... 그래서 너무 감사한 한 해였다.


2022년에는 무리한 계획보다는, 잘 쉬는 것에 대한 중요함을 간과하지 않고, 내가 어떤 식으로 이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그 방향성을 크게 보며 나아가고 싶다.


2022년 한 해의 나의 키워드는 "intention"이다. 내가 무슨 일을 하든지, 무엇을 달성하고 싶은지 "kindness" "growth" "freedom" 아니면 "impact"이든, 먼저 내가 왜 이것을 하려 하는지를 생각하고, 무엇을 할지를 정하는 것이다.


1. Career Transition


10년 차 소송 변호사는 대부분 파트너의 길을 가기를 원한다. 아마, 이직을 하지 않았더라면 2022년에는 기대할 수 있었던 트랙이었다. 새로운 분야를 배우면서, 그동안 했던 업무보다 훨씬 돈이 많이 걸려 있고 복잡한 소송에 대해 배울 수 있는 6개월이었지만, 이 일을 즐기지는 않는다. 아직 잘 몰라서 일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 왜 내가 이 일을 하는지 그 "intention"이 명확하게 서지 않아서이다. 그래서 다른 계통의 변호사일을 알아보고 있다. 그 일은 해 오던 일과는 결이 다르지만, 내가 내 일을 잘 해내면,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게 될 것이다.


2. 재정적 자유


아마도 빨라야 2024년이 되어야 모든 학자금 대출을 다 갚을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올 4월 말이면, 다시 한 달에 $1,500씩 붙는 무서운 복리이자가 돌아온다. 그전에 최대한 원금을 갚고 Refinance 해서 빨리 학자금 대출을 최대한 갚는 것이 목표이다.


3. 나를 돌보기


하루 매일 30분씩 요가를 30일 동안 꾸준히 해 볼 생각이다. 오늘까지 7일째 빠지지 않고 해 왔다. 정신적으로도 나를 너무 괴롭히지 말자.


2022년은 "STOP SAYING NO TO MYSELF"하는 해가 되어야지. 안 될 거야라고 단정 짓지 말고, 겸손하게 성실히 하루하루를 채워 나가자. 아직 쓰이지 않은 책의 다음 챕터처럼, 내가 채워나갈 2022년을 기대하며.


#뉴욕박변 #2021년마무리 #2022계획 #2022목표 #intention #감사합니다 #브런치친구님들감사합니다 #새해복많이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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