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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욕박변 Apr 28. 2022

뉴욕박변:일주일에 100시간씩 일하다.

"과로사"는 남 얘기? 

"과로사를 남얘기로 생각하지 마." 

오랫만에 연락 온 로스쿨 선배 언니가 나를 걱정하며 말했다. 


하루 평균 20시간씩 일을 했고, 한 달 업무를 이 주에  다 해낸 시간들. 아침 5시에 일어나 일을 시작하고, 새벽 1시반쯤이 되어야 일이 끝나는 하루 하루. 자려고 누우려면 하루 동안 앉아만 있어서 허리가 펴지질 않았다. 일주일에 데포지션 3개와 두 개의 모션이 한 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오피스로 출근 한 날에는 퇴근하자마자 다시 책상 앞에 앉아 내일 당장 있을 또 다른 데포지션을 준비한 아웃라인을 파트너에게 보내는 하루하루. 모두가 나에게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고, 조롱하는 말투와 모욕적인 말들을 견뎌야 하는 하루하루. 이 모든것이 차라리 꿈이길...


샤워도 맘 먹고 해야 하고, 밥 먹는 것도 잊고 일하다 저녁에 퇴근하려고 일어나다 머리가 핑 돌았다. 동생과 댕댕이들이 이사가고 나서는 그나마 아침 저녁으로 산책하던 일도 없어졌고, 누군가를 해먹이려 했던 요리도 없어졌다. 


한 달 동안 작은 반찬통에 담긴 김치 몇 조각을 끝내지 못했다. 


나는 매일 miserable하다고 느꼈고, 잠깐만이라도 일 아닌 다른 것을 할 시간을 도무지 낼 수 가 없었다. 가족들도 나에게 전화를 자제했고, 그도 가끔 내가 살아있는지 문자를 보내는 것으로 생사를 확인했다. 나 스스로도 점점 예민해지고, 쓸데없는 이메일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너무 짜증이 나는 하루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나서, 다시 또 한 달이 시작되었고, 이번달은 좀 괜찮을거라고 생각했으나, 지난 달에 너무 바빠 미뤄 둔 일들이 목을 죄어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금요일 6시부터 나는 스스로에게 파업을 선언하고, 금요일 막바지에 이건 어떻게 되었니, 저건 어떻게 되고 있니 끊임없이 이메일을 하는 파트너의 이메일에 답장을 하지 않고 로그오프를 했다. 핸드폰도 놓아두고, 방에 들어와서 잤다. 계속 잠이 쏟아졌다. 그리고 주말내내 해야 하는 일들로 머릿속에 끊이 없이 리스트를 채우는 나와 싸워 승리하고 토요일은 일을 하지 않았고, 일요일은 미루다 미루다 빌링 아워 청구만 하고 끝냈다. 그러게 일하지 않는 동안, 가슴속은 둥둥 거리고 끊임 없는 불안함과 죄책감에 시달린다.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꿔 보기로 했다. 


주말부터 다른곳에 다시 이력서를 넣기 시작했고, 나는 어짜피 다 끝낼 수 없는 To-Do-List를 다 끝내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며 숨을 멈춘채 일하는 것을 그만 하기로 했다. 제발 이 Misery가 빨리 끝나길 매일 매일 희망한다. 


친구가 정신과 상담을 받아 보라며 의사를 소개해줬다. 그런데 해외에 계셔서 연락이 되지를 않았다. 


영국에 있는 그녀의 말처럼, 내가 치르고 있는 희생은 남을 위한 것인데, 내가 명예욕을 버리지 못해 계속 스스로를 이런 상황에 놓는것인지도 모른다. 


이러다 모든 것을 놓아버릴까 스스로가 염려된다. 컴퓨터의 코드를 다 뽑아 버리듯, 어느 한 순간에 모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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