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을 기억해 주시는 사장님.

카페 사장님께.

by KATE

커피를 한잔 마시면 도장을 찍어주고, 10개의 도장이 모이면 커피를 한잔 주는 그런 카페.

흔하디 흔한.

그래서 내가 어디 간직하는지도 몰라서 잘 써먹지도 못하는 그런 쿠폰들이 쓰레기처럼 모여가던, 그래서 굳이 쿠폰을 만들 의지가 없었던 그때.


사장님은 마침 그때 쿠폰 종이가 떨어졌다며, 작은 수첩에다가 내 이름을 적어두시고

다음에 오실 때 이름을 알려주면 여기다가 메모해 두겠다고 하셨죠.

네. 그러세요.

라고 답할 때만 해도 뭐 대단히 저기에 내 이름이 불리려고. 싶었는데,


그 수첩에 내 이름이 적히고 두 번째 되었던 때, 아아를 한잔 주문하고는 아.. 내 이름을 말해서

쿠폰에 도장을 찍을까 말까 고민했던 그때.


사장님이 제 이름을 불러주셨죠. K 씨 맞으시죠?


제 이름이 누군가에게 기억이 될 만한 특이한 이름도 아니고 제 외형 또한 그다지 특징이랄 게 없는데도 불구하고 사장님이 정확히 제 이름을 기억해 주셔서 어찌나 신기했던지요.


그런 시간이 쌓이고 쌓여, 몇 번의 같은 경험을 하고 나서.. 한동안 카페를 가지 않았어요.


고백하자면, 그 근처의 다른 맛있는 프랜차이즈 카페를 알게 돼서, 조금 더 걸어가더라도 그 프랜차이즈 카페에 가곤 했었답니다.

또한 공교롭게도 겨우 1주일에 한번 가던 그 지역에 그 1주일에 한번 조차 가지 않게 되기도 했고요.


하여튼, 정말 오랜만에 제 기억으로는 거의 5~6개월 만에 찾아간 사장님이 계시는 그 카페를 갔더니

정말 제가 오랜만에 오긴 왔는지 약간의 인테리어가 바뀌었더군요.

언제나와 같이 아아. 를 주문하고 바뀐 인테리어를 보다가 계산을 하려고 하던 그때.

카드를 전하던 저를 보고, 사장님이 K 씨 도장 10개 되었을 건데, 그걸로 계산 대신 하시면 돼요-.라고 하시는 말씀에 머리가 시원해지던 느낌이었어요.


저는 사실 카페를 들어가는 순간부터 조금 궁금했어요.

제 이름을 아직 기억해 주실지. 또 제 커피 도장은 몇 개나 있긴 할지.

너무 오래 가지 않아서, 그 수첩은 사라지지 않았을지. 그 수첩 안의 내 이름도 하릴없이 같이 사라졌을지.


제가 매우 놀란 표정으로 정말 아직 저를 기억하시냐는 물음에 싱긋 웃어주신 사장님에 대해서

저는 정말 궁금한 게 생겼어요.

제 이름 과 같은 사람을 알고 계실까. 그분은 사장님께 혹시 어떤 의미가 있는 사람이었을까. 아니면 사장님의 이름과 내 이름이 같을까.

물어보진 못했지만, 뭔가 좋은 추억으로 남겨지는 사람이길 바랐습니다.


근데 말이죠.

지금 문득 드는 생각인데, 그 커피 쿠폰은 정말 10개가 쌓인 게 맞았나요?

혹시.. 제가 정말 너무 오지 않아 오랜만에 본 제가 반가워서 혹은 다시 오지 않을 거 같아서, 그냥 7, 8개 모인 도장을 10개라고 퉁 쳐주셨나요?